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eKOSTA에 아마도 김연종 교수님의 글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예수 이름으로 생긴 병'(?) 이라는 제목의 글이 있었다.
그 글에서 예수님을 만나고 나서 학생으로서 공부하는 것이나 직장인으로서 일하는 것에 의욕을 잃어버리게 되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것을 그분은 예수 이름으로 생긴 병이라고 불렀던 것같다. (그 원래 글은 내가 더 이상 찾을수 없게 되어버린 듯 하다)
나는 20대 초반~후반에 그 병을 아주 심하게 앓았다.
나는 나름 어릴때부터 꽤 삶에 자신이 있었다. 내가 열심히 해서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는 꿈도 있었다.
그런데 막상 대학에 가서 공부를 하다보니 그냥 공부가 생각보다 별로인거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공부 자체는 재미있었다. 나는 진심으로 중간고사/기말고사가 즐거웠다. 뭔가 내게 도전을 해오는 적을 해치우는 게임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공부를 해서 과연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에는 회의가 생기기 시작했다.
나는 어떻게든 ‘연구’라는 것을 계속 하고 싶었는데, 대학때 보니 소위 연구라는 걸 하는게 너무 다 그냥 소소해 보였다. 모두가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었고, 어떤 연구는 정말 너무 별것 아닌 것을 별것인 것으로 포장해서 세상에 내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나는 과연 이 공부를 열심히 해서 뭔가 다른 방식으로 살 수 있을까. 나는 별것 아닌 것을 별것인냥 포장하는 연구자가 되지 않을 자신이 있나…
뭐 그런 등등의 생각을 하면서 공부를 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회의를 갖게 되었다.
나는 그저 공부하는 내내 (심지어는 박사를 마칠때 까지)
그 공부를 통해 무엇을 이루겠다는 것보다,
그저 게임의 스테이지를 깨는 것 같은 기분으로 공부를 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공부를 꽤 잘하긴 했지만,
그리고 공부를 꽤 잘했으니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지는 않았지만,
그 의미를 가지고 살지는 못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