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내가 틀렸다’ 라고 인정하는게 참 쉽지 않은 순간들을 만난다.
뭐 별로 대단한 일이 아닌 경우에야, 쉽게 그래 내가 틀렸어 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꽤 큰 일에대해 그렇게 인정하는것은 사실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듯 하다.
특히 내가 틀렸음을 인정하는 것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나름대로의 신념이 강화될수록 더 힘들어 진다.
가령, 80대가 되어서, 자신이 지난 60년 넘게 가지고 있던 신념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하기란 정말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은 가만히 생각해보면 꽤 큰 위안을 준다.
내가 반드시 모든 일에 옳을 필요는 없다는 사실은, 내가 틀려도 괜찮다는 여유를 주기 때문이다.
종교는, 매우 자주, 그 종교를 믿는 사람의 신념을 강화시켜준다. 그래서 종교적 신념을 강하게 가지고 있으면 그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 많은경우 대단히 불편하다. 그 사람은 ‘내가 옳고 네가 그르다’는 자세를 늘 가지고 있기때문이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 사람이 믿고 있는 종교는 그 사람을 옭죄고 있다.
그 사람은 자신이 옳아야 한다는 당위에 붙들리게 된다.
나를 포함해서, 매우 자주…
강한 신념을 가진 (혹은 대단한 고집을 가진) 크리스천들을 만나곤 한다.
도무지 자신이 결심한 것을 꺾으려 하지도 않고, 자신이 옳다고 한번 생각한것은 포기하거나 유보하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주변에 ‘잘 믿는’ 크리스천들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경우를 참 많이 본다.
나는 옳다는 신념을 가지고, 꼿꼿하게 자존심을 세우고 있는 모습.
예수님께서는,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고 하셨다.
그런 의미에서 예수님의 이 말씀은 대단히 반종교적 가르침이다.
시간이 지나고 신앙의 연륜이 깊어지면서,
내 고집, 내 신념, 내 자존심을 점차 꺾을 수 있는 방법을 더 배워나가면 좋겠다.
내가 반드시 옳을 필요가 없는 세상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진리 안에서 자유롭게 살면 좋겠다.
내가 틀릴 수 있는 세상임을 받아들일때에야 비로소 나와 세상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 하나님임을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