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STA/USA-2011 Chicago Conference 후기 (4)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그중 대부분의 분들은, 내가 평소에도 깊이 존경하고 좋아하는 분들이었다.
비록 모든 면에서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아니라 하더라도, 함께 대화를 나누는 것이 풍성한 그런 분들이었다.

이분들과 말씀을 나누면서 생각하게 된 것.

‘성공’한 사역을 이끌고 있는 사람은, 그 사역의 (그리고 그 자신의) 바운더리를 넘어서기 어렵다.
 자신이 하고 있는 사역이 성공적이기 때문에, 자신의 한계를 뛰어 넘을 생각을 하기가 어렵고, 따라서 자신이 그려놓은 바운더리 안에 갇혀버리게 되는 것 같다.
자신의 성공한 사역의 시각에서 다른 사역을 바라보는 잘못을 범하기 쉽고,
특히 이미 잘 되고 있는 사역이 있기 때문에, 위기나 도전이 다가올때, 이미 잘 하고 있는 것으로만 그 위기와 도전을 극복하려는 시도를 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그 사역의 scope을 넘어서는 도전을 직면하게 될때에는, 그것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여 더 큰 위기를 자초하게 될수도 있는 것 같다.

또, 열심히 사역에 만족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사역과 그 열매가 자랑거리가 되는 것을 많이 보았다. 어떤 지역에서 일하시는 선교사님의 말씀을 들어볼 기회가 있었는데, 하나님께서 무슨 일을 하신다고 이야기를 하긴 하지만, 결국 그 내용은 자기자랑이었다. 가만히 들어보면, 너무나도 명백한데… 그래서 그 이야기를 듣는 것이 참 마음이 불편했는데… 막상 그렇게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자신은, 자신의 신념에 의해 속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사람들이 신기해서 그 하는 사역에 대해 물어보면 물어볼수록, 더욱 확신에 넘치는 자랑을 늘어놓으셨다. 그런 모습이 몹시 안타까워 보였다.

그리고, 누구든 자기가 섬기고 있는 사역과 자신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다른 사역이나 관심사를 평가한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꽤 insight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분들 조차도, 그 자기 사역중심성 이랄까… 그런 것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참 많이 보았다.
가령 예를 들자면, 해외선교를 하는 사람은, 결국 해외선교가 모든 사역의 꽃봉우리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고, 캠퍼스 성경공부를 하는 사람은, 다른 모든 사역은 결국 캠퍼스 성경공부를 support하는데 사용되어야 한다고 믿는 것 같아 보였다. 연합사역을 하는 사람은, 연합을 위한 연합에 매달리고 있는 것 같아 보였고, 지성운동을 하는 사람은, 자신의 운동의 대상자 이외에 다른 대상을 보는 것을 몹시 어려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더 많이 겸손하게 자신과 자신의 사역을 돌아보는 노력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 분들은 이런 경향이 훨씬 덜했다. 그렇지만 그 누구도 자기 사역중심성으로부터 자유롭지는 못해 보였다.

이것은 KOSTA에게 참 많은 것을 시사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런 KOSTA를 섬기는 내게도 역시 또한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

한편 이런 분들의 한계를 인정하고, 이분들을 정죄하거나 낮게 평가하는 잘못을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KOSTA도, KOSTA를 섬기는 사람들도, 이런 잘못에 빠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는 일들을 해야 할 것 같다.

4 thoughts on “KOSTA/USA-2011 Chicago Conference 후기 (4)”

  1.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는 하는 일도 없지만, 자신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해 보게 합니다. (꼭 사역에서만이 아니라 모든 면에서 드러나는 저의 자기중심성..)

    또 한편으로는 그 사역자님들도 충분히 그러실 수 있겠다 생각이 듭니다.
    그분들이 하시는 사역이 너무나도 혹은 가장 가치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그렇게 삶을 던져 뛰어들지 않았을 것이다 싶고, 그렇기에 그 일들을 하고계시고
    또 때로는 (옳은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런 마음들이 또 사역의 동력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물론 좌절의 이유도 되겠지만요…)

    어쨌든 졸개님 말씀처럼, 그 속에서도 자기 중심성, 자기사역의 중심성을 뛰어 넘는 성숙의 단계로 나가야 한다는 것에는 200% 동의가 됩니다.
    (근데 저는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아 자기중심성의 단계도 겪지 않고 있으니 전혀 할 말은 없습니다.-.-; )

    그냥, 그냥, 인간의 못남도 쓰셔서 선을 이루시고 하나님나라의 도구로 사용하시는 하나님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그앞에서 입을 쩍~~ 할뿐입니다.

    졸개님 쓰신 글이 저를 일깨우는 wake up call 같아서 아침시간 30여분을 이 생각만 하다가 든 생각들을 주절거렸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1. 허술한 글을 읽고 깊은 생각을 하실 수 있다는 것은…
      필자에게 공이 있기 보다는 독자에게 그 공이 있는 것이겠죠? ^^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이기적인 부족한 사람들을 사용하셔서 하나님 나라의 큰 그림을 만들어 가시는 하나님의 경륜이 참 놀랍습니다.
      만일 우리가 보는 것만으로 우리가 소망을 삼는다면…. 우리는 참 암담할텐데 말입니다. ^^

  2.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만큼 자라가야 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자라가야 할 것들이 무지하게 많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해야하나요…올해도 정말 참석하고 싶었는데, 학제간 연구와 관련된 수업을 다른 학교에서 들어야 하는 상황이어서, 안타깝게 참석을 못했습니다. 오늘에서야 돌아와서, 밀린 ekosta, 비디오 클립등등을 보면서 안타까웠던 마음을 달래고 있습니다. 내일 교회에 가서, 후배에게 구입을 부탁했던 mp3를 들으면서, 못가서 아쉬운 마음을 달래야 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강장로님의 강의를 다시 한번 들어보고 싶었는데, 현장에서 못들어서 많이 아쉽습니다.
    세미나를 4주간 참석하면서, 그리고 다른 분야에서 공부하시는 분들을 보면서, 참 다양한 생각들과 다양한 방법들을 가지고 자신의 분야를 일구어가는 모습들을 보았습니다. 심지어는 비슷한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다양한 접근을 하는 것을 보면서, 예전에는 제가 공부하고 있는 것, 제가 쓰는 방법 그것만이 최고라고 생각했었는데, 함께 참석한 분들의 다양한 경험들, 연구들, 학문들을 보면서, 많은 것들을 깨달았습니다. 옛말에 세명이 걸어가면 반드시 배울 것이 있다고 했던 옛 성현들의 말이 사실이 아니겠습니까..:)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그분이 성공한 분이건, 아니건, 선교사님이건 목사님이건, 아니면 중고등부 학생이건 상관없이) 이런 과정들을 통해서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자기의 것이 아닌 것을 자기의 것인양 자랑하지 말고, 정말 한걸음 한걸음 자라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을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1.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디 계신 분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내년에 혹시 뵙게 되면… 혹시 그 이전에라도 어떻게든 뵙게 되면, 꼭 아는척 해주십시오. ^^

      제 글을 잘 읽어주신 분이라면 무척이나 너그러우신 분일 것 같은데 말입니다. ^^

      제 글은, 그저 제 개인이 경험하고 생각한 부분만을 정리한 것이어서 지극히 그 깊이와 넓이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글을 통해서라도 함께 생각과 마음을 나누어, 하나님께서 그리시는 큰 그림을 함께 맛볼 수 있다면야, 그것이 기쁨 아니겠습니까.

      좋은 comment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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