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기

요즘 매일 성경의 묵상 본문이 욥기다.
욥기는 내가 꽤 여러번 도전했는데, 매번 뭔가 ‘제대로’ 읽었다는 생각이 들게 읽는 것을 실패해온 책이다.

뭐 내용도 대충 알고 있고,
그 욥기를 해석하는 설명도 많이 들었고,
혼자서 그걸 읽기도 했지만…

뭐랄까…
나는 아직 욥기의 ‘맛’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이번주 초,
전혀 뜬금 없이 한국에서 어떤 분이 내게 자신이 욥기 자료들을 정리했다면서 보내주셨다.
뜨금.

아니… 내가 설렁설렁 하고 있다는걸 그분은 어찌 아셨는지.

바짝 다시 긴장하고 욥기를 읽는데…
그냥 아직도 잘 모르겠다.
고기를 씹는데, 씹는 질감만 있고 그 맛은 느끼지 못하는 느낌이랄까…

I want to see Jesus

그냥…
정말 뜬금없이…
무작정 예수님을 정말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정말 그렇다.

물론 내 삶이 힘들거나 어려운 문제 가운데 있을때도 그렇지만,
그냥 아무런 일이 없는데도 무작정 예수님이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주 나이 많은 분들에 비하면 나야 아직 애송이일지 모르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런때가 그래도 꽤 있다.

힘든 하루를 마치고 나서,
휴우…. 힘든데… 아… 예수님 만나고 싶다.

이게 뭐 죽고싶다는 염세적 생각인건 아니다.

그냥 예수님이 보고 싶은거다.

어제밤엔 정말 그렇게 예수님이 보고 싶었다.
마음에 여러가지 무거운 것을 안고… 예수님을 보고 싶었다.

성경공부에 쓰는 시간

나는 온라인 성경공부를 하면, 그 내용을 녹화해서 youtube에 올리고, 참석한 사람들끼리 다시 볼 수 있도록 해놓는 편이다.
그러니 매주 성경공부를 하면 계속해서 video가 쌓여가게 된다.

대충 2020년 여름부터 온라인에서 성경공부를 시작했고,
그로부터 계속 녹화된 영상들이 쌓여가고 있는데…
이번주로 320개정도의 비디오가 벌써 올라가 있다.
모든 비디오는 다 참석한 사람들끼리 보도록 했고, 그러니 모두 unlisted로 되어 있어서 다른 사람들이 찾아서 볼 수 없도록 되어있다.

그러니 비디오의 view 수는 적은 것은 2~3번되는 것도 있고, 대부분이 10번 정도이다.
그 와중에 드물게 100번 이상 되는 것들이 있는데 이것들은 분명 참석한 누군가가 그룹 밖으로 흘렸던 것이 분명하다. ^^

3년이 조금 넘는 기간동안 300개가 조금 넘는 영상이 올라갔으니,
1년에 평균 100개정도 올렸다는 얘기인데…
보통 성경공부한번에 90분 정도 되니까, 1년에 150시간 정도 온라인 성경공부를 해왔다는 이야기다.
그 외에도 물론 그 성경공부를 위해서 준비하는 시간이 내 생각에 평균 한주에 3~5시간 정도는 되니까… 실제 성경공부에 투자하는 시간은 1년 150시간보다 훨씬 더 많을 것 같다.  짜게 잡아서 성경공부준비에 역시 1년동안 150시간 들였다고 생각해보자.

그러면 1년에 300시간정도는 성경공부 준비와 성경공부에 썼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루에 자고, 밥먹고, 씻는 등의 기본적인 생활을 위해서 쓰는 시간이 9시간.
일하는 시간을 대충 10시간 잡으면,
한주에 기본적인 생활을 위한 시간 9시간 x 7일 = 63시간/week
한주에 일하는데 쓰는 시간 10시간 x 5일 = 50시간 /week
한주 전체 시간은 24시간 x 7일 = 168시간 / week
한주동안 내 ‘free time’은 55시간.
대충 일년을 52주로 잡으면 일년동안 내 free time은 2860시간

그러니까, 내가 성경공부와 그것을 위한 준비에 쓰는 내 시간은,
내 전체 free time 2860시간중 300시간.
내 ‘free time’의 대략 10% 정도를 쓰고 있다는 말이 된다.

음… 계산해보면 그렇게 많이 시간을 쓰고 있는 것도 아니네.
그런데 왜 이렇게 성경공부준비와 성경공부에 쓰는 시간이 많다고 느껴질까.

뭔가 계산에 잘못이 있는 걸까, 아니면 내가 너무 풀어져서 시간을 막 쓰고 있는 걸까.

