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가

나는 신앙과 신학에 대해 매우 깊은 통찰을 가지고 있지는 못하다고 생각한다.
아주 보통사람들에 비해서는 약간 더 고민과 생각을 해본 정도쯤 되지 않을까.

나는…
기독교의 핵심중의 핵심은 그렇게 많은 것을 포함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젊은시절 기독교의 핵심이라고 여겼던 것들에 대해서, 나는 더 이상 그것들을 기독교의 핵심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령, 이원론의 문제.
꽤 오랫동안 나는 이원론에 대한 싸움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매우 중요한 기독교적 싸움이라고 생각했다. 이원론이 기독교를 심각하게 오염시켰다고 생각했다.
그게 맞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이원론이 정말 제일 큰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성과 속을 분리하는 이원론보다 더 큰 문제는 성(聖)자체가 실종되어버리고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어느순간부터 이원론을 극복하자는 이야기보다,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자는 이야기를 더 많이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성경을 보니,
뭐 아주 퉁쳐서 이야기하면,
구약은 대단히 일원론적이고, 신약은 꽤 이원론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생각하게 된것은, 성경이 우리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이원론의 극복이 아니라,
하나님이 어떤 분이시고, 인간이 어떤 존재고, 세상의 본질은 무엇이고, 예수님이 하신 일이 무엇인가 등등이라는 것이었다.
일원론, 이원론 등등은 그냥 그것을 설명하기에 적합한 도구들을 그때그때 사용한 것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거 분명히 엄청 비판하실 분들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런 분들과 좀 대화해보면 좋겠다.)

어떤 운동이 dogmatic해지면,
그 운동인 핵심이 아닌 것들을 핵심으로 가지고 들어가서,
사람과 상황의 변화가 생겼는데도 그것을 인식하지 못한채,
그저 완전히 agenda-drive 모멘텀만을 가지고 움직이게 된다.

내가 지나친 agenda-driven 을 비판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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