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성에 맞지 않는 일

중학교때 수학을 뭐 꽤 잘 했다는 이유로 나는 이과를 선택했다.
그러나 고등학교때 나는 내게 수학에 재능이 없다는걸 알았다.

대학때 예수님을 믿고나서 철학적 고민들을 많이 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나는 내게는 이과적 재능보다는 문과적 재능이 더 많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학원때 실험을 하면서, 나는 몸을 부지런히 움직여서 실험을 하는 것이 내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는 그래도 어느정도 직장 내의 여러 일 가운데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서 했으므로 그럭저럭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하면서 사는 것에 대해 큰 불편이 없었는데…

요즘은 회사에서 hard core engineer라기 보다는 그냥 program을 manage하는 일을 하다보니,
아…이건 또 역시 적성에 안 맞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

그래도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하면서 나름대로 학교도 열심히 다니고, 박사까지 마치고, 그걸로 밥벌이도 하고, 아이도 키우고 그렇게 하고 살았으니…
이젠 그러려니 하면서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하는 것을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살아가고 있는 듯 하다.

어떤 사람들은 내게, 아니, 그렇게 적성에도 안 맞는다고 하면서 나름대로 좋은 학교 다니고, 좋은 직장 다녔지 않았느냐고 하는데…
그건 내게도 좀 미스테리이기도 하다.
그냥 내가 적성에 맞지 않는 상황에서 적응해내는 방법은, 그저 ‘열심히 하기’였던 것 같다.
그리고 내 사정을 별로 봐 주시지 않고 나를 막~ 굴리시는 우리 하나님께서 이리저리 나를 몰아가셨던 것 같다.

나는 빠릿빠릿하게 내 앞길 챙겨가며 살아가는 것을 잘 하는 사람은 확실히 아니다.
나는 그냥 주어지면 그거 열심히 배워가며 그럭저럭 해나가는 사람인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딱 적성에 맞지 않더라도 그 일을 그럭저럭 하는 것이 내 적성인지도 모르겠다.

하고 싶었던 분야의 공부도 결국 못했고,
하고 싶었던 직업도 갖지 못했고,
가고 싶었던 쪽의 직장도 가지 못했고,
50대가 되면 되고 싶었던 모습의 사람으로 내가 되지도 못했다.
그러니 앞으로도 내가 어떤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거나, 무슨 쪽의 일을 더 해보고 싶다고 하더라도 그게 내 뜻 대로 안될 것이 분명하다.^^

나중에 하나님께서 내가 그분을 뵈었을때,
너 하고 싶은거 많이 못하고 살았으니, 너 하고 싶은거 좀 하게 해줄께 라고 해주셨으면… 하고 바랐던 때가 예전에 있었으나,
점점 철이들고 나이가 들면서는, 내가 하고 싶은 것 (my desire)가 많이 정화되어 나중에는 그저 모든 것을 마음에 품고 살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소망이 더 커지고 있다.

적성에 맞는 일을 하는 것 보다는,
사랑을 배우며 사는 것이 더 소중하다는 생각을 참 많이 한다.

내가 바라보는 한국과 일본 technology 업계 (7)

이렇게 해서 일본 회사가 휘청하면 속이 시원할까?

솔직히 말하면 나는 그렇지 않다.
나는 실제로 일본의 그런 재료회사에 있는 사람들과 만나서 밥도 먹고, 이메일도 하고, 밤 늦게까지 개인적인 이야기도 나누고 한 사람들이 꽤 있다.

일본 회사가, 일본 경제가 휘청해진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나는 당장 그 사람들이 떠오른다.
밤 늦게까지 함께 일하고 근처 라면집에서 라면 먹으면서 함께 자녀교육 이야기, 회사에서 스트레스 받는 이야기, 출퇴근하면서 고생하는 이야기를 나누었던 테라타니상이나 타카히로로상, 토모노상 같은 사람들의 얼굴이 당장 떠오른다.

일본 재료업체들이나 부품업체들에 가보면, 한국말을 잘 하는 일본 사람들을 만날때가 많다. 한국에 3년, 5년씩 살면서 sales를 했다는 사람들이다.
나는 당장 그런 일본에 있는 ‘한국통’들의 job이 힘들어지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뭐 나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일들에 대해 어떤 깊은 통찰을 가질만한 식견이 있지는 않지만,
적어도 내가 가지고 있는 좁은 경험으로 보면,
이번에 일본 정부가 벌이는 일은, 많이 이해가 안된다.
한국은 그래도 괜찮을 것 같다.
일본에 있는 내가 아는 사람들이 걱정된다.

