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을 만나는 일

1.
나를 대충대충 아는 사람들은 내가 매우 활동적이고 외향적(extrovert)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실 나는 대단히 내향적(introvert)이다.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내게는 대단히 많은 에너지를 쓰는 일이다.

2.
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일을 회사에서 하고 있다.
세계의 여러 회사들의 많은 사람들과 많이 만나고, conference call을 한다.
그래서 회사 다니면서 일하는게 더 힘들고 지친다고 느낄때가 많은 것 같기도 하다.
내가 현재 연락을 하면서 여러가지 project를 진행하고 있는 회사가 대충 20개쯤 되고, 그 회사들을 미국, 영국, 한국, 일본, 독일, 스위스에 있다.
그리고 새로운 회사들과 자꾸만 만나는 일들을 계속 해야한다.
그 일들은 내가 따로 record를 찾아보지 않더라도 그 일의 진행상황들을 머리 속에 늘 그리고 있어야 하고, 그 사람들과는 수시로 연락하여 만나야 한다.
계속해서 진행상황을 점검해가며 접촉하여 일하는 사람들의 수가 전 세계에 대략 30~40명 수준은 되는 것 같다. 일이 막 몰릴땐 그 수가 100명 이상 늘어나기도 한다. 물론 우리 회사 내부의 사람들 20명 정도는 매주 이야기를 해야하고.

3.
여러 경로로 job inquiry를 묻는 사람들도 늘 많다.
내가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들도 있고, 간접적으로 소개를 받는 경우도 있고, 아예 모르는 사람이 linkedin등을 통해서 연락을 해와서 Verily에 job 있느냐는 식으로 묻는 이메일등을 많이 받는다.
많을때는 한주에 10개 정도는 그런 inquiry를 받는다.
사실 안그래도 바쁜데 그 이메일들에 다 답을 해주고, 만나자고 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하는 일들이 쉽지는 않다. 그래도 가능하면 최대한 열심히 하려고 노력한다.
특히 정말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만나면 내가 많이 마음이 쓰여서 여러가지로 신경을 써주게 된다. 오지랖 넓게…

4.
어떻게든 알던 전 직장의 사람들이나, 예전에 함께 일하던 사람들 중에서 일종의 ‘friendship’을 만든 경우도 있다. 그러면 그 사람들이 가끔 점심이나 한번 먹자고 연락을 해온다.
사람 만나는 것이 내겐 에너지를 많이 쓰는 일이어서, 그런 사람들 만나는 것도 때로는 너무 많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적어도 한달에 한두번은 그런 연락들이 꼭 오곤 한다.

5.
예전에 교회에서 함께 지냈던 사람들이라던가, 성경공부를 함께 했던 사람들, 특히 내가 마음을 써서 ‘키웠던’ 사람들이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어떤 경우엔 오랜만에 만나서 반갑게 깊은 대화를 하기도 하고, 어떤땐 많이 변해있는 모습에 실망을 하기도 한다.
몇년만에 연락을 해 와서는, 어떻게 해도 좋으니 한시간만이라도 차한번 마시자고 애기해오면… 그런 만남을 거절하기는 참 쉽지 않다.

6.
그리고는, 내가 어떻게든 꼭 만나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내가 만나서 이야기하면서 그 사람들이 당장 처해있는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든 도움을 주고싶은 경우이다.
함께 성경공부를 하기도하고, 말씀 묵상한 것을 나누기도 하고, 그냥 잡담을 하기도 하고, 그냥 힘들어하는 얘기를 한참 듣기만 할때도 있다.

7.
그 외에도 여러가지 경로로 연락을 해서 도움을 청하기도 하고, 만나자고 요청을 하기도 하고,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긴 debate을 걸어오는 경우도 있다. ^^
이 블로그를 통해서 그렇게 만나는 분들도 꽤 있다.
이 역시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 해서 그 분들과의 대화를 잘 해보고자 노력하곤 한다.

8.
사람 만나는 일이 힘이 많이 드는 사람으로서,
내 lifestyle이 내게 호의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때가 때때로 있다.
막상 내 얘기를 좀 할 수 있는 사람은 정말 없고, 나로부터 무엇인가를 얻으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것도 물론 참 감사하다. 내가 꼭 해야할 일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

9.
나 같은 사람은,
정말 마음 잘 맞는 사람 소수와,
깊이 있는 대화를 한주에 한번 정도 나누면서… 나머지 시간엔 생각도 하고, 책도 읽고, 연구도 하고, 공부도 하고… 그러는게 좋은 스타일인 것 같다.
그렇지만 뭐 어떻게 세상을 내가 살고 싶은 대로만 살겠는가.
게다가 나는 내가 얻게된 여러가지 특권들을 어떤 형태로든 사람들에게 나누어야한다는 일종의 부채의식 같은 것에 늘 눌려있기도 하다. ^^

10.
Long weekend를 지내고 새로운 한주를 또 시작한다.
또 다시 무지하게 사람들을 만나는 한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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