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회 설교를 마치고 (5)

내 가설은 이렇다.

1. 우선 생각이 유연하고 자유로운 사람들은 교회에 관심이 없다.

그래서 이미 교회에 와 있는 사람들은 이미 생각이 경직되어 있는 사람이 많다.

교회는, 생각이 유연한 더 큰 대중을 놓치고 있고, 생각이 경직되어 있는 (그리고 그 population이 줄어들고 있는) 사람들을 target으로 여전히 움직이고 있다.

2. 생각이 유연한 사람들이 교회에 오면, 두가지 선택이 있다.

하나는, 유연했던 생각을 포기하고 종교화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유연했던 생각을 가진채 교회 내의 주변인으로 남는 것이다. (물론 교회를 떠나는 option이 있지만,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은 그런 option을 택하겠지만… 일단 그것은 열외로 하자.)

그러다보니, 교회 연륜이 길고, 핵심 리더들일수록 생각이 경직되어 있고, 종교화되고, 그래서 이원론의 문제가 더 큰 이슈가 아닌가 싶다.

3. 여전히 세속화, 혼합주의의 물결은 기독청년들 전체를 흔들고 있다. 심지어는 top leader들도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화석화된 종교의 힘은… 세속화의 문제보다 더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이런 사람들은 세속화와 이원론 두가지의 trap으로 부터 다 나올 필요가 있지만… 더 심하게 이런 사람들을 파괴하고 있는 것은, 그리고 더 급하게 교정이 필요한 것은 이원론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강력한 화석화된 종교의 힘이 아직(?) 덜 미치는 더 큰 대중은 세속화/혼합주의의 이슈가 더 큰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4. 교회 내에서 주변인으로 남아 있거나, 여전히 기독교라는 종교에 반감이 있는 소수는, 차라리 ‘기본적인 복음’을 이야기 했을때, 나름대로 그 안에서 이원론의 문제나 세속화의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해보려는 시도를 해보는 것 같아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화석화된 종교라는 독이 아직 이들에게 퍼지지 않은 것이겠다.

5. 아직 자기는 복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고 주장(?)하는 한 아이와 대화를 나누었다. 이 친구는 여러가지 지적인 질문들을 가지고 있었는데, 교회에 오면 자기 이야기는 들어보려고 하지도 않고 한시간씩 ‘어른’이 자기 얘기만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나서는 서로 ‘대화’했다고 이야기한다고 난감해 했다.

그 친구의 궁금한 점을 많이 듣고, 내가 약간 가이드를 주면서… 많이 encourage 해줬다. 그 궁금한 것을, 혹시 나중에 예수를 믿더라도 버리지 말고 계속 가지고 가라고. 예수 믿더라도 너무 쉽게 종교인이 되지는 말라고 얘기해줬다. 이 친구는 이번 수양회에서 예수님을 믿겠다고 결신을 하지는 않았는데… 이제 자기도 ‘거의 다 온 것 같다’고 내게 얘기해 줬다. 아마 몇주 후에는 자기도 크리스천이라고 선언하게 될 것 같다면서.

정말…

너무 마음이 무거웠다.

복음의 능력과 힘은 대단히 큰데..

그것은 여전히 모든 이들에게 소망인데…

종교가 그것을 먹구름처럼 가리고 있었다.

종교화 때문에,

자신의 살아있는 생명력있는 신앙이 화석으로 변해가고 있는데…

마치 자신의 몸이 서서히 돌로 변하고 있는 것 같이…

그것을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람들도 만날 수 있었다.

복음이라는 생명의 약에,

화석화된 종교라는 독약이 섞여서…

사람을 살리는 힘은 현저하게 없어져 버리고,

그 독의 효과는 계속 퍼져가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나는,

그 앞에서 정말 무기력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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