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하면 한국어 책을 종이책을 사지 않고 있긴 한데,
지난달에 나름 결심을 하고 자그마치 1200페이지가 넘는 엄청 두꺼운 한국어 책을 하나 샀다.
전성민 교수님이 자료를 모으고 그 내용들에 해설을 달아놓은 자료집+비평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이 엄청난 분량의 자료를 모아서 편집하고 그것들에 꼼꼼하게 comment를 한 전성민 교수님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면 적어도 한국 기독교 세팅에서 기독교 세계관 논의의 주도권을 전성민 교수님과 VIEW가 가지고 오게 되었다고 평가할만하지 않을까 싶다.
전성민 교수님은 ‘기독교 세계관’이라는 용어를 극우 기독교쪽에서 자꾸 쓰고 있어서 그 단어를 좀 다시 빼앗아 오고 싶다고 말씀을 하시곤 했는데, 그렇게 하는데 큰 기여를 한 책이 된다고 본다.
그리고,
또 다른 감동은…
그 모여있는 자료들을 쓴 사람들, 그 사람들이 헌신했던 운동들, 그 사람들이 그 당시에 했던 고민들 등등이 그 책에 담겨있다는 것이다.
대충 80년대 후반부터 한국에서 기독교세계관 논의들이 많이 이루어지기 시작했고, 그때는 내가 대학에 들어갔을 때 였다. 게다가 그 기독교 세계관 논의를 주도했던 사람들과 그룹중 일부와는 이렇게 저렇게 내가 연결되어 있기도 했기 때문에 이 책에 있는 자료들이 그냥 자료로만 보여지지 않는 것이다.
이 책에 있는 많은 자료들은 내가 대학생때 이후 직접 읽거나 접했던 것들이기도 하다.
그러니 그때 했던 고민들과 생각들은 내 20,30,40대의 고민들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이런 글들을 읽으며,
때론 이런 글들을 쓴 사람들로부터 배우기도 하고, 그분들과 대화하기도 하면서,
그리고 이런 글들의 담고 있는 생각과 고민의 운동들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되면서,
나는 내 20대 이후를 보내게 되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