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믿는 우울함?

“데이비드 브레이너드의 생애와 일기”라는 책은 거의 30년쯤 전부터 한번쯤 읽어야지 하고 생각만 하고 있으면서 막상 한번도 읽어보지 못한 책이다.

조나단 에드워즈가 편집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데이비드 브레이너드는 사실상 우울증이 있던 사람이었던 으로 보인다.

나는…
심각한 우울증과 싸우고 있는 것 같아 보이지는 않지만,
때로 내 신앙이 나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아, 물론 내 삶의 여정 속에서 약간의 우울증과 싸워야 했던 기간도 있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이번 연말 휴가기간에 읽을 책으로 데이비드 브레이너드의 생애와 일기를 뽑았다.
마침 ebook으로 나온 것이 있어 바로 샀다.

도대체 하나님을 믿으며 내가 가지고 있는 이 깊은 영적 목마름,
그로 인한 깊은 우울감,
때로는 그것 때문에 하나님과 거리를 두게되기 까지 하는 이 증상들이 도대체 어떤 것들인지 조금 더 살펴보고자 한다.

정치의 위험성

James Davison Hunter가 지은 “To Change the World”라는 책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사회가 건강할때는 사회의 여러 분야가 함께 종합적으로 작동한다.
경제, 교육, 문화, 예술 등등.

그러나,
사회가 건강함을 잃어버리면,
그 사회는 그 해결책을 정치에서 찾으려고 한다.

그 이유는,
정치는 자신의 의지를 강압적으로 성취하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정치적으로 승리하면, 그것을 이용해서,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따라야만하는 법/체제/행정등을 운영할 수 있게 되고, 그것은 자신의 의지를 강압적으로 모두에게 강요하는 것이다.

음…
이거 정말 완전 맞는 말인 듯.

나는 이 책을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
인터넷에서 이 책에의 이 부분만 언급하는 것을 보고, 우아… 옳다…고 생각했다.

그런의미에서,
정치가 세상을 바꾸는 유일한 방법인것 같아 보이는 사회는,
심하게 병든 사회이다.

지금의 한국이나 미국은… 불행하게도 그렇다.

Francis Schaeffer

나의 20대 신앙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은 아마도 Francis Schaeffer였을 거다.
대학생일때 처음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고서는 한참동안 그 충격과 감동을 가졌던 것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그 후 Francis Schaeffer의 여러 글들을 읽으며, 또 그분을 추종하는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며, 나는 참 많은 것을 배웠다.

불행하게도 그 후에 Francis Schaeffer의 어떤 입장들이 지나치게 치우쳐져 있다는 것과 그 계열의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후에 미국의 우파 정치세력과 결합하여 변질되는 것을 보게 되었고, 나는 조금씩 Francis Schaeffer로 부터 멀어졌다.

어제 문득, Francis Schaeffer를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그리고서는… 과연 Francis Schaffer의 어떤 영향이 내게 남아있는가를 생각해보았다.

무엇보다도 제일 내게 깊게 영향을 준 것은,
모든 생각과 삶과 행동 그 모든 것을 온전히 그리스도의 주권아래 두어야 한다는 생각인 것 같다.
그 전제 아래 그분이 생각했던 것들중 어떤 부분에는 내가 더 이상 동의하지 않지만, 그리스도의 주되심 앞에 삶의 전 영역을, 세상의 모든 것을 드린다는 것은 여전히 내게 가장 소중한 가치이다.

그리고 또한,
그분이 이야기했던 어떤 형태의 변증(apologetics) 역시 내게 지금까지 영향이 있는 것 같다.
결국 Francis Schaeffer는 세상이 ‘객관적’이라고 이야기하며 펼쳐놓은 대화의 장 자치게 객관적이지 않다는 주장을 했었고, 한편 그것에 지금도 동의하고 있는 듯 하다.

Francis Schaeffer에 대해 실망하고 멀어지면서,
한동안은 그분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고 살았는데,
어제는 문득… 내가 20대에 Francis Schaeffer를 만났다는 것이 blessing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Nuclear Fusion!?

핵융합으로 에너지를 뽑아내는데 성공했단다!

내가 학생이던 시절에,
MIT에는 Plasma Science and Fusion Center라는 곳이 있었다.
그곳에는 가깝게 지내던 친구가 박사과정을 하고 있기도 했고.
나중에 박사를 마치고 그곳에서 포스트닥을 하게될뻔 하기도 했었다.

그때 그곳에 있던 친구에게 가끔 묻곤 했었다.
핵융합이 결국 될 것 같니?

그 친구는 그러면 웃으면서 이렇게 말하곤 했다.
잘 모르지. 내 생각엔 적어도 가까운 미래에 될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가끔은 하나님께서 그것을 허락하실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
그건 거의 하나님으로부터 에너지를 뽑아내는 것과 같은 일이거든.

그 친구는 토카막을 이용해서 핵융합을 하는 것을 연구하고 있었고,
이번에 LLNL에서 성공한 방법은 레이저를 이용한 것인 것 같다.

