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습격

지난 주말 김도현 교수님께서 우리 동네에 오셨다.
지역교회의 수련회 강사로 오신 것이었는데 내가 몹시도 좋아하는 김도현 교수님이므로 설교를 다 듣고 싶었으나 내 시간이 여의치 않아 첫날 저녁만 가서 뵙고 설교를 들을 수 있었다.

창세기 33장 야곱이 하나님과 씨름한 본문으로 설교.

  1. 야곱은 에서와 어떻게든 화해하고 합의를 해서 자기가 살아날 것에 모든 관심이 있었다. 그것을 위해 매우 치밀하게 준비도 했고, 하나씩 둘 씩 실행도 해 나갔다.
  2.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밤에 갑자기 야곱을 찾아오신다.
    아마도 야곱은 에서가 습격해 온 것이라고 생각 했을 것.
    그러니 허걱…이거 큰일났다… 하면서 후다닥 잠이 깨어 자기가 살아보려고 열심히 싸웠을 것.
    씨름을 하다가 이게 에서가 아니라는건 곧 알았을 테고, 곧이어 이분이 ‘하나님’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것.
  3. 그런데 이상한건 씨름을 하다가 해가 뜨려고 하니 하나님께서 막 가려고 하시는 것.
    아니 왜 그러셨을까? 하나님이 급한 약속이라도 있으셨나?
    이것에 대한 김도현 교수님의 설명은…
    해가 뜨면 야곱이 하나님의 얼굴을 보게 될 것이고, 그 어떤 사람도 하나님의 얼굴을 보고서 살아남은 사람이 없으므로…
    하나님께서는 야곱을 위해서 해가 뜨기전에 급하게 떠나려고 하신 것.
  4. 야곱이 그 와중에 하나님을 붙들고 계속 놓아주지 않자 하나님께서는 씨름에서 져주신다.
    음… 하나님의 패배.
    하나님은 야곱하고 씨름해서 지신것.
    하나님이 약자가 되신것.

  5. 해가 뜨면 야곱이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하신 일은 하나님께서 약자가 되신것.
    하나님께서 싸움에서 져주시는 것.
  6. 그것을 통해서 이루어진것은 야곱에게 새로운 identity가 생겼다.
    이전과는 다른 사람으로 하나님께서 여겨주시고 새로운 이름을 받았다.
  7. 하나님께서는 야곱을 습격하셨고, 그런 과정에서 하나님께서 스스로 약자와 패자가 되어서 그 야곱의 상황을 풀어가신다.
    하나님의 사랑은 야곱이 마주한 문제를 빨리 해결해내는 방식이 아니라,
    오히려 야곱을 습격하는 것이었다.
  8. 하나님께서 약자가 되어서, 하나님께서 패자가 되어서, 그 상황을 풀어내시는 것이야 말로 우리 하나님의 대표적 특징.
    궁극적인 예로는 우리 예수님의 십자가.
  9. 하나님은 정말 좋은 분이시다.
    그분은 그분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스스로 약자가 되시길 마다하지 않으신다.
    그분이 손해보시고 그분이 사람을 다른 차원으로 이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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