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적 성경공부, 통합적 성경공부

돌아오는 주일부터,
교회에서 6주짜리 ‘성경공부’ 반을 하나 하게 되었다.

말하자면 복음서를 공부하는 방법을 함께 배워보자는 것인데,
현재 생각으로는 내가 약간 강의를 하고, 함께 본문을 보면서 관찰-해석-적용을 하는 workshop을 하고, 마지막으로 그렇게 공부한 본문을 가지고 내가 설교를 한번 하는 방식으로 해볼까 생각중이다.

나는,
분석적/귀납법적 성경연구가 주는 유익이 대단히 크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깊이있게 성경을 연구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훈련을 잘 받는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는, 귀납법적 성경연구가 누구에게나 다 work하는 방법은 아닌 것 같다.
많은 사람은 그걸 아무리 강조하고 훈련을 시켜도 그게 ‘자기 것’으로 자리잡기 전에 포기해버리게 되는 것 같다.

그런 이유가 여러가지가 있지만,
대부분의 한국인이 글을 읽는 방식이 ‘분석적’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한가지 이유가 아닐까 싶다.
사실 글을 읽는 방식 뿐 아니라 사고방식 자체가 분석적이지 않다.
분석적인 사고를 제대로 하려면, 분석적인 사고를 하는 training을 받아야 하는데,
사실 주변에서 보는 ‘공학박사’들도 놀랍게 그렇게 분석적인 사고를 하는 훈련이 잘 되어있지 않는 것을 많이 보곤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성향상 분석적 사고가 그냥 많이 어려운 듯 하다.

대신 그런 사람들은 통합적 사고를 잘 하는 강점이 있는데, 분석적이지 못한 통합적 사고는 자칫 엉뚱한 성경해석과 적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사실 내가 들을 수 있는 한국 설교의 80% 이상은 이런 잘못을 범한다.)

그런 이들에게,
통합적인 사고 자체를 아예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잘못된 성경해석/적용을 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다른 방법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사실 지난 몇년간 여러가지 생각과 고민을 해왔었다.

성경 연구 방법을 training할때,
마치 전자공학 입문 과목을 가르치는 것 같이, 그 이론적 structure를 잘 equip해주고 그것을 적용하라도 이야기하는 것 보다는,
마치 수영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 같이, 함께 넓은 풀장에 가서, 약간의 instruction을 주고, 함께 물 속에 들어가서 수영하는 방법을 ‘몸으로’ 익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더 유용할수는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물론, 성경을 가르치는 사람에게는 여전히, 분석적으로 성경을 보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뛰어난 수영 강사가 되려면 몸의 근육등에 대한 구체적 지식이 필요한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렇지만 모든이가 그런 훈련을 받을 필요는 없고, 어떤 이들은 그냥 물에 떠서 즐기는 것으로 충분할수도 있지는 않을까 싶다.

물론 6주 동안, 주일에 한시간씩 하는 것으로 성경을 보는 눈이 제대로 길러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최소한 분석적 성경읽기 방법이 가져다주는 ‘중압갑’에 눌리지 않으면서도 엉뚱한 성경해석에 빠지지 않도록 도와줄수는 있지 않을까 싶긴 하다.

뭐 적어도 내 바람은 그렇다. ^^

3 thoughts on “분석적 성경공부, 통합적 성경공부”

  1. 이거 교회 파드캐스에 올라오는 건가요? 꼭 녹음해 주십시오.

    (지금은 제 코가 석자라서 엄두를 못내고 있지만, 효과적 성경공부 방법에 대해서 꼭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서요. – ‘효과적’ ‘성경공부’등의 기본적 정의부터 시작해서 학습자 및 학습환경분석, 학습(?)목표, 교수전략, 평가등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면 이것저것 해 볼만 한 것들이 있을것 같아서요.^^).
    졸개님의 강의 꼭, 꼭 듣고 싶습니다.
    필드에서 잔뼈가 굵고 엄청난 내공을 쌓으신 분들의 말씀은 진짜 보석입니다.
    가능하면 녹음과 함께 교재도 함께 올려 주십시오!!!!

    1. 아땅님,
      완전 오랜만입니다. ^^
      녹음을 할지는 잘 모르겠는데요, 하더라도 별로 유용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slide file도 쓰지 않고, white board랑 종이에 함께 써가면서 interactive하게 하려고 하거든요.

      저도 사실 어떻게 해야할지 약간 고민되는 부분이 있는데,
      첫시간 지내고 나서 참석하는 사람들의 반응을 봐가며 조절을 더 할 생각입니다.

      아마도 2014년 인디 jj때 했던 것의 연장선상에서 하게되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 ^^
      저야 뭐 교육방법 이런 쪽에 완전 문외한이기도 하고, 그렇다고 성경 전문가도 아니니…
      그냥 동네에서 이렇게 하면서 함께 하는 분들과 더불어 배워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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