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김도현 교수님께서 우리 동네에 오셨다.
지역교회의 수련회 강사로 오신 것이었는데 내가 몹시도 좋아하는 김도현 교수님이므로 설교를 다 듣고 싶었으나 내 시간이 여의치 않아 첫날 저녁만 가서 뵙고 설교를 들을 수 있었다.
창세기 33장 야곱이 하나님과 씨름한 본문으로 설교.
- 야곱은 에서와 어떻게든 화해하고 합의를 해서 자기가 살아날 것에 모든 관심이 있었다. 그것을 위해 매우 치밀하게 준비도 했고, 하나씩 둘 씩 실행도 해 나갔다.
-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밤에 갑자기 야곱을 찾아오신다.
아마도 야곱은 에서가 습격해 온 것이라고 생각 했을 것.
그러니 허걱…이거 큰일났다… 하면서 후다닥 잠이 깨어 자기가 살아보려고 열심히 싸웠을 것.
씨름을 하다가 이게 에서가 아니라는건 곧 알았을 테고, 곧이어 이분이 ‘하나님’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것. - 그런데 이상한건 씨름을 하다가 해가 뜨려고 하니 하나님께서 막 가려고 하시는 것.
아니 왜 그러셨을까? 하나님이 급한 약속이라도 있으셨나?
이것에 대한 김도현 교수님의 설명은…
해가 뜨면 야곱이 하나님의 얼굴을 보게 될 것이고, 그 어떤 사람도 하나님의 얼굴을 보고서 살아남은 사람이 없으므로…
하나님께서는 야곱을 위해서 해가 뜨기전에 급하게 떠나려고 하신 것. - 야곱이 그 와중에 하나님을 붙들고 계속 놓아주지 않자 하나님께서는 씨름에서 져주신다.
음… 하나님의 패배.
하나님은 야곱하고 씨름해서 지신것.
하나님이 약자가 되신것. - 해가 뜨면 야곱이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하신 일은 하나님께서 약자가 되신것.
하나님께서 싸움에서 져주시는 것. - 그것을 통해서 이루어진것은 야곱에게 새로운 identity가 생겼다.
이전과는 다른 사람으로 하나님께서 여겨주시고 새로운 이름을 받았다. - 하나님께서는 야곱을 습격하셨고, 그런 과정에서 하나님께서 스스로 약자와 패자가 되어서 그 야곱의 상황을 풀어가신다.
하나님의 사랑은 야곱이 마주한 문제를 빨리 해결해내는 방식이 아니라,
오히려 야곱을 습격하는 것이었다. - 하나님께서 약자가 되어서, 하나님께서 패자가 되어서, 그 상황을 풀어내시는 것이야 말로 우리 하나님의 대표적 특징.
궁극적인 예로는 우리 예수님의 십자가. - 하나님은 정말 좋은 분이시다.
그분은 그분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스스로 약자가 되시길 마다하지 않으신다.
그분이 손해보시고 그분이 사람을 다른 차원으로 이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