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과 샬롬

작년 가을,
KOSTA 관계자 몇분들과 함께 금년 KOSTA 주제를 논의하는 모임을 coordinate했었다.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중 하나는… 샬롬이었다.

내년(2025년)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이후 여러가지 정치적 사회적 반목이 심할 것 같고,
그와 연관된 경제적 불확실성도 많이 있게 될 것 같다.
아마 정말 모두 안녕하냐는 인사가 아주 진지하게 들리게 될 것 같다…

그렇게 해서 주제가 샬롬으로 정해졌다.

2025년,
세상은 그때 모였던 사람들이 상상했던것보다 훨씬 더 혼란스럽고, 시끄럽고, 정치적 사회적 반목이 심하고, 경제적 불확실성도 심하다.

현실이 예상보다 훨씬 심하다.

샬롬의 메세지가 정말 더 간절하다.

Stock Crash

미국은 주식 시장이 엄청 추락하고 있다.

한달쯤 전 나스닥이 20,000 정도였는데, 어제는 17,500까지 떨어졌으니 한달 남짓 기간동안 10% 넘게 떨어졌다.

나는 거액을 투자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어쨌든 내가 가지고 있는 retirement fund는 이렇게 저렇게 그 주식시장에 들어가 있으니, 내 재산도 꽤 많이 줄어들어버린 셈이다.

뉴스는 난리다. 세상이 무너졌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이게 침체의 시작이 아니겠느냐 하는 공포다.

생각했던것보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이후 혼란이 훨씬 더 큰 것 같다. ㅠㅠ

이해되지 않는 것을 물어본다면

수학에서는,
0.9999999999999…. 는 1과 같다.
얼핏 생각해보면 이게 뭔 소리인가 싶은데 그렇다.

수학을 잘 모르는 나로서는,
이걸 증명하는 방법도 알고 있는게 있고,
그 논리에 따르면 0.9999999…가 1과 같다는 걸 외워서 알고 있긴 하지만 개념으로는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건 아마도,
0.999999….. 가 정말 무엇인가 하는 이해가 부족하고, (혹은 무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일수도 있겠다.)
양쪽이 같다는 정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러다가 문득 하게 된 생각.
내 동기들중 수학을 정말 잘하는 친구들이 많았고, 심지어 그 중 한명은 지금 현재 MIT의 수학과 교수다!
그런 친구들이라면 내가 어리버리하게 잘 이해하지 못하는 걸 설명해줄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엄청 수학 잘하던 친구들과 연락이 끊긴지도 좀 되었고, 이런 사소한거 하나 물어보려고 30년만에 그 친구들에게 연락하는 것도 뭐하고.

마찬가지로,
나는 내 삶에 대해, 세상에 대해, 하나님에 대해, 내 신앙에 대해,
정말 모르는 것이 많고 질문도 많다.

어떤 것은 그냥 딸딸 외워서 그냥 그런거다…. 이렇게 하고 있는 것도 있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나는 아주 기본적인 것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고등학교때까지만 해도 모든 학생이 다 수학을 배우지만 수학을 엄청 잘하는 재능은 사실 그렇게 쉽게 찾을 수 있는게 아니다.
역시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인으로 살지만 막상 그 믿음을 더 깊게 이해하고 사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정말 깊은 사색과 고민이 그 삶속에 담겨있는 현인으로부터, 그 지혜를 더 배워보고 싶다.

I’m lost

Lent가 시작되었고,
뭔가 예수님을 더 가까이 하고 싶은데…

  • 나는 여러가지로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고있고
  • 그 어떤 것도 잘 하지 못하고 있다는 심한 자책감이 시달리고 있고
  •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과거에 대한 후회가 유난히 심하게 나를 다스리고 있고
  • 뭔가 하겠다고 약속한 것들은 많은데 내가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일까 하는 회의가 가득하다.

예수님은 멀리 있는 것 같고,
나는 홀로 남은 것 같고,
기도는 막혔고,
내 삶은 바쁘게 돌아간다.

누가 이 사망의 늪에서 나를 건저내랴…

사순절 이틀째의 생각

우리는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를 선포한다

이번 사순절에 읽기로 결심한 책.
나는 저자에 대해 아는 바도 없고, 책에 대해서도 별로 알지 못하지만 제목이 좋았고 출판사가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서문에 나온 짧은 단락이 완전히 좋았다.

성직자 후보생을 인터뷰하는 자리에서,
한 면접관은 후보생들에게 버스 정류장에서 어떤 사람이 “부활이 무슨 뜻인지 설명 좀 해보시오. 버스가 오려면 3분이 남았으니 그 시간 안에”라고 묻는다면 어떻게 답할지를 물었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면접관에게 질문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묻자, 면접관은 답했습니다.
“저는 누군가는 이렇게 말해주기를 바랐습니다. 정말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원한다면 당신은 버스를 지나쳐야 한다고 말이지요”

근본없음

나는 딱 이 사람으로부터 믿음에 관한 한 많은 영향을 받았고, 이 사람으로부터 배웠다고 이야기할만한 어떤 한 사람의 선배가 없다.
나는 대학교때 회심경험을 했는데, 내가 다닌 학교는 지방에 새로 생긴 학교였고 물어볼 수 있는 선배들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혼자서 기독교 관련 서적을 잔뜩 사서 공부하면서 기독교의 기본에 대해 어느정도 배우게 되었다.
물론 교회에서 가르쳐주는 내용이 있었고, 나는 어려서부터 교회에 다녔으니 그런 내용들에 많이 익숙했지만, 그렇게 교회에서 가르쳐주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았고, 마침 그때 한국의 기독교 서적이 막 많이 나오기 시작하던 때여서 감사하게도 그 도움을 많이 얻었다.

