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도 되는 기억, 버릴 수 없는 기억

요즘 Google에서 잘 안쓰는 계정들을 정리하고 있다.
그래서 몇년? 몇개월?동안 쓰지 않은 이메일을 지운다고 연락이 오고 있다.

그러다보니
‘어, 내가 이런 이메일도 만들었었네’ 싶은 이메일들도 꽤 많이 있다.
예전에 학생때 살던 곳을 sublet하기 위해서 임시로 만들었던 이메일,
중고로 내 laptop을 팔려고 할때 만들었던 이메일,
KOSTA때문에 임시로 만들었던 이메일 등등.

대부분은 그냥 지워져도 하나도 문제 없는 이메일들이다.

그런데,
그중 하나는…
민우가 어릴때 민우를 위해서 만든 이메일이다.
‘싼타 할아버지’ 이메일이다.

그 이메일로부터 민우에게 이메일을 보내서,
‘너는 금년에 착했으니, 선물을 주겠다’고 이야기하곤 했다.
민우가 처음에는 정말 그걸 믿었다! 그리곤 그 이메일에 꼬박꼬박 답을 했었다.
물론 나중에는 민우가 그 이메일 패스워드를 알아내고, 자기가 그 이메일 어카운트에 들어가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지만…
그 이메일 주소는 당연히 지우지 않을 예정이다.

살다보면,
잊어도 되는 기억이 있고,
잊지 말아야할, 잊고 싶지 않은 기억도 있다.

오늘은 오랜만에 그 이메일주소로 로그인해서, 민우에게 산타할아버지 선물을 주겠다고 한번 이야기해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