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 (15)

학벌위주의 사회를 비판하지만, 나는 학벌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가령 서울대를 없애는 것으로 해결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서울대가 없어지만 연-고대가 그 자리를 순식간에 차지해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에서 일류대 출신들을 선호해서 뽑는 것 역시 일방적으로 비난하기 어렵다.
현실적으로 일류대 출신들중에서 더 똑똑하고 일 잘하는 사람들이 있을 확률이 대단히 더 높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실력보다 학벌로 사람을 차별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여기 미국에서도, 지금 내가 있는 직장에서 사람을 뽑을 때에도,
당연히 일류대에서 박사를 받으면 당장 더 resume가 주목을 받는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좋은 학벌과 실력을 가진 사람들이 와서 잘 적응하고 실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미국같이 해고가 쉬운 사회에서도, 사람 한 사람 잘 못 뽑으면 그 사람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productivity가 확~ 낮아지게 되고, 그 사람을 해고하기까지 꽤 힘든 과정을 겪어야 한다.
하물며 한국같이 해고가 어려운 사회에서는 당연히 사람을 뽑는데 risk가 낮은 선택을 하고 싶어할 것이다.

나는 학벌위주의 세상이 변하려면,
– 다양성의 가치가 존중되어야 하고, (그것이 productivity나 심지어는 생존에 더 유리하다는 것을 이해해야하고)
– 빈익빈부익부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두가지는 서로 연관되어 있다고 본다.)

우선 다양성의 문제는 앞의 글에서 대충 언급을 했으니 빈익빈 부익부의 문제에 좀 더 무게를 두어서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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