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회 설교를 마치고 (3)

둘째날 아침에는, ‘하나님 나라’ 강의를 아주 쉽게 풀어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그런데 하다보니 내가 흥분(?)해서 약간 어려운 내용까지도 cover하는 실수를 좀 범했다. 그래서 시간 조절을 잘 못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청년부의 리더들, 그리고 목사님이…

내가 이야기한 ‘하나님 나라’에 대한 관점을 적극적으로 거부하는 것이었다. -.-;

하나님 나라는 죽어서 가는거 아니다.

하나님의 통치가 이 땅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하나님 나라다.

영원한 통치의 회복이 있겠지만, 예수의 초림으로 이미 그 시작이 되었다.

뭐 이런 내용을 도무지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다.

충격이었다.

아니, 하나님 나라 라는 건… 이제는 다들 받아들이는 개념 아니야? 아직도 그냥 죽어서 천당가는 그런 관점으로 하나님 나라를 이해하는 거야?

결국은 세대주의적 전천년설에 근거한 이원론적 천국 개념으로부터 한 걸음도 더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그냥… 여기에서 결론을 낼 수 없겠다 싶어… 물러났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내가 믿는 기독교에서 ‘하나님 나라’라는 개념을 포기하면 뭐가 남을까? 그래도 여전히 내가 믿는 신앙이 지금 이 기독교 신앙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하나님의 통치라는 개념으로서의 하나님 나라를 거부하는 이들과 나는…

과연 같은 신앙을 갖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같은 신앙이 아니라면 도대체 뭐란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