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이메일들

내가 일을 하는 방식 가운데 하나는,
중요하게 follow-up 해야하는 일들의 경우에 그 관련 email thread 전체를 모두 unread 상태로 해 놓는 것이다. 또 어떤 것들은 to-do list를 만들어서 그게 적당한 시간에 내게 다시 remind 가 되도록 해 놓기도 한다. (나는 google keep을 그런 용도로 많이 사용한다.)

그리고 그 일이 처리되고 나서야 email을 read 상태로 바꾸어 놓는다.
그리고 아주 특별한 일이 아니면 주말이 지나기 전에는 처리안된 일들을 거의 다 금요일 저녁까지 끝내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물론 모든 일들이 그렇게 주말을 맞이하면서 깔끔하게 정리되고 처리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unread email들이 내 email inbox에 밀려있게 된다.

나는 그렇게 밀린 일들, 밀린 to-do list에 대하여 거의 병적인 집착이 있다.
그래서 그걸 처리하지 않고 주말을 맞으면 정말 무지 찜찜하다.

주말이 되기 전에는 하다못해 그 밀린 일의 email thread에 내가 마지막으로 뭔가 이야기를 함으로써 공을 저쪽 court로 넘겨야 주말을 맞이하면서 마음이 편하다. (생각해보면 완전 이기적이다. 그렇게 하면 그 이메일을 받는 사람들은 자기 court에 공이 넘어온게 되는 건데 ㅎㅎ)

to-do list에 대한 거의 병적인 관리, email communication 관리에 대한 엄청난 집착은 사실 나를 매우 effective 한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왜냐하면 해야하는 일을 미루거나 delay시키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 일이 아주 여러 사람이 함께 하는 일인 경우에도, 나 때문에 delay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런데 두어달 전부터,
의도적으로 주말이 가기 전에 email thread와 to-do list에 끝내지 않은 일들을 남겨두기 시작했다.

예전 같으면 토요일 오전에 달라붙어서라도 그 주에 꼭 처리해버려야 직성이 풀리는 일들도…
주말 내내 그냥 내 to-do list에 묵혀두기도 한다.

as of now, 내 이메일과 to-do list에는 일반적으로라면 주말이 가기 전에 끝내야 하는 item이 10개 남아있다. 그리고 오늘을 지내고 나면 아마도 그 list가 더 늘어날수도 있다.

예전같으면 찜찜해서 그걸 끝내지 어떻게든 처리하지 않고든 견딜 수 없었는데…
(그리고 지금도 그게 사실 주말 동안에도 찜찜하기도 한데… ^^)
그걸 그냥 덮어두고 주말에 쉬는 일을 요즘은 더 많이 하고 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이게 게으름인지, 아니면 내 자신에게 조금 더 breathing room을 주는 relax인지 좀 확실하지 않긴하다. 당분간은 그래도 이렇게 강제로 to-do list에 item 남기기를 더 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