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책을 빨리 읽는 편이 아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많이 늦게 읽는 편이다.
그리고 어떤 종류의 책은 한번 읽어서 잘 이해도 안된다. -.-;
뭐 독서, 공부 이런거에 잘 어울리지 않는 그런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나는 많은 책을 읽지 못한다.
그런데…
세상은 넓고 읽어야 하는 책은 많다.
그래서 내가 쓰는 방법은,
“흐름잡기” 이다.
가령, 독자가 읽는 속도보다 더 빨리 책을 써 낸다는 N. T. Wright의 예를 들어보자.
사실 N. T. Wright의 방대한 분량의 책을 다 읽기란 쉽지 않다.
솔직히 말해서 정말 그럴 시간도 없다.
나는 그럴 경우, 그 사람의 생각을 대표할만한 한권을 뽑아서 정독한다.
이렇게 하는 책은 두꺼우면 안된다. 얇으면서도 그 사람의 사상을 잘 드러내는 책이어야 한다.
음.. 불행히도 N. T. Wright의 경우에는 그런 책을 찾지 못했다. -.-‘;
이 사람의 사상이 워낙 방대하고 다양한 분야에 걸쳐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N. T. Wright의 사상과 저작을 분석해서 정리한 문서나 강의들을 열심히 찾았다.
지금은 없어진 것 같은데… 인터넷을 뒤져보니, Univ. of Virginia의 Center for Christian Studies에서 4주짜리 시리즈 세미나/강의를 한 것이 있었다. 그야말로 N. T. Wright 개관이었다.
나는 그 강의를 여러번 반복해서 들었다. 그렇게 N. T. Wright 사상의 줄기가 무엇인지 우선 좀 감을 잡았다.
그리고 나니, N. T. Wright을 읽는 것이 훨씬 쉬워졌다.
심지어 어떤 것은 설렁설렁 읽으면서 아… 여기선 이 양반이 이 얘기를 하는구나… 하는 것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였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가령, 스탠리 하우어워즈의 경우…
이 분도 역시 이분의 사상을 한번에 조망할 수 있는 책을 찾지 못했다. 사실 처음 접한 책이 하나님의 나그네된 백성 인데, 어떤 의미에서 그분 생각의 개관을 이 책을 통해서 볼 수 있다고 할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이분의 경우에 내가 했던 접근은, 이분의 신학적 입장이 어떤 ‘라인’에 서 있는지를 파악한 것이었다.
이것 역시 뭐 간단한 인터넷 서치로 해결된다.
찾아보니… 요더의 영향을 많이 받은 평화주의자라고 나온다.
아하… 평화주의자구나.
그런 관점에서 이분의 책을 읽어나가니, 이해가 빠르고 쉬웠다.
물론, 이런 과정은 feedback을 거쳐야 한다.
가령 N. T. Wight에 대해 개괄적으로 설명한 처음 강의를 통해서 N. T. Wright의 사상을 소개받았지만,
실제로 책을 읽어가면서 N. T. Wright의 사상을 접하면서 그 처음 개관강의의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생길 수 있다. 그럴 경우, 독서를 해가면서 내 나름대로의 N. T. Wright 개관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