뭐 이정도로 정리될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 좀 싸우지 말고 잘 지냈으면 좋겠다…

내가 바라보는 한국과 일본 technology 업계 (6)

가령 한국의 삼성에서 플렉시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만드는데, 거기에 일본 Sumitomo의 폴리이미드 필름이 들어간다고 하자.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에서는 누가 ‘갑’이 될까?

그건 시나리오에 따라 다르다.

삼성에서 요구하는 폴리이미드를 만드는 회사가 일본의 Sumitomo말고 다른데가 없다면 Sumitomo가 힘을 갖게 된다.
반면, Sumitomo가 만드는 폴리이미드의 대부분을 삼성이 소비하고, 삼성은 Sumitomo 말고도 다른 option이 있다면 이때는 삼성이 갑이다.

지금 일본이 이깃장을 놓고 있는 재료들은 그렇다면 이중 어디에 해당할까?

나는 직접 그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 아니어서 확실히 알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내가 이해하는 바로는 이게 한국의 숨통을 조여서 확 산업이 죽어버리게 할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가령, 내가 얼마전에 이쪽 실리콘 밸리에 있는 엔지니어와 이야기를 하면서, 삼성 Galaxy fold의 겉면의 플라스틱 필름이 어느회사것인지 궁금해서 물어본적이 있었다. 그랬더니 그 사람이 Sumitomo것을 쓴 것같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나는 왜 하필 Sumitomo냐고 물었더니 삼성이 한국 회사와 일하면서 그걸 해보려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실제로 한국 회사로부터도 꽤 괜찮은 물건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한국 회사가 계속 그렇게 안정적으로 물건을 잘 생산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삼성에게 없어서 결국 일본 회사를 선택했다고…

대개 재료선택이 그런식이 많다.
이 회사도 있고, 저 회사도 있는데…
어떤 회사를 선택할때 기준이 결국은 stable한 supply가 되느냐 하는 것이.

그런데….
재료회사의 공급이 stable하지 않다고 여겨지면 삼성은 어떻게 해야할까?
당연히 공급처를 바꾸는 거지.

나는 그런 의미에서 일본이 이렇게 한게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니 왜 이런 자해행위를 하는 걸까?
이거 잘못하면 일본 회사들 휘청하게 만들수 있는 아주 위험한 도박인건데…

내가 바라보는 한국과 일본 technology 업계 (5)

트럼프 아저씨가 깽판을 치고 있어서…
지난 수십년간 지속되어온 국제적 분업체계가 무너져가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살짝 들때가 있다.
그러나 적어도 내가 보기엔 지금의 그런 분업체계의 다른 대안이 거의 없어 보인다.
미국에서는 manufacturing을 하는게 진짜 어렵다. 미국 사람들과 일해보면 그게 무슨 소린지 안다. ㅎㅎ

그런 국제 분업 체제 속에서,
빨리빨리를 잘 하는 한국 기업이 부품이나 완성품을 만들고,
안정적인 일을 잘 하는 일본이 재로나 화학약품, 혹은 일부 부품을 만들어서 공급하고…
그렇게 하는건 꽤 안정적이면서도 합리적인 분업체계인것 같아 보인다.

그런데….
나는 일본의 소니가 한국의 삼성과 같이 스마트폰을 잘 만드는 일이 일어나기는 진짜 어렵다고 본다. 여기에는 빠릿빠릿함의 문화가 아주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의 화학업체가 일본화학업체가 만들어왔던 어떤 플라스틱 재료를 안정적으로 만드는 것은 훨씬 더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왜냐하면 이런 제품관리(quality control)은 어떤 특정한 체제(system)을 잘 적용함으로써 많이 개선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건 물룬 문화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 문화를 잘 enforce할 수 있는 tool들이 이미 시장에서 개발되어 있다고 보는 거다.