요리

요리사들이 있었다.
A 요리사는 나름 열심히 한다고 하면서 요리를 하는데, 영 맛이 이상했다.
간도 잘 맞지 않고, 양념과 재료가 잘 어울리지 않았다.

그런데,
B 요리사는 그냥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을 후다닥 모아서 간단한 양념을 해서 금방 뭔가를 만들어 내는데, 그게 늘 엄청난 대작 요리를 만들어내지는 않지만 늘 그래도 맛이 있었다.
간도 잘 맞고, 음식 재료에 맞는 양념을 효과적으로 잘 했다.

A 요리사는 전문 요리학원에서 나름 제대로 교육을 받았지만
B 요리사는 혼자서 라면을 끓여먹다가 조금씩 서바이벌 요리를 배웠다.

B 요리사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니, 전문 요리학원에서 배웠는데 어떻게 A 요리사가 한 음식은 가장 기본적인 간도 맞지 않는 것일까.

A 요리사는 자신의 요리가 간이 맞는다고 주장을 했다.
그렇지만 먹는 사람들마다 간이 이상하다고 다 한마디씩 했다

….

여기서 가능성은 두가지이다.
하나는 요리라는 것이 무척이나 어려운 것이어서 아무나 잘 할 수 없는 것인데, B 요리사는 그냥 천재여서 요리를 잘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른 하나는, 요리는 그렇게 어렵지 않은데 A 요리사가 비록 전문 요리학원 자격증이 있긴 하지만 이 사람은 요리의 아주 기본도 잘 알지 못한채 자격증만 받은것이라는 것이고, B 요리사는 그냥 음식을 하는 아주 기본적인 간 맞추기, 재료 잘 준비하기 등에 충실하기 때문에 맛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

기독교를 믿는 신앙도 가끔 이렇게 생각되기도 한다.
소위 ‘좋은 교회’출신이라거나, 무슨 무슨 훈련을 받았다고 이야기 하거나, 심지어는 신학교 그것도 좋은 신학교를 졸업했다고 하는 사람중에…
신앙의 기본적인 맛도 제대로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반면,
뭐 다녔던 교회도 그냥 시골의 작은 교회이고, 뭐 어디서 변변한 훈련이랄까 그런거 받지도 못했고, 그냥 혼자서 하나님 사랑하면서 나름대로 필요한 지식들을 습득해가며, 기도해가며, 그렇게 살았던 사람중…
그 사람의 신앙의 맛이 정말 카아~ 하고 감탄이 나오는 사람이 있다.

이건…기독교 신앙이 어려운데 시골교회 출신이 신앙에 있어서 무슨 천재여서 그런걸까,
그렇지 않으면 기독교 신앙이라는 것은 당연히 모든 사람이 알 수 있는 것인데 그 ‘좋은 교회’ 출신의 신학교 졸업한 사람이 신앙의 기본을 모르기 때문인 것일까.

나는 당연히,
기독교 신앙이 어려운 것이 문제가 아니라,
화려한 신앙 경력에 맞지 않는 신앙의 기본기가 없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 것에는 ‘천재’가 없다고 생각한다.
마치 어떤 사람이 신앙에 더 특출난 재주가 있는 것 같이 이야기하면서 자신이 신앙의 기본이 없음을 감추려는 사람은… 참 비겁하다.

말도 안되는 농담들

내가 예전에 한국에서 대학원 다닐때 했던 농담.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3단계 방법
– 냉장고 문을 연다
– 코끼리를 넣는다
– 냉장고 문을 닫는다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2단계 방법
– 코끼리에게 냉장고를 먹인다
– 코끼리를 까 뒤집는다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1단계 방법
– 석사 1년차 시킨다

물론 세가지다 말도 안된다.
그런데 가끔은…
살다보면 이렇게 말도 안되는 것을 하도록 요청받는 때도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정말 가끔은…
이렇게 말도 안되는 일이 될때도 있다.

Trust me!

이건 내가 책임질테니, 걱정 마세요.
This is on me. Trust me.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은 속시원해서 좋다.
믿을만하고.

아이도 아빠 엄마에게,
이건 잘 할 수 있어요. 걱정마세요.
이렇게 이야기하면 대견하고 기특하다.

아마,
하나님께서도…
하나님, 이건 저 잘 할께요. 저를 믿고 맡겨주세요.
이렇게 하면 좋아하시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만…
아이가 아빠에게 와서 나는 이거 자신없어 아빠. 어떻게하지 라고 이야기한다면…
그 아빠가 그 아이를 꼭 껴안고 보듬어주면서 격려하고, 기도해주지 않겠나.

