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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없음

나는 딱 이 사람으로부터 믿음에 관한 한 많은 영향을 받았고, 이 사람으로부터 배웠다고 이야기할만한 어떤 한 사람의 선배가 없다.
나는 대학교때 회심경험을 했는데, 내가 다닌 학교는 지방에 새로 생긴 학교였고 물어볼 수 있는 선배들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혼자서 기독교 관련 서적을 잔뜩 사서 공부하면서 기독교의 기본에 대해 어느정도 배우게 되었다.
물론 교회에서 가르쳐주는 내용이 있었고, 나는 어려서부터 교회에 다녔으니 그런 내용들에 많이 익숙했지만, 그렇게 교회에서 가르쳐주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았고, 마침 그때 한국의 기독교 서적이 막 많이 나오기 시작하던 때여서 감사하게도 그 도움을 많이 얻었다.

그리고나서 혼자서 많이 찾아다니고, 알아보면서 여러 경험들을 했다.
좌충우돌 성경공부도 따라다녀보고, 책읽기 모임, 찬양 집회, 약간 신비주의적 기도모임 등등 여러곳을 따라다녀보았다.
그것 말고도 책에서 배운 것으로 여러가지를 해 보았다.
개척교회에서 청년부 만드는 일도 해 보았고, 후배들 모아서 캠퍼스 성경공부 모임도 만들어 보았고, 과 선후배들과 성경공부/책읽기 모임도 해 보았고, 직장에 가서는 직장내 성경공부 모임도 만들어 보았다.
누가 가르쳐준것 없이 그냥 그런거 해보자… 해서 아주 무식하게 달려들어서 했던 일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참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고, 그분들로부터 많이 배우기도 했지만,
그중 어떤 딱 한분이 내 영적 스승이라고 이야기할만한 분들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면….
결국 나는 예수님만이 내 유일한 스승이라고 (교만하게) 말할 수 있을까.
그것도 아닌 것 같다.
20대에 내가 만났던 예수님, 30대에 내가 보았던 예수님, 40대에 나와 동행해주셨던 예수님, 50대에 나와 함께 하시는 예수님은 조금씩 다른분이다. ㅠㅠ
예수님이 바뀌신것 아닐테고, 내가 바뀐 것이겠지.

그래서 나는 뭐 딱 근본이 없다.
그래서 나와 이야기를 해보고 나서는 흔히 대화 상대가, ‘아 이 사람은 나와 생각이 비슷하구나’라고 쉽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 그런 이유가, 아마도 그분의 현재상태에 뿌리를 두고 있는 그 생각을 나도 어설프게 알기도 하고, 동의도 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근본도 없고, 깊이도 없지만,
나름 이렇게 예수님 믿는 것도 가능한것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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