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선 사람

역시 지난 주일 예배시간에 있었던 일.

나는 조금 뒤쪽, 문 바로 옆쪽에 앉아있었는데, 아직 예배가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을때 홈리스 노인 한 사람이 문으로 들어와서 내가 앉아있는 곳으로부터 약간 떨어진 곳에 계속 서 있었다.

그분은 홈리스가 끌고 다니는 작은 카트 하나를 끌고 들어와서는 뒤쪽에 그냥 조용히 서서 예배가 진행되는 모습을 보았다.

한 10분정도 그렇게 서 있었나…

그리고는 그분은 바로 밖으로 나갔다.

내 생각엔 나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그분의 존재 자체를 인식하지도 못했던 것 같고,
그분은 그냥 아무도 그분의 존재를 알아채지도 못하게 짧게 예배에 참석하고 갔다.

나는 그 홈리스 할아버지가 그렇게 나간 이후 계속 예배에 집중할 수 없었다.

내가 가서 말이라고 붙였어야 했던 걸까.
나 말고는 그분을 아무도 못본 것 같았는데.
가서 여기 내 옆에 앉아라 그렇게 권하기라도 할껄 그랬나.

마침 그분이 그렇게 서 있던 동안에는,
앞에서 아주 잘 차려입은 한 가족이 나와서 자신의 가족을 소개하고 advent를 상징하는 촛불을 켜는 순서가 진행되고 있었다.

잘 차려입은 화목해 보이는 가족이 앞에서 촛불을 켜고 있을때,
그 홈리스 할아버지는 외롭게 그렇게 뒤에 서 있다가 나갔다.

아직도 나는 마음이 많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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