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을 마치고 나서

대학때 나름대로 연극을 했었다.
그것도 꽤 열심히 했었다.
공연을 앞두고서는 밤을 새워가며 연습을 했고, 소품을 구하려 뻔질나게 다녔고, 무대장치를 만들기도 하였다.
낮에는 학교 공부를 하고, 저녁먹고 연습을 하러 모여서는 새벽까지 연습을 하고 기숙사로 들어가는 때도 많았다.

거의 공연할때쯤 되면 함께 연극을 준비하던 사람들 거의 대부분은 연극의 대사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외울 수 있었다.

그렇게 연극 공연을 마치고나면…
큰 기쁨과 함께 일종의 공허함이 확~ 다가온다.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이제는 관객도 다 떠나버리고… 이게 모두 끝났구나.
그리고 이제는 다시 그 일상의 삶을 살아야 하는거구나.
그렇게 연극을 열심히 했던 것은 일상이 아니었던 거구나.

그래서 공연을 마치고나면 한두주 정도 괜히 침울하게 보낸다.
함께 연극을 했던 친구들과 학교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도 연극 얘기는 괜히 많이 하지 않는다.

어떤 이들에게는 그 기간이 조금 더 길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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