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wing me to the Cross

사순절동안 아껴읽고 있는 책.
우리는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를 선포한다.

음… 이 책 참 신기하다.

내가 보통 즐겨읽는 논리적인 책도 아니고,
오히려 내가 일반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설교집인데

우선,
그렇게 쉽게 읽히지 않는다.
오히려 설교로 이걸 들었더라면 그렇게 쉽게 소화하지 못했을 것 같다.

그리고,
이해가 되기보다는 머리속에서 무언가가 그려지는 듯한 느낌이다.

무엇보다도,
이 글들을 읽으니 내가 십자가에 가까이하는 듯 하다.
그리고 예수님과 하나가 되는 것에 더 가까이 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지난주말 동부에 다녀왔는데,
왔다갔다 하는 길에 비행기 안에서 읽었다.
많이 곱씹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느끼게 되는 글이다.
참 감사하다. 지금 내게 정말 많이 필요한 글.

사순절 묵상과 기도

내가 매주 듣는 설교중 Grace Chapel에서 사순절을 맞이해서 주기도문에 관한 시리즈 설교를 하고 있다.

지난주 설교중 내 마음에 팍 들어온 한구절.

주기도문을 그 목사님은,
교회의 심장박동 (the heartbeat of the church)라고 표현했다.

아… 진짜 멋진 말이다.

내가 다니고 있는 교회에서 제공하는 대로 사순절 묵상 프로그램을 따라하고 있는데 참 좋다. 이번주는 “Trusting God’s Guidance in Uncertainty”인데 내게 꼭 필요한 말씀들이다.

어쨌든 이번 사순절 기간을 통해서,
나같이 많이 망가지고 메마른 사람에게도 하나님의 은혜가 더 깊게 스며들기를…

기도가 위로가 된다

아주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을때,
그 상황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는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가령 내가 병에 걸려서 아프면 그 고통을 누가 대신 져 줄 수 있겠는가. 당연히 내게 닥친 그런 고통은 결국 내가 감당해야하는 것이다.

게다가 그런 어려움이 있더라도 어쨌든 나는 일상을 살아야하기 때문에 어쨌든 꿋꿋하기 힘들게 살아나가야 한다. 그런 나의 일상 역시 누가 대신 살아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 그 짐을 내가 지게되고 그 속에서 힘든 과정을 지나야 한다.

아는 사람들중 그래도 나는 그리스도인들이 많기 때문에 내 어려움을 아는 사람들이 ‘기도해줄께’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나는 안다. 그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기도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그런데,
그중 어떤 사람은 그 사람이 진짜 기도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사실 그 사람의 존재가 진심으로 위로가 된다. 심지어는 하나님께서 그 기도를 들어서 내 어려움을 거두어가실 것이라는 확신이 없다 하더라도, 내 어려움을 함께 짊어지고 기도하는 그 사람의 존재는 내게 참 큰 위로가 된다.

결국 진심으로 예수님을 따라 그분을 닮아가고, 마음에 거짓이 없이 살아가는 어떤 사람의 존재는 그 존재 자체로 다른 이들에게 힘이 되는 것이다.

내게도 그런 분들이 계시다. 평소에 거의 연락도 하지 않더라도, 몇달에 한번, 심지어는 몇년에 한번 보더라도 그분이 ‘네 그 소식 들었다. 계속 기도해왔고 지금도 기도한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면 참 큰 위로가 된다.

나도 어떤 이들에게 그렇게 힘이 되는 존재가 되고 싶다.
그래서 더 진지하게 기도하려고 노력중이다.

쓰레기 같은 글들

인터넷에는 쓰레기 같은 글들이 참 많다.
아주 나쁜 사상을 전파하는 글들도 있고, 쓰는 태도와 자세에 문제가 많은 것들도 많다.
그렇지만 그렇게 아주 나쁜 글들중 내가 아주 극혐하는 글들은,
소위 ‘연예계 기사’들이다.

누가 무슨 영화에 출연했다, 누가 새로운 음악을 발표했다, 누가 무슨 상을 받았다 등등이야 뭐 당연히 기사에서 다룰만한 것들이다.

