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치매에 걸린 사람들을 많이 보지 못했지만,
때로 치매에 걸린 사람들이,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어떤 것을 끝까지 기억하고 그것을 되뇌이는 것 같다.
그렇게 그 사람이 자꾸만 되뇌이는 그 삶의 기억은 그 사람에게 있어서 하이라이트 같은 것이겠다.
어떤 이에게는 그것이 대학 합격, 돈을 많이 번 일, 큰 상을 탄 일과 같은 성공의 기억일테고,
어떤 이에게는 그것이 가난, 전쟁, 상실과 같은 고통과 아픔의 기억일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이에게는 그것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낸 시간일수도 있을 것이고,
어떤 이에게는 그것이 평생 열정적으로 했던 일에 대한 회상일수도 있겠다.
정말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만,
혹시 내가 치매에 걸리게 된다면…
나는 내가 끝까지 붙들고 되뇌이게 되는 그 기억과 생각이…
내가 예수님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나의 서사이길 바란다.
다른 것은 몰라도,
예수님을 이야기하면 그저 눈에서 눈물이 주룩 흘러내리며 그분에 대한 감사가 내 마지막 인지능력에 남아있으면 좋겠다.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가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내게 어떤 분이신가 하는 것이 내게 마지막으로 남는 가장 소중한 지식이자 기억이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