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나는 내가 KOSTA에서 ‘강사’로 인식되는 것에 매우 깊은 부담이 있다.
강사가 간사보다 더 뭐 높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라던가 그런건 전혀 아니다.
나는 간사팀에 대한 깊은 사랑과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
반대로 간사들이 강사들보다 더 좋다 그런 것도 아니다.
존경하는 강사님들이 얼마나 많은데…

다만,
내가 ‘강사’가 되는 순간, 더 이상 ‘간사’로 돌아갈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꼭 ‘간사’라는 title이 없더라도, 잔치를 베푸는 사람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나는 잔치를 벌이고 그곳에서 그 잔치를 정말 갚지게 하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 음악을 연주하거나, 여러가지로 잔치를 잔치답게 만드는 사람들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뒤에서 잔치를 베푸는 사람으로 계속해서 남고 싶다.

그런데 내가 잔치에서 노래를 하거나 춤을 추는 순간, 혹은 잔치에서 주목을 받는 사람이 되는 순간,
나는 잔치를 베푸는 사람이 아니라 잔치에 초대받아 잔치의 한 부분을 담당하는 사람이 되어버린다.
(이 insight는 황간사님으로 부터 배운 것이다.)

하나님 나라를 위해 많은 헌신을 한 분들에 비하면 내가 해온 일들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그래도 내 나름대로는 꽤 많은 시간과 노력과 재물을 KOSTA를 위해서 써 왔다.
그거 알아주는 사람 사실 거의 없지만, 내가 그렇게 해왔다는 건 내게 큰 기쁨이자 자랑이다.
그것 때문에 속 많이 썩이고, 가슴 졸이고, 몸 상하고, 눈물 많이 흘린 것들은, 내 나름대로 나만이 간직하고 있는, 나만의 ‘훈장들’이다.

잔치에서 잔치를 정말 아름답고 화려하게, 잔치답게 만들어내시는 장인들이 계시다.
나는 그 장인들이 되기 보다는, 정말 잔치를 베푸는 사람으로 머무르고 싶다.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훈장을 가지고 혼자서 뿌듯해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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