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Sweet Home

지난 연말에 민우가 집에 왔다.
기말고사를 치루느라 잠도 제대로 못잤다고 했고, 기침을 많이 하고 있었다.
(나도 그런데, 민우도 잠을 잘 못자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기침을 하곤 한다.)

집에와서 한 이삼일은 하루에 15시간씩 자는 것 같았다. ^^
낮잠을 한참 자고 나서는 밤에 또 자는 대단한 기술을 보여주었다.
한 2주 엄청 자더니면 기침도 점점 줄어들었고, 좀 사람꼴이 되어갔다.

연말에 아내가 많이 바빴고, 나도 연말에 심심치않게(?) 일을 해야했기 때문에 민우와 함께 하다못해 가까운곳에 차 타고 바람쐬는 것도 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

그래도 민우는 우리와 있으면서 잘 자고, 집밥먹고, 가끔 근처에서 좋아하는 ‘버블티’ 사서 마시면서 몸과 마음이 회복되어갔다.

생각해보면 그게 집이다.

많이 힘들고 어려워도 돌아와서는 그저 다 풀어질 수 있는 곳. 그래서 다시 회복할 수 있는 곳.

어른이 되면 그렇게 집에 찾아가서 공급을 받으며 쉬기만 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그 집을 꾸미는 책임이 어른에게는 주어지기 때문이다.
쉬면서도 쉬는게 아닌 상황이 될 수 있다.
내가 많이 지쳐서 좀 쉬고 싶을때, 어린 자녀가 옆에서 밥을 달라고 하면, 지친 몸을 일으켜 밥을 챙겨주어야할 책임이 있게 된다.
갑자기 한 밤중에 어린 자녀가 자는 방에 문제가 생기면 그 아이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잠을 자지 못한 채 그 문제를 해결해야할 책임이 어른에게 있다.

나도 때로는 몸이 힘들어서 좀 쉬고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고,
그래도 집에서는 어느정도의 쉼을 얻는다.
그렇지만 민우가 집에와서 누리는 쉼은 어른들에게는 주어지지 않는 특권이다.

요즘은,
하나님과 함께하는 것을 ‘영원한 본향’으로 이야기하는 표현이 참 좋다.
하나님과 함께 있는 것은 민우가 기말고사에 지친 몸으로 돌아와 집에서 쉬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성인이된 아이를 둔 50대의 아저씨에게도,
하나님은 다시 돌아가 품에 안기는 쉼을 제공해주신다.
쫓기는 삶을 살다가도, 그저 그분을 생각하며 그분으로부터 공급받는 안식은 삶을 지탱해주는 힘이 된다.

이번 주일,
민우는 다시 학교로 떠나고, 나는 중국으로 떠난다.

지난 3주가 민우에게 좋은 휴식의 기간이었지만,
이제 학교에가서 또 밤잠 못자고 공부하는 동안에도 민우가 하나님께서 주시는 안식이 무엇인지를 잘 깨닫고 경험하면 좋겠다.
이제 출장을 가서 하루에 4~5시간 밖에 못자고 일하는 동안에도,
밤에 하나님을 생각하며 그분이 허락하시는 그 품을 조금씩 경험하는 기간이 되면 좋겠다.

@ 중국에서는 블로그 업데이트를 잘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번 가서 상황을 보고 되면 한번씩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

Leave a Reply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