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엄마’라는 호칭을 쓰지 않고, ‘어머니’라는 호칭을 쓰기 시작한 것은,
대충 12살 정도였던 것 같다.
국민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이제는 이만큼 컸으니,
나도 어른스럽게 부모님을 부르는 호칭을 바꾸어야 겠다고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몇년 후, 나와 6살 차이가 나는 내 막내 동생에게 나는 “너도 이제 많이 컸으니, 아버지 어머니라고 불러라” 라고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그때 내 동생은 막 국민학교를 들어갔을 때였는데… -.-; 불쌍한 내 동생 같으니라고…)
그로부터 나는 우리 어머니를 엄마라고 부른적이 없었다.
이제는 내가 엄마라는 호칭을 쓴다면, 그게 오히려 어색하고 이상할것 같다.
내가 우리 어머니에게 마지막으로 ‘어리광’을 피웠던 적이 언제였던가 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대학입학시험을 보기 전날이었다.
나는 기숙사에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 긴장을 해서 그날 밤 잠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새벽 2시엔가에 혼자서 기숙사에서 나와, 공중전화로 가서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는 잠이 오지않는다고 징징거렸다.
결국 나는 입학시험 전날 3시간 남짓밖에 자지못하고 시험을 봤다.
그리고, 나는 내가 힘든일이 있어도 부모님에게 이야기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부모님을 신뢰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걱정을 끼쳐드리지 않고 싶어서였다.
(어머니는 내가 어려웠던 시절에 어머니에게 그 사정을 말씀드리지 않는 것에 대해 지금도 가끔 뭐라고 하신다. ^^)
요즘,
job searching을 하고 있는 내게,
어머니는 전화로 늘 밝게 대하여 주신다.
나야 뭐 오히려 여기서 job searching을 실제로 하고 있으니,
뭔가 실제적으로 무슨 일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어머니는 그것을 알고 계시지 못하니, 오히려 더 걱정이 되실만도 한데 말이다.
(어머니 걱정 마세요. 하나님께서 이걸 어떻게 풀어 인도하시는지, 편안히 앉아서 관람하세요. ㅎㅎ)
오늘은 어머니의 생신이다.
엄마가 참 많이 보고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