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그러짐과 헌신

살고 있는 conext가 어그러져 있으면 있을 수록,
그것에 맞서는 헌신이 강력해야 한다고 믿는다.

살고 있는 context가 어렵다고,
그래서 살고 있는 것이 힘드니까,
헌신을 타협하면 결국은 가장 소중하게 지켜야하는 것을 잃게 된다.

나는 신자유주의의 폭력에 거의 무자비하게 쓰러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본다. (나를 포함해서)
요즘의 삶은 10년전, 20년전만큼 녹록하지 않다는 것도 정말 인정한다.
특히 지금 청년들이 처한 상황이 정말 어렵다는 것도 인정한다.
또 내가 살고 있는 실리콘 밸리에서의 삶이 터프하기 때문에 아주 그저 아주 최소한의 ‘신앙생활’을 하는 것 조차도 벅차다는 것도 인정한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어그러짐이 심해서 고통이 심하다고 해서….
거기서 헌신을 타협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결국 지켜야하는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게 된다.

역사적으로도,
진리의 불빛이 어두워지는 시대를 지날때마다…
그 고통의 터널 속에서 생명의 젖줄기를 지켜내게 하였던 것은,
그 어둠에 정면으로 맞서는 더 강력한 헌신이었다.

그 강력한 헌신은 독이 올라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매우 radical한 비폭력성,
자신의 손해를 기꺼이 감수하는 희생,
비합리적 사랑같은 것을 동반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강력한 헌신의 key는,
외부의 적에대해 적개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혹은 우리 안의 죄에 대해 더 까다로운 기준으로 다루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헌신의 모습은 여러가지가 될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일을 하는 것이 될수도 있고,
어떤 꿈을 포기하는 것이 될수도 있고,
경제적 희생이 될수도 있다.

만일 자신이 처한 상황이 유난히 힘들다고 느껴진다면,
그 속에서 움츠리지 말고, 더 강력한 헌신으로 그 상황을 돌파해 나가면서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지키는 일들이 있어야한다.

하다못해 남들보다 잠을 덜 자거나,
옷을 덜 잘 입거나,
친구를 덜 사귀거나…
그냥 다른 상황이라면 당연히 내가 누릴 수 있는 어떤 선호나 기호를 포기하는 것이거나…

그렇지만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기독교에서 헌신의 핵심은 무엇을 하거나, 무엇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대상이 누구냐 하는 것이다.

말로만 헌신하는 사람이 아니라,
헌신하면 좋지만 그렇게 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만 몇년째 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
비판을 헌신이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아니라,
어그러진 열정과 헌신을 혼동하는 사람이 아니라,
헌신을 폭력이라고 오해하는 사람이 아니라,
이만하면 됐지 라고 너무 쉽게 바운더리를 그어버리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연민에 빠져 있는 사람이 아니라,

좀 흔들리지 않는 꾸준한 헌신으로 사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3 thoughts on “어그러짐과 헌신”

  1. 이메일로 간사님의 글들을 구독하다 간사님의 마음이
    공감되고 또 위로가 되 커멘트를 남깁니다~ 감사합니다!!!

    1. 동준 형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잘 읽어주어서 감사합니다.
      새해엔 언제 또 얼굴 한번 보죠? ^^

      1. 간사님! 새해 인사가 많이 늦었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에도 뵐 수 있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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