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내가 쓴 글 중에,
성탄이 예수님의 생일이라기 보다는 싼타 할아버지의 날이 된 것이 안타깝다는 내용의 글이 있었다.
그 글을 쓴지 거의 15-20년쯤 된 것 같다. ^^
아마 이 블로그에도 올라와 있을 것 같은데…
사실 그랬다.
성탄은 예수님의 생일이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이 정말 많이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사실 지금도 그렇다.
성탄이 심지어는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이라는 것을 아예 모르는 사람들도 상당히 된다고 하니…
많이 마음이 아프다.
왕이 자기 땅에 왔으나, 그 백성이 왕을 알아보지 못하고 영접하지 못하는… 요한복음 1장의 내용이 확~ 꽃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또 한편 생각해보면…
세상이 이 날을 예수님의 생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뭐 엄밀한 의미에서 예수님께서 탄생하신 것이 12월은 아닐 것이라는게 대부분 reasonable한 학자들의 생각이기도 하거니와…)
결국,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왕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세상이라는 것이 성경이 그리고 있는 세상의 모습이 아니던가.
그것을 그저…
그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에서…
우격다짐으로, 억지로… 인상을 박박쓰고,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시청 앞, 동네 광장 등에 예수님 탄생의 figure를 만들어 놓고… 그걸 가지고 막 싸움을 거는 것이 맞을까?
적어도,
나 스스로를 ‘hard-core 개신교인’이라고 define하고 있는 나로서는,
그리고 개신교인이 생각하는 아주 중요한 개념은 ‘개인의 양심에 따른 신앙’ 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나로서는,
세상의 문화를 지배해버리려는 시도를 대단히 경계할수 밖에 없다.
오히려,
그렇게 자기 땅에 오신 왕을 받아들이지 않는 세상의 모습을,
가슴아픈 현실로 깊이 인정하고 받아들이지만,
결코 그 사람들의 생각을 coerce 하지 않으려는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이다.
예수께서,
권력자로 이 땅에 오시지 않고,
힘 없는 집안의 무력한 아이로 이 땅에 오신 것은…
신앙이 정복을 통해서 전달될 수 없음을 말씀하시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 주님께서 오셨다.
소망을 잃어버린 땅에, 왕을 잃어 버린 땅에, 힘없는 작은 아이로 오셨다.
참으로 신비하고도 신비한…
주님의 탄생이다.
Merry Christm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