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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모르는 일이다….

1.
나는 소위 일반적인 ‘대학입시’라는 것을 하지 않고 대학에 들어갔다.
내가 대학에 갈때 우리 학교는 따로 시험을 보았는데,
국어 100점
영어 100점
수학 300점
물리 150점
화학 75점
생물75점
총 800점
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합격선이 대충 400점 대였으니 문제가 꽤 어려웠던 셈이다.
나는 대학입학시험을 준비할때 생물은 사실상 거의 포기했었다. 그냥 학교에서 중간고사 기말고사 봤던 것 이외에 따로 준비를 하지 않았다. 생물이 배점이 높지 않으니 그렇게 해도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런데 나는 지금 의료기기 (medical device)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여러가지 의료용어들을 들으면 여전히 잘 못알아 듣는 일이 많은데….
나는 진짜 생물에 관한한 무식한데… 여기서 이렇게 하고 있다.

2.
대학때 우리는 아무 전공이나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다.
내가 일찌감치 제낀 몇개의 전공이 있었는데,
화학과, 화학공학과, 생물학과 등이었다.
주된 이유는 유기화학(organic chemistry)를 하기 싫어서였다.
너무 복잡하고 외는게 많다고 생각했고 나는 일찌감치 그쪽으로는 생각을 딱 접었다.

지금 나는 여러가지 polymer(고분자) 재료들을 많이 사용하고 있고,
많은 유기화학 관련한 정보들을 만나고 있다.
아…이럴거면 일찌감치 좀 더 관심같고 공부더 할껄…

3.
나는 자그마치 ‘플라즈마’라는 것으로 박사를 받았다.
나름 그거 하면서 재미도 있었고, 나중엔 꽤 열심히 했다.
심지어는 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도 혼자 재미있어서 그쪽 자료들을 더 공부하기 까지 했었다.
지금 나는 플라즈마에 관련된 일은 하나도 하지 않는다.
그렇게 열심히 했고, 재미있게 하기도 했는데,
지금 나는 완전 다른 분야에서 다른 일을 하고 있다.


진짜 사람일 모르는 거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내가 별로 관심 없거나 쓸데없다고 생각하는 어떤 것들에도 관심을 갖고 살아야 하나… 그런생각도 해본다.
이미 나는 나이가 많으니 그런 걱정 안해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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