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해 가는 과정 속에서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떤 땐, 아니 이렇게까지 깊은 깨달음이 어떻게 나 같은 사람의 머리 속에 맺혀질 수 있는거지? 하고 놀랄 때가 있다.
도무지 혼자서 공부하고 노력해서 얻어지는 것이 분명한 깨달음이 나를 사로 잡을 때면,
등골이 오싹해지기도 하고,
너무 벅차서 혼자 숨을 헐떡거리기도 하고,
눈물을 쏟아내기도 한다.
복음에 처음 눈을 뜨게 된 이후,
그런 성숙과 성장의 과정을 거듭해 가면서,
그런 과정 자체가 하도 기가막히게 감격스러워 어떻게든 그런 성숙을 더 경험하고 싶어 정말 정신없이 몸부림쳤었다.
말씀을 깊이 보는 것 같아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에게서 말씀을 배우고 싶었고,
기도가 깊은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에게서 기도를 배우고 싶었다.
찬양의 감격에 젖은 사람을 보면서는 그 사람과 같이 찬양하고 싶었고,
훌륭한 인격을 갖춘 사람을 보면서는 내게도 그런 열매가 맺히길 목말라 했다.
주변에 그런 선배가 없으면,
그런 모임이나 사람들을 찾아다니기도 했고,
카세트 테잎 등으로 설교를 정신없이 듣기도 했다.
책을 닥치는 대로 읽어가며 어떤 사람의 사상과 신앙을 배우려 노력하기도 했고,
뭔가 조금 배울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든 그 사람으로부터 배워보려고 매달렸다.
그런데,
나는 요즘 그런 후배들을 별로 만나지 못한다.
어쩌다 신앙의 문제를 가지고 뭔가를 추구하는 것 같아 보이는 것 같다가도,
결국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신앙을 이용하기만 하는 사람을 너무 많이 만난다.
정말 주님과 동행하면서,
그분의 성품을 닮아가고,
그분의 진리에 눈이 떠가는 기쁨…
그 자체에 함몰되어서 다른 것이 아니라 주님을 추구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너무 어렵다.
나 같이 고집불통이고 욕심많고, 이기적이고, 겁 많고, 깨닫는데 둔한 사람에게도 하나님께서 이렇게 하셨다면,
복음이 어떤 사람을 사로잡아서 그렇게 성장하고 성숙하고 싶어하는 열망을 갖는 것이 왜 훨씬 더 편만하지 않다는 말인가!
주님을 더 알고 싶어서 몸부림치는 사람 한 사람 만나는 것이 왜 이렇게도 어렵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