그 친구가 농담삼아 한마디 했던 것이 내겐 계속 마음에 남아 있었다.
핵융합은 하나님께서 금하신, 인간으로는 다가갈 수 없는 기술의 영역이라는 생각.

여러 과학기술의 발전에서 볼 수 있듯,
그런식의 생각은 사실 매우 어리석은 생각이다.

나는 핵융합에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혹시 조금 안다고 하더라도 이번에 LLNL에서 개발한 기술이 어떤 것인지, 얼마나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인지를 분별해낼만한 지식이 없지만,
어쨌든 이건 참 대단한 기술의 발전인 듯 하다!

PC and TC

지난 금요일 성경공부 시간에 나눈 이야기.

PC (political correctness)는 그 자체로 나쁜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일수도 있고, 존중일수도 있다.
그렇지만 PC가 그 속에 어떤 특정한 정치적 아젠다를 가지고 있을때,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는 변질될 수 있다. 그리고 PC에 대한 지나친 강조가 때로는 현실 자체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잘못을 범할 수 있다.

TC(theological correctness)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신학적으로 올바른 것은 매우 좋은 것이다. 추구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TC가 어떤 특정한 신학적 아젠다를 가지고 있을때, 그것은 진리를 가릴 수 있다.
그리고 TC가 설명해내거나 담아내지 못하는 현실 자체를 제대로 포괄하지 못할 수 있다.

가령,
어떤 사람의 어려움, 불행 등이 있을때,
그것을 그 사람의 죄 때문이라고 이야기하지 않는 것은 TC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옳다!
어떤 어려움에 빠져있는 사람에게 너의 어려움이 너의 죄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대단히 폭력적일 수 있다.

그러나…
정말 어떤 경우에 하나님께서 그 사람에게 그분의 은혜로운 섭리 안에서,
그 어려움을 통해서 그 사람의 죄를 드러나게 하실 수도 있지 않을까?
적어도 내게는 그런 경험들이 분명히 있었다.
내가 어려움에 빠졌을때, 그것을 통해 내 죄가 더 명확하게 드러나는 경험들.

TC를 강조하다가 잘못하면 매우 중요한 것들을 놓치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한국 30-40세대의 신앙생활 탐구

어제 한국교회탐구센터에서 한국의 30대, 40대의 신앙생활에 대한 연구를 한 결과를 발표했다.

아… 진짜…
이런 것들을 들어보면…
어쩌면 이미 알고 있는 것, 사람들은 이미 다 알고 있는 것…
그런데 목사님들만 모르고 있는 것을 반복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조사와 연구를 하는 작업들이 참 유용하고 좋다!

참 어리석다…

어제 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괜히 Boston 의 대표적 신문인 Boston Globe website에 들어가 보았다.
그렇게 한 20분 web surfing을 하다보니 youtube에서 어떤 사람이 Boston 관광을 하는 영상을 보게되었다.

나는 Boston에 참 오래 살았다.
정말 지겹도록 ㅎㅎ

그런데…
막상 그렇게 Boston 관광을 하는 영상을 보니,
내가 Boston의 관광 명소(?)들의 대부분은 가보지 않은 것이었다.
그냥 그 앞에 차를 타고 휙~ 지나간 일들은 많았는데, 막상 그런 곳에 가서 자세히 본일은 한번도 없었다.

아…참 어리석다.

이거 완전 전도서 이야기다.

그냥 내게 주어진 것을 감사하고, 그 속에서 누리면서 즐기는 것이 인생의 지혜라는 것.

음….
아마도 나는 지금도 그렇게 어리석게 살고 있는 것 같다.
이곳에서, 지금 이 시간에, 누리며 감사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지나쳐 버린 채,
어쩌면 영영 오지 않을 미래를 향해 죽어라 달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참….. 이번 전도서 묵상은 여러가지로 내게 많은 생각을 준다.

혼자 해보는 예측

나는 전반적으로 소프트웨어 중심의 실리콘 밸리에 버블이 있다고 본다.
특히 지난 covid-19 기간 동안에 그 버블이 엄청나게 커졌다.

macrotrends.net 이라는 website에서 보면 2021년의 직원수 증가율은 회사별로 다음과 같다.

Google/Alphabet : 15.67% (21,199명 증가)
Amazon: 23.88% (310,000명 증가)
Microsoft: 21.1% (40,000명 증가)
Facebook: 22.81% (13,366명 증가)

이제 2021년만 그랬던 것이 아니라, 지난 몇년동안 계속해서 이 회사들은 매년 그렇게 사람들을 급속하게 뽑아왔다.

그건데 그것과 대비해서 hardware회사들의 20201년 직원수 증가율은 다음과 같다.
Apple: 6.49% (10,000명 증가)
Intel: 9.49% (10,500명 증가)

이게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미 이쪽에 있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의 연봉도 많이 뛰었고,
그 많은 사람들을 그렇게 비싸게 고용하는 일종의 버블이 생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런데…
미국의 정책은 전반적으로 제조업을 다시 미국으로 데리고 오려는 reshoring 에 치중되어 있다.
그 reshoring 정책에 더해서 워낙 중국과의 관계가 나쁘기 때문에 실제로 중국의 회사와 일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가 이곳 실리콘 밸리에 분명히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그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서 소량의 물건들을 미국 내에서 만들어보고자 하는 시도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실제로 미국 내의 작은 제조업 회사들에게 연락을 해보면,
그 회사들은 다들 사람을 구하지 못해서 정말 난리다.
구인난이 아주 심각한 수준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지금 미국에서 금리를 계속 올리는데도 고용율이 떨어지지 않는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이런 상황 때문이 아닌가 싶다.