그 대표적인 예가 삼성과 SK 하이닉스의 반도체다.
DRAM 반도체는 소위 ‘수율(yield)라는게 아주 중요하다.
처음 시작한 wafer에서 몇개의 살아있는 반도체 소자가 나오느냐 하는 비율이다.
한때 삼성의 수율은 100%가 넘는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그도 그럴게… wafer 가장자리에 그냥 테스트 삼아서 형성해놓은 반도체 소자들도 다 작동이 된다는 거다.

이게 비전문가들에겐 어떻게 들릴지 모르지만, 정말 기가막힌 일인거다.

가령 일본 도시바와 한국의 삼성이 같은 크기의 웨이퍼에 같은 크기의 반도체 소자를 만드는데, 도시바의 수율이 90%이고, 삼성의 수율이 99%라면, 삼성은 도시바보다 같은 품질의 반도체를 9% 싸게 공급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한국의 제조업은 이런식으로 이미 아주 높은 수준의 quality control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왔다.
그래서 나는 일본의 꾸준함을 한국에서 구현해내는 것이 아주 불가능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적어도 문화적으로는.


내가 바라보는 한국과 일본 technology 업계 (4)

반면 한국은 스피드가 장난이 아니다!

실리콘 밸리 회사 입장에서 보면 이건 정말 엄청난 advantage이다.
보통 회사에서 일할때는,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라는 정도로는 일을 할 수 없다.
아침 10시 일을 아침 11시로 미루지 말라 정도가 회사의 템포이다.
그러니 정말 후다닥 일을 해내는게 진짜 중요하다.

특히 새로운것을 개발할때는 소위 ‘fail fast’라는 개념이 있다.
뭔가를 후다닥 해서 만들어보고, 문제가 있다면 그걸 빨리 발견해서 포기할건 빨리 포기하자는 아이디어이다. – 이건 정말 완전 중요하다!

그런데 이런 회사가 일본이랑 일을 하려면…..

한국은 보통 유행에도 아주 민감하다. 한국 출장을 가면 여자들의 옷차림의 트렌드가 진짜 잘 바뀐다.
그런데 일본 여성 사무직의 옷차림은 언제나 그래로이다. 검은 정장에 검은 구두에 묶은 머리.

한국 사람들은 약간 지난 시절의 것을 뒤쳐진 것으로 여기는데 반해,
일본 사람들은 약간 지난 시절의 것을 잘 지켜서 안정적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

내가 바라보는 한국과 일본 technology 업계 (3)

일본 회사와 일을 할때는 속터지는 것을 많이 참는 수련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

가령, 일본의 어떤 회사에서 10cm 길이의 플라스틱 막대를 만든다고 하자.
그리고 내가 그걸 받아서 쓰려고 한다고 하자.
내 제품이 10cm 길이의 플라스틱 막대를 요구하는 제품이라면, 이건 완전 짱이다.
일본 제품은 10cm에 길이 오차가 완전 적은… 그야말로 아주 믿음직하게 10cm 길이의 플라스틱 막대를 잘 만든다.

그런데 내가 제품을 만들다보니, 이걸 10.5cm로 바꾸어야 한다고 하자.
이럴때 일본 회사는 완전 힘들어 한다. -.-;
아니, 그거 10.5cm 짜리 그냥 후다닥 만들면 될 것 같은데, 길이를 5%나 길게 만드는 것은 그렇게 쉽게 결정을 할 수 없다며 줄줄이 upper management의 결제를 받는다. 그 결제를 받는 과정도 무지하게 복잡하고 힘들다. 그까짓거 그냥 쪼금 길게 좀 만들어 주면 좋으련만… 그걸 그렇게 힘들어 한다.
게다가 내부적으로 10.5cm짜리를 만들도록 허락이 되었다 하더라도, 10.5cm에 오차가 0.01cm 이하가 될때까지는 외부에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이야기하고 불완전한 것을 잘 보여주려고 하지 않는다.

뭔가를 개발할때 하루가 delay되면 거의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이 생각하는 silicon valley의 생리와는 완전히 잘 맞지 않는거다.

이게 내가 경험한 소위 일본의 ‘장인정신’이다.
이 사람들은 익숙한 것은 정말 잘 만든다.
아주 퀄리티를 믿을 수 있다.
그런데, 그 익숙한 것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정말 힘들어하고, 모든 process가 완전히 느려진다.

