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의 두가지 유형

학교 다닐때,
교수님들중 ‘천재’로 소문난 분들이 좀 계셨다.

그렇게 천재로 소문한 교수님들은 대개 두가지 부류 가운데 하나였다.

첫번째 부류는, 자신의 수준에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속 터져하는 교수님들이었다.
이런 교수님들에게 걸리면 죽음이다.
완전 주눅들고, 들들 볶임을 당하고, 자존감 땅에 떨어지고, 일은 죽어라고 하고…

두번째 부류는, 자신의 수준에 따라오지 못할 것을 당연하게 여기기 때문에 매사에 무지하게 너그러운 교수님들이었다.
이런 교수님들에게 걸리면, 대박이다.
뛰어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그 천재로부터 배우는 기쁨을 누리게 되고, 좀 덜 뛰어난 학생들도 그 너그러움 속에서 여유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학교에 다닐땐 정말 두번째 부류의 교수님이 정말 더 좋다고 생각했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러나… 아주 뛰어난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주 떨어지는 사람도 아니라면…
첫번째 부류의 교수님으로부터 더 뭔가를 배울 수 있게 될 가능성도 높고, 그래서 더 좋은 성과를 낼 수도 있는게 아닐까 싶다.

나는 천재도 아니고 교수도 아니지만,
가끔 내가 누군가에게 무엇을 가르치거나 누군가를 이끌고 지도하고 키워야할 때 이 생각을 많이 한다. 직장에서건, 기타 다른 세팅에서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 혹은 내가 뭘해도 안되겠다 생각되는 사람들에게는… 그냥 마냥 너그럽게 대하려고 노력한다.
반면 내 존재가 어떻게든 도움이 되겠다 싶은 사람들에게는 뭔가 더 적극적으로 해보려고 노력한다.

물론 내가 이런 과정에서 판단을 잘 못해서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
난 천재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거다… 그렇게 위안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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