다만 주가를 가지고 직원들을 끌어당기기도 하고, 주가의 상승을 중요한 회사 performance의 지표로 삼고 있던 실리콘 밸리의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타격을 입고 layoff를 하는등 난리를 치고 있는 것이고.
(솔직히 말하면 나는 일부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이런 상황을 일 못하는 사람들을 좀 솎아내려는 기회로 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고 있다. 아 그렇다고 지금 layoff를 당한 사람들이 일을 못하는 사람들이라는 말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지금 까지 layoff를 한 큰 회사들은 일 못하는 사람을 솎아내려는 시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

그래서…
나는 어쨌든 미국의 제조업이 정부 지원을 빵빵하게 받으면서 뽕을 맞아 좀 올라오고, 그래서 중간소득수준의 블루컬러 직종의 일들은 최소한 단기적으로 계속 strong할 것 같다.

문제는…
이미 벌어진 소프트웨어 중심의 실리콘 밸리의 버블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지지 않게되길 바랄 뿐이다…




미친 물가와 외식

요즘은 정말 밖에서 뭘 사먹기만 하면 최소한 20불은 되는 것 같다.
거기에 세금이랑 팁 포함하면…
둘이 먹을때 50~60불 나오는게 그냥 자연스러움.

민우도 없고 하니,
우리는 사실 밖에서 뭐 사먹는 일이라는건 거의 없다.
그야말로 매일 대충 끼니를 때우는 수준으로 먹고 있다.
돈도 돈이지만 저녁에 집에와서 뭘 차려서 먹는다는게 늘 일이니… 그걸 가능하면 많이 줄여서 먹는 방식으로 해먹고 있다.

지난 주말,
정말 무지하게 오랜만에 외식을 했다.
동네 햄버거 집에서 픽업을 해서 집에 와서 먹었으니 뭐 외식이라고 딱 뭐라 하기도 그렇지만.

헐.
진짜 오랜만에 이렇게 먹으니 맛있다.
Habit burger는 우리가 아주 좋아하는 햄버거 집이다. 민우와 아내가 모두 다 좋아한다.
그냥 fast food 햄버거 보다는 살짝 더 비싸지만, 아주 비싸지 않으면서도 그 자리에서 직접 불로 요리해서 버거를 만들어주니 나름 괜찮다.

둘이서 햄버거 두개, Fries 두개를 샀는데 20불이 좀 넘었다.
그 와중에 콜라는 집에 와서 집에 사 놓은 것으로 먹었다.

이렇게 물가가 미친듯이 오르고 있으니,
월급이 미친듯이 오르지 않는 한 이 물가에 맞추어서 살기란 만만치 않다.
그런데 Silicon Valley 여기 저기에서 layoff를 하고 있는 와중이니, 회사에서 월급을 열심히 올려줄 가능성은 그렇게 많지 않은 듯.

정말 이제 파티가 끝난 것이 아닐까.

South Korea vs. Korea

내가 국민학생일때,
독일에서 만든 미니카 하나를 선물로 받았었다.
그 당시 미니카 자동차는 쉽게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적어도 내가 살던 동네에선 그랬다 ㅎㅎ)
그러니 내겐 소중한 장난감이었다.

그런데 그때 그 미니카 아래에,
Made in West Germany 라고 써 있었다.

참 이상했다.
그때 Made in West Germany라고 써 있는 것을 읽을 수 있을 정도였으니, 아마도 내가 국민학고 5~6학년은 되었을 때였겠고, 그러면 80년, 81년 그 정도 였을 텐데..
그때 한국에서는 당연히 우리가 ‘유일한’ Korea이고 북한은 ‘괴뢰정권’이라고 교육을 받을 때였다.

그러니… 서독에서,
자신이 유일한 독일이라는 것을 주장하지 않고 West Germany라고 쓴다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아마 그때 우리나라에서 만드는 것을 Made in South Korea라고 썼다면 거의 역적 취급 받았을 것다.

그런데…지금 월드컵이나, 아니면 그냥 한국 밖의 여러 뉴스등을 보면 한국을 South Korea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우리도 그걸 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한때 서독이 자신을 West Germany라고 부르는 것을 이상하다고 생각했었고,
그후에 뭔가를 조금 더 알게되면서 그렇게 자신의 West Germany라고 부르는 것이 일종의 자신감일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하며 그것이 부러웠었다.

이제 한국도 조금씩 자신을 South Korea라고 대외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것이 어떤 의미에서 우리가 더 이상 유일한 Korea라는 것을 박박 우기며 주장하지 않아도 된다는 일종의 자신감의 표현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도… 이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내가 Korea에서 왔다고 이야기하지 않고 South Korea에서 왔다고 이야기해 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