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종교적 기독교 (7)

성경에 나와있는 어떤 이야기를,
‘해석’작업을 거치지 않은 채, prescription 혹은 명령으로 이해하고 그것을 ‘성경적 원칙’으로 만들어버리는 일은 참 단순하고 쉽다.

그것은 현실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어떤 의미를 갖는가 하는 고민을 할 필요가 없게 만들어 버린다.
그저 단순한 ‘명령들’을 잘 지키면 된다고 생각하고 하나님의 풍성한 뜻을 작은 box 안에 가두어버리면 된다.

어떤 의미에서 하나님과의 ‘관계’를 ‘규칙’으로 환원시켜버리는 것이다.

사실 이것은 전형적인 종교의 특징이다.
종교는 하나님을 자신이 만들어놓은 어떤 frame 혹은 box 안에 가두어버리려는 시도이다.
하나님과의 관계따위는 귀찮은 것이다.

그냥 원칙만 지키면 되니까…
그냥 고민하지 않고 지키면 내게 면죄부를 주니까…

바로 그런 차원에서 나는 지금 내가 이 시리즈에서 쓰고 있는 이러한 접근을 ‘비종교적’ 기독교라고 이름하고 있는 것이다.

3 thoughts on “비종교적 기독교 (7)”

  1. 전에도 언제 얘기했듯이 참 멀리 떨어져 있어서 의사소통이 거의 없음에도 생각의 흐름이 같다는 사실에 놀라울 뿐이다.

    최근 몇 년 난 한국교회의 많은 문제들은 목회자들이 종교에 열심인 한국 사람들의 종교성을 최대한 이용하고 활용하여 교회를 운영하거나 키우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 속에 이원론, 세속화, 기복주의, 성공주의 등이 다 녹아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접한 교회를 다니는 많은 사람들은 본능적 혹은 경험적으로 자신이 원래부터 가지고 있는 신의 개념과 성경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하나님을 얼마나 다르게 구분하는지 의심스러울 때가 참 많았다. 교회에서도 의도적이든 의도하지 않던 굳이 이렇게 중요하고 본질적인 그 부분을 잘 가르쳐 주거나 구분해 주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본질을 붙들고 비본질을 버려야 되는데 비본질을 본질로 오해하거나 잘 못 알게 되면 결국은 본질이 약화되거나 왜곡되거나 아예 가려져서 드러나지 않는 상태가 오게 된 지금의 현실이 한국교회의 지금 현상태가 아닌가 생각이 두렵게 다가온다.

    그리고 본질에 대해서는 사랑으로 수렴화 되고 있는것 같고, 결국 그건 fellowship relationship등이 수반되는 것이지 않나 하는 생각을 점점하게 된다.

    1. 하하~
      만일 형이랑 제 생각이 정말 맞는 것이라면,
      그리고 이렇게 계속 떨어져 있어도 같은 생각을 갖는 다면,
      형이랑 저는 영영 떨어져 살게 될 것 같아요.
      하나님께서 이렇게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을 멀리 떼어놓고선 각각의 자리에서 뭔가를 해보라고 하시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
      형으로부터 기도를 배우면서 지냈던 그런 시절이 다시 오게되진 않는 걸까요. ㅎㅎ
      comment 감사합니다, 형.

      1. 근데 생각이 비슷하게 바뀌는 것이 혹시 나이와 관련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물론 사회와 교회 환경 등도 영향을 미치지만 나이가 결정적이라면… 너무 슬퍼지는 건가? ㅎㅎㅎ
        떨어져 있어도 이제는 이렇게 네 블로그를 통해서 너의 생각을 알게되니 참 좋구나.
        기도 생활, 이제는 참 부끄러울 뿐이고 다시 한번 기도의 불꽃이 불살라지기를 소망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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