그런데,
누가 누구와 사귀었다, 누가 양다리를 걸쳤다, 누가 누구 돈을 떼어 먹었다, 누가 사업을 하다가 망했다, 누가 자기 부모와 갈들이 있더라… 등등과 같은 이야기는 그런 이야기가 아무런 공익적 목적이 없다.

그건 그냥 남의 사생활 들여다보고, 남 이야기하고자하는 나쁜 습관을 그렇게 시궁창과 같이 처리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어떤 배우와 어떤 가수가 연애를 한다는 것을 그렇게 알고 싶지 않다.
설사 그런 것이 궁금해진다고 해도 그걸 누가 내게 알려주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냥 그건 gossip을 하고 싶어하는 내 마음의 추한 구석의 쓰레기를 뒤집어 놓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떤 한 쪽의 일방적인 주장만으로 사람을 매장해버리고,
비난하고, cancel하는 일들에 그렇게 동참하고 싶지 않다.

그 쓰레기들을 좀 보지 않기를…

실수

결혼할때 만들었던 결혼반지는 내 손에 맞지 않는다. 그렇게 된지 꽤 되었다.
그래서 한 10년전쯤 부터는 amazon에서 7불짜리 반지를 사서 그걸 끼고 다녔었다.
그러다가 covid-19시간 밖에 나가지 않을때 그나마 그것도 끼지 않고 있다보니 그 반지를 잃어버렸다.
그래도 뭐 7불짜리 반지이니, 별로 아깝지도 않았고 그러려니 했다.

금년들어서 한동안 반지를 끼지 않다가 그래도 뭔가 허전하다 싶어서, 그리고 반지를 끼는 나이 많은 결혼한 아저씨들을 보니 나도 껴야하나 싶어서, 다시 amazon에서 9불짜리 반지 하나를 샀다.

예전에 나는 밤에 잘때난 반지를 빼곤 했는데, 그럴때마다 내 반지를 올려놓는 작은 인형 같은 것이 있었다. 그런데 한동안 반지를 끼지 않으니 그것도 어디 갔는지 모르겠고…. 해서 반지를 밤에 걸어놓을 수 있는 작은 figurine이라고나 할까… 그런걸 하나 사야겠다고 생각하고 ebay에서 search를 했다.

뭐라고 keyword를 써서 찾았는지는 잘 기억이 나질 않는데, 최근 내 ebay에는 완전히 적나라하게 야한 음…. 뭐라고 표현하기도 머시기한… 그런 인형이라고해야하나 피규어라고 해야하나… 그런것들이 쭈루룩 떠 있게 되었다.

심지어 중국에 있는 seller들이, 완전 포르노그래픽한 인형/피규어들을 더 싼값에 판다면서 offer를 보내오기도 했다.

잠깐 실수 했더니만 내 ebay의 첫 페이지에는 도무지 쳐다보기 어려울만큼 민망한 것들로 가득 차게 되었다.

나는 그래도 ebay에서 이것저것 가끔 사는 편인데, 다른 물건들은 한번 그걸 search했다고 해서 그걸로 그렇게 온통 도배가 되지는 않는데, 이건 이상하게 빠르게 완전 가득 도배가 되었다.

내 search history를 지우고 어쩌고 했더니만 그래도 약간 정상화 되긴 했는데, 그래도 여전히 민망한 것들이 자꾸 떠 있다.

당분간 ebay에서 건전한 물품들을 search해서 좀 사야할 듯 하다.
잠깐의 실수가 엄청난 민망함을 가져왔다.

혼란과 샬롬

작년 가을,
KOSTA 관계자 몇분들과 함께 금년 KOSTA 주제를 논의하는 모임을 coordinate했었다.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중 하나는… 샬롬이었다.

내년(2025년)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이후 여러가지 정치적 사회적 반목이 심할 것 같고,
그와 연관된 경제적 불확실성도 많이 있게 될 것 같다.
아마 정말 모두 안녕하냐는 인사가 아주 진지하게 들리게 될 것 같다…

그렇게 해서 주제가 샬롬으로 정해졌다.

2025년,
세상은 그때 모였던 사람들이 상상했던것보다 훨씬 더 혼란스럽고, 시끄럽고, 정치적 사회적 반목이 심하고, 경제적 불확실성도 심하다.

