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임한 하나님 나라와 아직 임하지 않은 하나님 나라 (3)

하나님 나라와 함께 접했던 것이 적어도 내겐 ‘기독교 세계관’이었다.
그건 이 땅에서 하나님의 통치가 펼쳐진다는 이야기를 네덜란드의 개혁파 신학전통에 맞추어서 풀어낸 한가지의 담론이었다.

이 세상의 모든 영역에 그리스도의 주권이 선포되게 하자는 일종의 운동이었고, 그것은 내게도 매우 큰 영향을 주었다.

그때 열정적으로 접했던 것은 프란시스 쉐퍼였고, 나는 쉐퍼에 열광했다.
그 책을 가지고 사람들을 모아서 책읽기 모임을 하기도 했고,
그 내용으로 친구들과 토론을 하는 일도 자주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이야기했던 기독교 세계관이라는 것은 하나님 나라를 풀어내는 한가지의 방법이었고, 절대적인 것이 아니었음에도, 나는 그것이 THE 기독교 세계관이라고 생각했고 그것에 탐닉했었다.

흥미롭게도/아니면 자연스럽게도,
그때 그렇게 그런 식으로 하나님 나라 운동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그 후 정치적 신학적 극우가 되어버리는 일들이 많이 있었다.
그건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 당시 내가 접했던 하나님 나라 운동 혹은 기독교 세계관 운동의 신학적 논리적 구조가 가지는 본질적 문제였다.

다시 말하면 그 논리를 계속 따라가다보면 결국 다다르게 되는 것은 신학적 근본주의 / 정치적 극우가 되어버린 다는 것이다.

90년대 한국에서는 그런 기독교 세계관을 비판하는 담론들이 많이 형성되었고, 나는 그런 기독교 셰계관 운동에 대한 비판을 비판적으로 지지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런 지적에 적극적으로 공감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생각을 많이 이해하게 되었고 심정적으로 많이 지지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