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검소하지 않다!

민우는 늘 내가 매일 똑같은 옷만 입는다고 놀린다.

그러면서, 내가 늘 무언가를 사는 기준은 ‘싼거’ 라고 이야기한다.

정말 그런가?

그런 것 같다.

나는 정말 ‘싼거’를 좋아한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비싼거를 별로 즐기질 않는 것 같다.

내게는 50불짜리 스테이크나, 5불짜리 햄버거가 뭐 그냥 거기서 거기다. ㅎㅎ

15불짜리 청바지, 10불짜리 티셔츠만 입고 다녀도, 불편하지도 부끄럽지도 않다.

돈 쓰는게 뭐 별로…

그렇게 보면 나는 검소한 것 같아 보인다.

그러나 그럴까?

얼마전에 내 아내가 이렇게 이야기했다. “당신은 그래도 사고 싶은 거 다 산다”고.

음… 사실이다. 

생각해보면 정말 그렇다.

가령, 최근…

나는 무선 마우스 하나가 꼭 같고 싶었다.

쓰고 있는 마우스가 고장이 나서 잘 안되었는데… 그나마 집에 돌아다니고 있는건 뭔가 손에 잘 맞지 않아 영… 불편했다.

한 2-3일 견디다가…

어느날 퇴근 길에 Fry’s에 들려, 20불짜리 무선 마우스 하나를 턱 샀다.

뭐 물론 비싼거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치품도 아니다. (꽤 마음에 든다. ㅎㅎ)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놓고 보면…

나는 내가 사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을 불과 2-3일을 버티지 못하고 사질러 버렸다.

가만 생각해보면 나는 이런 식인게 많다.

내가 사고 싶다고 생각하는게 별로 비싼 것들이 아니어서 그렇지,

대개 사고 싶다고 생각되는게 있으면 그리 오래 참는 것 같지 않다.

그런의미에서,

나는 결코 검소하지 않다.

절제있는 삶을 사는 것이 나이 들 수록 몸에 배어야 하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