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좀 이상하긴 한데…
나 역시도 신앙인으로서, ‘믿음’이라는 것을 곰곰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자주 내가 믿음의 대상을 믿는 것이 아니라 믿음 자체를 믿고 있는 것 같다고 느낀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나는 성경의 하나님을 믿는다. 그분이 계시다는 것과, 성경이 그분이 어떤 분이심을 드러내고 있다고 믿는다.
내가 믿는 성경에 기술에 따르면, 하나님은 사랑이 많으시고, 오래 참으시고, 공평과 정의를 원하시는 분이시다.
그런데,
그 하나님께서 정말 그런 하나님이시라는 믿음에 큰 영향을 끼칠만한 일이 생겼다고 하자.
가령 세월호 사건과 같은 대형 참사나,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난다거나, 개인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거나 하는…
그러면 그런 일에 대해서 하는 반응은 대개는 이렇다.
“믿자. 그 하나님을 믿자. 믿음 없음을 도와주시옵소서. 그 믿음으로 나아가자. 믿음으로 붙들자.”
음…
그래. 사실 그렇다. 그럴때 믿음은 정말 중요하다.
그런데, 위에서 하고 있는 모습은, 그 믿음의 대상이 어떠하더라도 별로 상관이 없다.
그냥 그 믿음의 대상이 돈이나 권력이나 아니면 그 외에 다른 신이라 하더라도… ‘그저 믿자’고 다짐하고 결심하는 기독교인들과 다르지 않다.
문제는 그 믿음의 대상이 어떤 분인가 하는 것을 아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그런 믿음의 위기가 왔을때, 내가 믿고 있는 믿음을 믿지 말고, 그 믿음의 대상을 믿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어떤 이들은,
시련과 어려움을 지나면서 믿음에 심한 손상을 입는다.
그러나 다른 이들은,
시련과 어려움을 지나면서 믿음에 큰 진보를 이룬다.
많은 경우,
시련과 어려움을 통해 믿음에 손상을 입는 사람들은 믿음을 믿으려 하는 부류이고,
시련과 어려움을 통해 믿음에 진보를 얻는 사람들은 믿음의 대상에 집중하는 부류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