동성 결혼에 대한 내 입장 (3)

6.
그리스도인들이, ‘혼인’의 궁극적 authority가 어디에서 오는가 하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세속국가에서 사는 그리스도인들에게, 혼인관계를 인정하는 것은, 국가가 그것을 인정했기 때문인가,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다시 말하면 교회가) 그것을 인정했기 때문인가.
나는 Catholic 신자는 아니지만, 혼인을 ‘성사(sacrament)’의 일부로 보는 Catholic의 입장에 주목해본다.
만일, 정말 동성결혼을 교회에서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면,
교회가 스스로, 그리스도인들에게 혼인관계를 authorize하는 유일한 기관임을 천명하고,
세상에서 인정한 혼인관계와는 또 다른 차원에서 교회에서 인정하는 혼인관계가 있음을 이야기해볼수도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교회 밖에서 혼인관계에 대한 내용을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고 믿는다면,
교회 안에서는 오히려 세상과 다른 가르침이 무엇인가를 명확하게 드러낼 수 있는 기회이다.

허나… (약간 핵심에서 벗어난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심에서 벗어난 이야기는 아니다. ㅎㅎ)
교회에서 결혼관계 세미나라고 해서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결국은 행복하게 사는 것에 관한 이야기이다. 세상이 하는 것과 그리 다르지 않다. 행복한 가정생활이라는 것을 성경의 text로 정당화하고 있을 뿐.
복음주의 교회가 결혼에 대해 해줄 수 있는 이야기가 ‘행복한 가정생활’, ‘성공하는 자녀로 키우는 자녀교육’ 밖에 없으니….
세상에 대하여 할 말이 없는 것이다.

혼인 관계 속에서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
그 하나님께서 맺어주시는 가정이 어떤 nature를 갖는 것인가 하는 것,
부부 갈등의 해결을 너무 shallow하게 추구하기에 앞서, 그 갈등 중의 부부에게 하나님께서 기대하시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
뭐 이런 이야기들은 정말 교회에서 듣기 어렵다.

문제는,
shallow한 happiness를 추구하는 교회 문화 속에서,
지금 교회에서 하고 있는 혼인관계에 대한 이야기들이,
세속사회에서 하고 있는 ‘행복한 결혼생활’과 별로 다르지 않기 때문에,
진정한 결혼에 대하여 제대로된 논의를 펼쳐낼 수 있는 신학적, 목회적, 실천적 근거가 대단히 빈약하다는데 있다.

7.
만일, 동성결혼이 정말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을 행해 핏대를 올리고 소리를 지르기 이전에,
세상이 그렇게 흐르도록 만든 교회의 문제를 솔직하게 바라보며 회개해야 한다.
나는, 그것이, 하나님께서 그 백성을 다루어내시는 방법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세상 속에서, 하나님 나라의 윤리를 선포해나가는 것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가 하는 근본적인 생각이 부재한 상황.
교회론에 대한 이야기, 선교론에 대한 이야기, 이것들이 그냥 다 엉망진창이니…
십자가 깃발 들고 거리에 나가서, 얼굴 빨개져라 목청 높이는게 그리스도인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다.

참 부끄럽다.

(내일 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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