그리고나서 혼자서 많이 찾아다니고, 알아보면서 여러 경험들을 했다.
좌충우돌 성경공부도 따라다녀보고, 책읽기 모임, 찬양 집회, 약간 신비주의적 기도모임 등등 여러곳을 따라다녀보았다.
그것 말고도 책에서 배운 것으로 여러가지를 해 보았다.
개척교회에서 청년부 만드는 일도 해 보았고, 후배들 모아서 캠퍼스 성경공부 모임도 만들어 보았고, 과 선후배들과 성경공부/책읽기 모임도 해 보았고, 직장에 가서는 직장내 성경공부 모임도 만들어 보았다.
누가 가르쳐준것 없이 그냥 그런거 해보자… 해서 아주 무식하게 달려들어서 했던 일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참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고, 그분들로부터 많이 배우기도 했지만,
그중 어떤 딱 한분이 내 영적 스승이라고 이야기할만한 분들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면….
결국 나는 예수님만이 내 유일한 스승이라고 (교만하게) 말할 수 있을까.
그것도 아닌 것 같다.
20대에 내가 만났던 예수님, 30대에 내가 보았던 예수님, 40대에 나와 동행해주셨던 예수님, 50대에 나와 함께 하시는 예수님은 조금씩 다른분이다. ㅠㅠ
예수님이 바뀌신것 아닐테고, 내가 바뀐 것이겠지.

그래서 나는 뭐 딱 근본이 없다.
그래서 나와 이야기를 해보고 나서는 흔히 대화 상대가, ‘아 이 사람은 나와 생각이 비슷하구나’라고 쉽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 그런 이유가, 아마도 그분의 현재상태에 뿌리를 두고 있는 그 생각을 나도 어설프게 알기도 하고, 동의도 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근본도 없고, 깊이도 없지만,
나름 이렇게 예수님 믿는 것도 가능한것이겠다…

전쟁과 정의

나는 전쟁을 겪어본 경험이 없다.
우리 부모님을 통해 들었던 간접적 경험, 책이나 영화, 혹은 TV 다큐멘터리 등에서 배웠을 뿐이다.

그럼에도,전쟁은 끔찍하다.
어떤 이유에서든, 전쟁은 끔찍하다.

나는 스스로를 ‘평화주의자'(pacifist)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너무 쉽게 어떤 전쟁을 의로운 전쟁 (just war)라고 이야기하는 어떤 사람들에대해 몹시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정말, 정말, 아주 극단적인 어떤 상황에, 전쟁이 필요할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기는 하다.

그럼에도, 전쟁은 정말 끔찍한 것이다.

지난주 있었던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미국 대통령 사이의 말싸움이 큰 뉴스가 되었다.
나는 복잡한 국제정치도 잘 모르고, 외교 그런 것도 모른다. 그런것에 수싸움을 계산할만큼 통찰이 있지도 않다.

그러나…
나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대해 다음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1.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것은 잘못이다.
  2.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보다 훨씬 더 강력한 군사력과 국력을 가지고 있다.
  3. 서방세계가 러시아를 징계하는 모든 행위들이 충분히 잘 작동하고 있지 못하다. 러시아는 여전히 건재하다.
  4. 지금도 그 전쟁 속에서 사람들이 계속 죽어나가고 있다. 그중에는 북한사람도 있다.
  5. 우크라이나의 요구를 러시아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없다.

상황이 이렇다면,
러시아의 침략이 잘못되었고 어쩌고를 다 감안하고 생각해 보아도,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정말 안타깝겠지만 손해를 본 상태로 정전을 하는 것 말고는 다른 해결책이 없는 것 아닌가.

나는 지금의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
(적어도 내 기독교인으로서의 양심으로 그렇게 하기 쉽지 않다.)
그리고 지난주에 미국 대통령이 다른 나라 국가원수를 그렇게 모욕한 행위는 여러가지로 비판받을만 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쩌면….
정말 이런 방법이 아니고는 지금 사람이 계속 죽어가는 전쟁을 마무리지을 다른 방법이 없어 보인다.

러시아는 나쁘고,
트럼프도 나쁘고,
우크라이나는 불쌍하지만…
어쩌면 트럼프가, 그가 공약한대로, 이렇게 전쟁을 종식시키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여기서 그건 정의가 아니라고, 그건 옳지 못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알고 있고, 나도 당연히 심정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지만….
그 엄청난 러시아의 국력과 군사력 때문에 그 정의가 구현될수 없는걸 어쩌랴.
이렇게라도 전쟁을 멈추어서 사람이 더 죽지 않게는 해야하지 않겠나…
뭐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