아마 하나님도 그러시는 것 같다.
하나님앞에서… 하나님 이건 어떻게 하나요… 라고 물어본다면 하나님께서 그냥 많이 안아주시는 것 같다.

때로는 하나님께..
이건 자신있다고 호기도 부려보고,
그렇지만 때론… 그냥 자신없다면서 고개 푹 숙여보는 것도 참 아름다운 믿음인것 같다.

때로는
Trust me! 라고 하나님께 이야기해볼 수도 있겠지만,
또 때로는
I trust you! 라고 하나님께 이야기하는 것 역시 참 멋지고 좋은 일이다.

파도를 타듯 살기

파도가 매우 작거나, 내가 매우 크면 파도에 의해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렇지만 파도가 커지거나 내가 그렇게 크지 않으면 물가에 서 있는 내게 매우 큰 영향이 있다.

삶에서도 그렇다.
내가 대단히 능력이 많고 힘이 많으면 웬만한 파도는 별거 아닌 것으로 견디어 낸다.
그렇지만 그런 사람들에게도 그들이 감당할 수 없는 파도가 있다.

지혜로움은, 더 큰 능력으로 파도를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
그 파도를 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아닌가 싶다.

파도에 맞서서 버텨내는 방법으로는 그렇게 큰 파도를 감당해낼 수 없지만,
파도를 타는 방법으로는 매우 큰 파도를 감당해낼 수 있다.

그러니 파도가 크게 칠때,
그 파도의 맨 위에 갈때나, 파도의 아래쪽에 가서 머리위로 물이 잔뜩 있는 것 같이 느껴질때에도,
파도를 타는 법을 배우는 것이 지혜가 아닌가 싶다.

Dodging the bullet

지난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나는 Maine에 있는 작은 도시에 있는 어떤 공장에 다녀왔다.
그런데 내가 갔던 곳은 총기 살인사건이 난 곳 (Lewiston, ME)으로부터 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곳이었다.

나는 Portland, ME에서 오후 4시반 비행기를 타고 나왔는데,
총기난사가 일어난 것은 오후 7시경이었던 것 같다.

회사에가보니 사람들이 어땠느냐고 묻는다.

수요일 저녁 집에 돌아온것이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간이었고,
뉴스같은거 하나도 못보고 그냥 잤다가,
총기난사 사건뉴스를 접한 것은 회사에서 그 사람들이 괜찮았느냐고 물어볼때 비로소 찾아서 알게 되었다.

사건이 일어난 곳으로부터 나는 한 30마일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으니,
내게 특별히 어떤 위험이 있지는 않았을것 같긴 하지만…
실제 내게 어떤 위험이 있었는가 하는 것을 알지도 못한 채 나는 그 다음날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살면서 나는,
얼마나 많이 이런 위험을 내가 알지도 못한 채 지나치고 사는 걸까.
아마도 무지하게 많을 것 같다.

그러니…
내가 알지도 못한채 나는 늘 총알을 피해가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손톱깎이

내가 어릴때,
손톱깎이가 집에 하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그거 어디있는지 가족들이 알았고, 필요할때는 그곳에서 가져다 쓰고 그곳에 다시 가져다 놓았다.
그거 불편하다고 느낀적이 한번도 없었다.

나와 내 아내 둘이 살고있는 우리 집에,
아마 손톱깎이가 4개 정도는 있지 않나 싶다.
적어도 내 책상위에 최소한 두개는 있다.

그런데도 때론 손톱깎이가 금방 찾아지지 않을 때가 있다.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ㅠㅠ

풍요로와지면서, 동시에 어리석어지는 것 같다.

이번학기 성경공부 진행중 (7)

어쨌든 지금 이 성경공부중에 나를 지탱해주는 것은, 그 성경말씀 자체인것 같다.

그래서 가능하면 성경공부를 하면서 나도 새롭게 배울 수 있는 본문을 선택해서 해보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나름대로 꽤 많은 시간동안 그 본문과 씨름하고 따로 공부하고, 여러가지로 생각하면서 성경공부를 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성경공부는 아직도 내가 다 이해하지 못하는 ‘신비’이다.

때로 정말 바빠서 죽을 것같이 stress 많이 받을때,
성경을 열고 그것을 숙고할때 마치 내 영혼이 갈증 속에서 냉수를 마시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때가 있다.

참 놀랍게도,
본문의 역사적 맥락, 여러가지 신학적 관점의 비교, 원어 문법을 보면서 따져보는 것 같은 딱딱하고 dry한 작업을 통해서 도달하는 본문에는 매우 자주 생명수가 자리하고 있다는 경험을 하곤한다.

어떤형태로든 그래서 나도 성경공부를 내 힘이 닿는 한 계속 해보려고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