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집회를 통해 바라본 우리 학생 대중의 현주소는 정말 절망적일만큼 안타까웠다.
스스로를 그리스도인이라고 이야기하는 학생들을 만나서 이야기해보면, 과연 이 아이들이 믿고 있는것도 기독교 신앙이라고 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전반적으로 만연해있는 반지성적 모습, 하나님 말씀에 대한 무지, 종교화/화석화되어 있는 지역교회 속에서 abuse에 가깝게 소모당하고 있는 상황, 미래에 대한 불안을 복음이 아닌 종교로 해결하려는 모습, 세속적 욕망을 종교적으로 포장하고 있는 모습…
도대체 이걸 어디에서부터 손을 보아야하는 걸까 하는 암담함이 마음을 무겁게 눌렀다.,
이런 학생 대중을 우리가 복음으로 섬기는 일은,
거대한 산을 숟가락으로 옮기려는 시도처럼 무모하게까지 느껴졌다.
학생들을 이런 상황에 몰아넣은 종교지도자들에대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러나, 몇가지 희망을 보았다.
첫째,
그런 와중에도, 소망을 둘 수 있는 아주 소수의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가능하면 학생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려고 노력을 많이했는데 (그렇지만 내가 원하는 만큼 많이 하지는 못했다.) 그런 대화 속에서 소망을 발견할 수 있는 소수가 분명히 있었다.
하나님께서 이들을 어떻게든 이 어그러진 세대에서 지켜주셔야 합니다… 하는 기도가 절로 나왔다.
둘째,
짧은 대화를 통해서도 생각과 방향을 조금씩 바꾸는 가능성을 보았다.
아직은 어린 학생들이므로, 조금 direction을 제시해주면, 영향을 받는 모습이 있었다.
그런데, 이런 학생들을 그냥 다시 돌려보내려니 정말 가슴이 터지도록 답답했다.
그렇지만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세째,
이런 학생들을 향한 애끓는 마음을 갖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몸이 부서져라 섬기는 간사들을 보며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모른다. 구석에서 그 파란조끼들의 모습을 보며,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고 싶은 마음이 한두번 든 것이 아니었다.
하나님께 마구 따지면서 기도했다. 하나님, 이런 사람들이 이렇게 섬기는데, 이 학생들을 그냥 이 상태로 두시렵니까.
학생들을 헌신적으로 섬기는 강사님들을 볼 수 있는 것도 가슴뛰게 하는 일이었다.
20년 코스타를 참석해오신 내 룸메이트 강사님(ㅎㅎ)이, 학생들 사진을 열심히 찍으시는 모습은 정말 감동이었다. 한때는 머리 숱도 많으시고 훨씬 파릇파릇하셨는데… 정말 한결같으신 분이시다.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진통제를 먹어가며 섬기시는 분도 만날 수 있었다. 목요일쯤 되어서는 눈에 피로가 가득해졌음에도 자신을 돌보지 않고 달려드시는 분들을 보는 것은 분명의 소망의 한 자락이었다.
역시, 20대 초반의 학생들이므로, 찬양의 열기가 달랐다.
그야말로 방방 뛰며 찬양을 하면서도 지칠줄을 몰랐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맨 뒤에 서서 이렇게 기도했다.
하나님, 또 다른 세대를 그냥 보내실수는 없습니다. 이 친구들을 꼭 붙들어 주십시오. 이 친구들이 이렇게 뜨겁게 찬양하는 것 처럼 당신을 온전히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들로 세워주십시오.
이 친구들 그냥 포기하지 말아 주십시오. 꼭, 꼭, 꼭… 좀 붙들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