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은혜를 잃어버리게 되는 때는

아둔한 나는,
당연히 은혜를 까맣게 잊고 살때가 많다.

그런데 특히 내가 은혜를 정말 아주 까~아~맣~게 잊을때는,
“악인의 형통”을 보게될 때이다.

악인의 형통은, 참 견디기 어려운 분노를 자아낸다.
이게 뭐 거창하게 악인의 형통… 이렇게 썼지만,
가령 일은 잘 안하고 팽팽 노는 직장 동료가 상사에게 싹싹~ 잘 해서 잘나가는 걸 본다거나 하면 참 정말 열이 받는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뭐라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참 많이 하게 된다.

나는 그런 생각이 아주 그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의를 추구하는 바른 생각일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나를 그 악인과 대비되는 의인의 자리에 놓는 순간 나는 내 마음 속에서 심판이라는 허락되지 않은 폭력을 저지른다.
마구 진노와 판결을 남발하고, 자꾸만 나를 세상의 중심에 가져다 놓는다.

이런 process가 반복되면,
나를 지배하고 있는 원리가 은혜라는 생각은 아주 까맣게, 정말 까~아~맣~게 잊어버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