일본에 가면 때로 한국의 70년대가 아직 남아있는 것 같이 느낄때가 있다.
일본은 그렇게 변화를 잘 수용하지 않는 문화가 있다.
우직하게 꾸준히 최선을 다해서 하는 것이 미덕인 거다.
신속하게 하는건 이사람들 생리에 잘 맞지 않는다.

내가 바라보는 한국과 일본 technology 업계 (2)

보통 실리콘 밸리에 있는 회사들은 자신들이 개발한 제품을 대량생산하는 일을 해외의 다른 업체에게 맡긴다.
가령, Apple의 iPhone은 design을 미국에서 하지만 실제 생산의 대부분은 아시아에서 한다.

내가 가령 우리 회사에서 새로운 제품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프로토타잎을 만들었다고 하자. 적을 수량의 프로토타잎은 우리 회사의 실험실에서 만들어 낸다. 그렇지만 어느정도 이 프로토타잎에 자신이 붙으면, 이걸 실제로 생산할 업체를 찾아다니게 된다.
단순히 이걸 생산할 업체만 찾는 것이 아니다. 그 생산할 업체가 사용할 부품, 그 부품에 사용될 재료등을 다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가령, 내가 미국에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를 만든다고 하자.
그러면 나는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LG나 삼성, 중국의 BOE 같은 회사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내가 design한 디스플레이를 만들어 낼 만한 충분한 기술이 되는지를 점검한다.
그렇지만 그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앞면의 유리는 어느 회사 것을 쓸 것인지, 그 안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를 형성하는 기판(substrate)은 어느 회사것을 쓸 것인지, 하는 것들도 다 따지게 된다. 그 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소비재들, 화학약품들도 중요한 경우 따로 관리를 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뭐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걸 만드는 회사만 딱~ 찾아서 하면 되는게 아니라 그 제품을 만드는 여러가지 공급망(supply chain)을 다 관리해야 한다.

그런데,
대개는 이 물건들을 만드는 회사는 ‘빨리’ 만드는게 진짜 중요하다. 그래야 문제를 빨리 발견할 수 있고, 단 기간에 불량률이 적게 만들어야 돈을 잘 벌기 때문이다.
반면에 여기에 들어가는 재료는 안정적인게 중요하다. 그래야 나중에 그 재료를 써서 만들었을때 몰랐던 문제가 생기는 것을 최소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의미에서,
빨리 만드는것을 잘 하는 한국이 완성품을 만들고,
안정적으로 만드는 것을 잘 하는 일본이 재료를 공급하는 것이 꽤 효율적인 분업이라고 생각해왔다.

내가 바라보는 한국과 일본 technology 업계 (1)

나는 반도체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래서 지금 한참 시끄러운 한국과 일본의 반도체 관련 재료에 관한 논쟁에 대해 아주 잘 알지는 못한다. (그래도 HF나 photoresist난 polyimide 같은 것들에 대해선 그래도 꽤 잘 안다. ^^ 일본에서 그것들을 만드는 회사와 직접 뭔가를 해본적도 있고… ^^)

그렇지만 이곳 silicon valley에 있으면서 한국회사와도 일을 해보았고, 일본 회사와도 일을 해 보았다.
그리고 나름대로 꽤 많은 경험들이 쌓여있다.
일본에서 그쪽 사람들과 일을 하다가 밤 늦게 이자까야 같은 곳에 가서 이야기를 나눈적도 많이 있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그 사람들이 바라보는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을 때도 있다.

내가 일본 전체를 잘 안다고 볼수는 없고,
technology 업계 모두를 잘 아는 것도 당연히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가지고 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 한국과 일본의 무역전쟁을 바라보면서 내 나름대로 갖게되는 생각들이 있다.

그걸 두세번에 나누어서 한번 적어보려고 한다.

우선 적어도 내가 만난 일본 사람들은, 한국 technology의 발전을 매우 경계심을 가지고 바라보았다. 놀랍게 바라보았다고 볼수도 있고, 아니면 부럽게 바라본다고 볼수도 있겠다.
어쨌든 예전 도시바나 히타치의 반도체 산업은 이제 삼성과 하이닉스가 가지고 갔고,
샤프같은 회사에서 만들던 디스플레이는 삼성과 LG가 가지고 갔고,
예전 소니의 명성은 이제 한국의 삼성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내가 만난 일본 사람들은,
조금 깊이 이야기를 해보면,
일본의 technology분야 산업에 대해 아주 깊은 우려와 회의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한국과 자신들을 비교하면서 더더욱.

