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말,
우리 그룹에서 어떤 사람이 내가 하는 어떤 실험에 대하여 아이디어를 내어 놓았다.
그러면서 실제 구체적인 experimental design을 해서 내게 excel file로 보내왔다.
그대로 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나는 기분이 많이 상했다.
아니 내 실험인데… 지가 뭔데 이래라 저래라야.
어제 아침 process meeting 시간이 있었는데,
나는 그 사람의 experimental design이 잘못되어 있음을 하나씩 지적하며 그 사람의 논리를 반박했다.
그 meeting이 끝난 이후에도 그 사람과 이야기하면서 그 사람의 논리가 부족함을 조목조목 따졌다.
process parameter들을 펼쳐가며… 이미 내가 한 실험 결과를 설명하며… 그 사람의 실험에 대한 제안이 ‘시간낭비’가 됨을 역설했다. 솔직히 나중에 가서는 그 사람이 약간 억지를 부리기도 하였다.
그 사람은 결국 자신의 논리가 부족함을 인정했고, 나는 그 토론에서 ‘이겼다.’
그.러.나…
내가 이긴 것은 이긴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렇게 내가 그 사람과 논리 싸움을 해서 이긴게 어떤 유익이 있는데?
결국은 내 실험에 그 사람이 관여했던 것이 기분나쁜 것 이상의 그 무엇이 아니었지 않은가!
지난 달이었던가…
우리 lab director와 이야기를 하면서 나와 논쟁을 벌였던 그 사람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 사람이 사실 매우 어려운 위치에 있다는 것이 우리가 함께 나눈 말이었다. 그 사람은 말하자면 별로 훌륭한 학문적 훈련을 받지 못했다.
최고의 학벌과 실력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그 사람이 자신의 위치를 잡는데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나와 우리 lab director가 함께 동의했었는데…
불과 몇주가 못되어,
나는 그 사람을 자근자근 짓누르고자 혈안이 되었던 것이다.
예수의 방법(The way of Jesus)이 아니야…
이겨도 이긴게 아니야…
한국에서도 비슷한 경험이 많습니다.
일단, 동료나 후배 사원들에게는, 논리적으로 이기려는 마음보다는 상대방에게 논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먼저 고민하게 됩니다. (때로는 지기 싫어하는 마음때문에 “논리적 싸움”으로 나갈 때도 있지만..) 그렇게 하더라도, 받아 들이는 입장에서는 많은 상처가 되는 경우가 있어서 반성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큰 전략이 부딪힐 때는, 반드시 논리로 이겨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힘든 경우가 많지요.
가장 큰 문제는, 자신들의 논리를 증명하는 자료가 상대방에서는 바로 검증하기 힘든 경우,
논리 보다는 억지가 이기기도 한다는 겁니다. 가장 객관적이라는 “공돌이” 세계에서도…
음력으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래 재범아, 너도 복 많이 받아라.
복음적인 입장에서야 말할것도 없고,
그냥 세속적인 관점에서 보더라도…
결국 일을 되게 하는 것보다
사람을 얻는 것이 더 큰 일인데…
그것이 결국 the way of Jesus 인데…
그런 생각을 나도 참 많이 한다.
맞습니다.
경쟁이 심한 회사에서도 “사람”을 얻기 위해 결정을 하게 될 경우,
시간은 걸리더라도, “일”과 “사람” 둘 다를 얻을 수 있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그렇게 얻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나게 하는 것은,
회사 일 이외에 개인적인 일들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잘 움직이지 않더라구요.
하지만, 언젠가는 하나님께서 그 분의 사람으로 만드실 것을 믿으며 나아가려고 합니다.
참.. 이번 SID에 오시는지 연락 주세요. 전 갑니다.
허억, 나는 SID 생각 하지 않고 있었는데..
요즘 학회 가는 것이 아무래도 약간 순위에 밀리고 있어서,
이번에 시애틀에서 하는 것 같던데.
미국 오는김에 여기 한번 들리지 그러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