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여유가 없다면…

내가 예전부터 가지고 있던 지론(?)은,

사랑할 여유가 없을 만큼 바쁘게 사는 것은 죄이다… 라는 것이었다.

어떤 사람은 좀 더 바쁘게 살더라도 사랑할 여유가 있을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은 별로 바쁘게 살지 않더라도 사랑할 여유가 없을 수도 있으니,

사람마다 바쁘게 사는 정도를 자신에 맞게 조정해야 할 터인데…

지난 두어주 정도,

사람을 사랑하고 돕고 하는 이메일, 카톡, 텍스트 등등이 쏟아졌다.

대충 4~5사람을 동시에 ‘도와주는’ mode에 있었던 것 같다.

어제 오후 카톡 하나가 띵~ 하고 들어왔을때…

어휴… 뭐가 또….

그 생각이 든 순간,

금방 내게는 red flag이 올라왔다.

….

나와 내 아내는, 

결혼기념일보다 2월 16일을 더 소중하게 생각한다.

97년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에..

서로 좋아하는 마음이 있는걸 빤히 알고 있으면서도.. 서로 이야기하지 못하고… 그냥 그렇게 지났는데….

(게다가 내가 박사과정을 그만두어야 할지 말지를 고민하고 있었을 때였기에 나는 정말 무언가를 시작할 자신이 없었다. 자칫 그냥 내가 내 아내에게 부담만 주게될 것 같아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했었다.)

2월 15일, 

내 아내 (그 당시는 ‘수영이’ㅋㅋ)가 대학원 원서를 막판에 준비해서 넣는걸 도와준다고 만나서…

저녁먹고…

머뭇거리다가 (정말 많이 머뭇거리다가..) 자정이 조금 넘어서 사랑을 고백했었다. 

그 이후 17년 동안,

나도 내 아내도 참 바쁘게 살아왔다.

지금의 나를 돌아보면,

내 아내를 사랑할 여유를 잃어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내 아내를 사랑하는 일은,

내가 회사의 project를 잘 해내는 일이나, 성경공부를 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일텐데 말이다.

Dallas Willard가 John Ortberg에게 이야기했다고 하는 충고를 따라, 내 삶을 좀 정리해야할 듯 하다.

“You have to ruthlessly eliminate hurries in your life.”

(but… I don’t yet know ho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