Schweinshaxe

이번에 나와 함께 출장을 온 친구는 30대 초반의 인도 친구다.
그런데 이 친구가 고기를 무지하게 좋아한다. ^^
소고기, 돼지고기 할 것 없이 다 잘먹는다.
키는 나보다 조금 더 큰데, 팔뚝 굵기는 내 팔뚝보다 두배쯤 되는 완전 건장한 친구다.

어제 호텔에 돌아오니 저녁 8시쯤 되었는데,
이 친구가 호텔 근처를 좀 구경하고 밥을 먹자고 해서 함께 나갔다.

마리엔 광장 (Marienplatz)라는 곳을 지나서 나름 유명하다는데를 이 친구가 찾아서는 함께 가자고 해서 갔다.

나는 Schweinshaxe 라는 독일식 족발(?)요리를 먹었다.
예전에도 독일에 오면 먹어야 한다고 해서 먹었다가 완전 후회했던 음식이었다.
완전 느끼하고….. 또 느끼해서…

그래도 다른 도시에 왔으니까 재 도전을 해보자 해서 또 먹어 봤는데,
이번엔 좀 느끼하긴 했지만 훨씬 괜찮았다.
내가 느끼한걸 더 잘 먹게 되었을 것 같지는 않고, 아마 이 집이 더 잘하는 집인가보다.

나는 호텔에 오면 그냥 home office랑 연락하면서 이메일 주고 받고, conference call 하느라 바쁜데,
이 친구는 완전 에너지가 넘쳐서 빨빨거리고 자꾸 다니자고 나를 재촉한다.

출장 둘째날은 도저히 시간이 안되어서 저녁 먹으러 나가지 않고 호텔에서 일을 하다가 잠들었지만,
나머지는 매일 이 친구 덕분에 끌려 나가서 매일 저녁 구경도 하고, 뭔가 색다른 것도 먹고 그렇게 되었다.
시차도 있고, 스트레스도 받고, 할일도 많은데…
그래서 나 혼자 왔더라면 그냥 호텔방에서 있다가 잠을 잤을 텐데.

이번주나 다음주에 언제 한번, 이 친구에게 맛있는 밥이라도 한번 사야겠다.

뮌헨

나는 독일에 많이 와 보았다고 생각했다. 예전에 Dresden 에 뻔질나게 갔었고, 거기서 독일 사람들과 이야기도 많이 했다고 생각했었다. 그쪽 사람들과 일하면서 독일의 문화도, 독일 음식도, 일하는 방식도 어느정도 알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뮌헨(Munich) 근처에 와 있다.
Dresden은 Saxony 라는 지역에 있고, Munich은 Bavaria 라는 지역에 있다.

여기와서 보는 독일은, 내가 Dresden에서 봤던 독일과는 꽤 다르다.

독일은 여러 작은 왕국으로 나누어져 있다가 20세기 들어와서야 하나의 나라로 형성된 나라이다.
그리고 독일은 유럽에서 일종의 변방국가였다.
듣보잡의 나라가 게다가 나누어져 있었으니 그냥 자기들끼리 자기 문화 안에서 그렇게 살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아마 그래서 지역별로 그 특징이 더 잘 살아있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지금 독일은 사실상 유럽연합의 중심이다.
EU의 모든 젊은이들은 독일에 와서 일하고 싶어하고,
독일이 EU의 모든 자원을 뽑아먹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Propylaea 라고 부르는 Munich의 유명한 Gate이다. 우리 나라의 남대문 같은 거라고 할 수 있으려나. 호텔에 돌아와서 약간 늦은 저녁 먹으러 가다가 찍었다. 저녁 8시가 넘었는데 살짝 해가 남아 있다.

슈니첼(Schnitzel)이라고 부르는, 독일식 돈까스이다. 어제 저녁엔 이걸 먹었다. 근처의 꽤 큰 식당에서 먹었는데, 알고보니 거기가 Munich에서 꽤 유명한 Beer Garden이었다. 나야 술을 마시지 않으니 그냥 먹기만 했지만.
이럴땐 술을 못마시는게 좀 아쉽다. 독일에 온 김에 맥주라도 좀 즐길 수 있으면 좋으련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