현실이 예상보다 훨씬 심하다.

샬롬의 메세지가 정말 더 간절하다.

Stock Crash

미국은 주식 시장이 엄청 추락하고 있다.

한달쯤 전 나스닥이 20,000 정도였는데, 어제는 17,500까지 떨어졌으니 한달 남짓 기간동안 10% 넘게 떨어졌다.

나는 거액을 투자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어쨌든 내가 가지고 있는 retirement fund는 이렇게 저렇게 그 주식시장에 들어가 있으니, 내 재산도 꽤 많이 줄어들어버린 셈이다.

뉴스는 난리다. 세상이 무너졌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이게 침체의 시작이 아니겠느냐 하는 공포다.

생각했던것보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이후 혼란이 훨씬 더 큰 것 같다. ㅠㅠ

이해되지 않는 것을 물어본다면

수학에서는,
0.9999999999999…. 는 1과 같다.
얼핏 생각해보면 이게 뭔 소리인가 싶은데 그렇다.

수학을 잘 모르는 나로서는,
이걸 증명하는 방법도 알고 있는게 있고,
그 논리에 따르면 0.9999999…가 1과 같다는 걸 외워서 알고 있긴 하지만 개념으로는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건 아마도,
0.999999….. 가 정말 무엇인가 하는 이해가 부족하고, (혹은 무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일수도 있겠다.)
양쪽이 같다는 정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러다가 문득 하게 된 생각.
내 동기들중 수학을 정말 잘하는 친구들이 많았고, 심지어 그 중 한명은 지금 현재 MIT의 수학과 교수다!
그런 친구들이라면 내가 어리버리하게 잘 이해하지 못하는 걸 설명해줄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엄청 수학 잘하던 친구들과 연락이 끊긴지도 좀 되었고, 이런 사소한거 하나 물어보려고 30년만에 그 친구들에게 연락하는 것도 뭐하고.

마찬가지로,
나는 내 삶에 대해, 세상에 대해, 하나님에 대해, 내 신앙에 대해,
정말 모르는 것이 많고 질문도 많다.

어떤 것은 그냥 딸딸 외워서 그냥 그런거다…. 이렇게 하고 있는 것도 있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나는 아주 기본적인 것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고등학교때까지만 해도 모든 학생이 다 수학을 배우지만 수학을 엄청 잘하는 재능은 사실 그렇게 쉽게 찾을 수 있는게 아니다.
역시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인으로 살지만 막상 그 믿음을 더 깊게 이해하고 사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정말 깊은 사색과 고민이 그 삶속에 담겨있는 현인으로부터, 그 지혜를 더 배워보고 싶다.

I’m lost

Lent가 시작되었고,
뭔가 예수님을 더 가까이 하고 싶은데…

  • 나는 여러가지로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고있고
  • 그 어떤 것도 잘 하지 못하고 있다는 심한 자책감이 시달리고 있고
  •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과거에 대한 후회가 유난히 심하게 나를 다스리고 있고
  • 뭔가 하겠다고 약속한 것들은 많은데 내가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일까 하는 회의가 가득하다.

예수님은 멀리 있는 것 같고,
나는 홀로 남은 것 같고,
기도는 막혔고,
내 삶은 바쁘게 돌아간다.

누가 이 사망의 늪에서 나를 건저내랴…

사순절 이틀째의 생각

우리는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를 선포한다

이번 사순절에 읽기로 결심한 책.
나는 저자에 대해 아는 바도 없고, 책에 대해서도 별로 알지 못하지만 제목이 좋았고 출판사가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서문에 나온 짧은 단락이 완전히 좋았다.

성직자 후보생을 인터뷰하는 자리에서,
한 면접관은 후보생들에게 버스 정류장에서 어떤 사람이 “부활이 무슨 뜻인지 설명 좀 해보시오. 버스가 오려면 3분이 남았으니 그 시간 안에”라고 묻는다면 어떻게 답할지를 물었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면접관에게 질문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묻자, 면접관은 답했습니다.
“저는 누군가는 이렇게 말해주기를 바랐습니다. 정말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원한다면 당신은 버스를 지나쳐야 한다고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