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을 하면서 낭비하기?

일요일 저녁, 호텔방에 들어오니 밤 10시 가까이 되었다.
잔뜩 피곤하긴 한데, 저녁도 못 먹었고… 그 시간에 뭔가 먹을만한데를 찾아 나서기도 그렇고…
그냥 호텔방에서 in-room dining을 시켜먹었다.

뭐 대단한건 아니었고, 그냥 햄버거랑 콜라였는데 당연히 호텔 방에서 시켜먹는 그런 종류는 터무니 없이 비쌌다.
tip포함해서 계산을 하니 30불이 넘었다.
세상에… 30불짜리 햄버거라니…

그 밤에 호텔방에서 혼자서 그 햄버거를 먹으며 쌓여있는 이메일들을 처리하고 있다가 문득….
아니, 내가 이거 ‘내돈’ 아니라고 너무 막 쓰는거 아니야? 뭐 그런 생각이 잠깐 들었다.

사실 내가 내 돈내고 여행을 할때라면,
호텔 방에서 30불짜리 햄버거를 시켜먹는 일이란 절.대.로. 없을 것이다.

그리고 생각을 해보니,
business trip을 하면서는 어디가 좀 더 싼가 뭐 그런거 따지지 않고 어디든 후딱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라면,
평소라면 가지 않을 비싼 식사도 내가 많이 한다는 것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다.

왜 그럴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가 출장을 가면, 좀 ‘억울하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개고생’하는 것에 대한 compensation으로 먹을거라도 잘 먹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출장을 좀 길게 갔다오면 꼭 체중이 불고. -.-;

정말 출장을 다니면서는,
밤에 혼자서 그냥 묵는 호텔에서 파는 호텔 부페를 먹을 때가 많고,
아침도 그 호텔에서 먹을 때가 많은데…
이게 저녁은 보통 50~60불 수준이고, 아침은 20~30불 수준이다.
당연히 내 돈내고 먹으라면 당연히 그렇게 안할테지.

이거 아낀다고 누가 상주는 것도 아니고,
사실 아무도 눈치도 못채겠지만…
혹시 시간이나 체력의 여유가 조금 있다면 그 spending 줄이는 노력도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2 thoughts on “출장을 하면서 낭비하기?”

  1. 아시겠지만, 회사에서는 아마 졸개님이 spending 줄이려는 노력을 완전 싫어할 겁니다.ㅋㅋ
    30분 걸어 나가고 걸어 들어와서 밥값 30불 아끼는 것보다,
    호텔에서 밥드시고 30분 더 일해주는게 회사입장에서는 훨씬더 남는 장사이니까요…^^

    30분 더 일을 안하시더라도, 졸개님이 출장 중 시간나시면, 경비절약보다는 (쉬시고 운동하셔서) 컨디션 잘 조절하시는게 그 다음 업무성과에도 직접 영향이 있으니까요… 회사 입장에서는 쉬시는 것도 좋겠죠.

    그리고 또 회사도 직원을 출장보내면 여러모로 고생하는줄 아니까 거기에 합당한 보상을 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사실 저도 이문제로 고민을 하는데요.

    (제입장에서 볼때) 가격이 비싼 음식을 먹고나면 마음이 불편합니다. 훌륭한 요리사의 정성어린 음식을 보면, 잘 준비된 음식은 충분히 그런 가치가 있다고 생각이 들면서도, 그래도 한편으로 비쌈에 대한 불편함이 있습니다. 촌놈이라 그런지, 서민이라 그런지 모르지만, 평소에는 잘 생각지도 않던 어려운 이웃들이 생각나면서 그냥 마음이 미안해 집니다… -.-;

    그래서 저의 결론은 출장은 안가면 안갈수록 좋다 입니다..(졸개님 염장질입니다.)ㅋㅋㅋㅋ^^

    1. 아땅님,
      제가… 30분 더 아끼는게 중요할만큼 그렇게 중요한 사람일까 뭐 그런 생각이 사실 많이 듭니다. ㅎㅎ

      그리고,
      이게… 그래도 ‘어려운 시절’을 간접적이나마 경험했던 사람이어서 그런진 물라도,
      아니 30분 덜 자면 30불 아끼는데…
      뭐 이런 식의 생각이 사실 제겐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

      어쨌든, 집으로 돌아와서 좋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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