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쓴 이야기와 좀 겹칠수도 있겠지만,
나는 어떤 단편적인 지식의 파편을 얻는 것 보다,
어떤 사상이나 지식의 내용들을 통합(integrate)하는 과정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책을 많이 읽고, 그 책의 단편적인 내용을 인용(quote)하기를 좋아하지만,
그 책의 사상과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integrate 해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꽤 많이 만난다.
참 안타깝고 답답하다.
나는 책을 읽는 과정을, jig saw puzzle을 맞추는 과정과 같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이라는 큰 퍼즐판이 있는데,
한 저자를 만나면 그 퍼즐판의 어느 영역의 조각들을 맞추어나가게 된다.
한권 한권 책을 읽어 나갈때 마다, 조금씩 조각들을 맞춘다.
때로는 중간에 한두조각 비기도 한다.
나같은 비전문가가, 어떤 사람의 사상을 빈틈없이 다 이해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괜찮다. 전체 그림을 이해하는데에는 크게 무리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새로운 사상, 저자, 분야 등등을 만나면, 내 퍼즐판은 그 새롭게 접한 지식의 영역만큼 확장된다.
그리고 나는 그쪽의 책들을 읽으면서 그쪽의 퍼즐도 맞추어 나가게 된다.
어떤 경우에는 한줌의 조각들을 발견해서 서로 맞추어 나가게 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부분이 전체 그림에 어떻게 맞게 되는지 잘 모르는 경우도 있다. 그럴 경우에는 연관된 저자나 저작들을 조금 더 읽어나가다보면 전체 그림의 어느 부분에 들어가게 되는지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적어도 내게는,
integrate되지 않은 파편적 지식은 무용지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