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ving the Big A (12) – 마지막

마지막으로,

내가 Apple을 떠나면서, 그리고 이 시리즈의 글을 쓰면서, 가장 불편한 것은 이것이었다.

결국 내가 Apple을 떠난 것은,

대단한 신앙적인 결심이나, 의를 추구하는 가치 때문이 아니었다.

그냥 내가 그곳에 있는 것이 많이 ‘불편했기’ 때문이었다.

그곳에 있는 어떤 순간에는,

아… 내가 꽤 큰 폭의 paycut을 감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여기에서 나가고 싶다…. 그런 생각을 했었다.

(뭐 다행히도… 지금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먼저 나를 접촉해서 hire 하는 과정에서, 나는 좋은 조건으로 이직을 할 수 있었다.)

옛날 우리 부모님 세대는,

자식이나 가족을 위해서 여러가지 수모를 견디어가며 자신의 꿈을 포기해가며 그렇게 돈을 버는 일이 흔했는데…

아니, 뭐 굳이 우리 부모님 세대뿐 아니라…

지금 내 세대 아니, 나보다 아래 연배의 후배들도… 이 직장 때려쳐 말아… 그런 생각 하면서 나를 희생해서 우리 가족을, 내 아이를… 뭐 그런 생각으로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은데….

나는 왜 그렇게 생각하고 기꺼이 희생하기로 결심할 수 없었을까?

어쩌면 나는 ‘복에 겨워’ 다른 회사에서 오라는데도 있어서… 

그 회사가 월급 더 주고 데려가는 상황에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대해… 내 결정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참… 할 말이 없다.

막막하기 까지 하다.

그리고… 많이 부끄럽다.

이 시리즈의 글을 이렇게 쓴 것은,

어떤 사람을 비난하기 위해서도, 어떤 회사를 고발하기 위해서도 아니다.

결국… 이렇게 부끄러운 나 자신에 대한 고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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