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달리기를 좋아하는 이유

내가 달리기 정기적으로 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3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처음엔 0.5 마일도 계속해서 제대로 달리지 못했는데, 요즘은 6-7마일을 한번에 뛰는 것이 그저 어렵지 않은 수준이 되었다.
시간이 좀 많으면 한번에 6-7마일, 시간이 없을 때는 3-4마일 정도 달린다.
6-7마일은 대개 1시간-1시간 10분 정도 걸리고, 3-4마일은 30분-40분 정도 걸린다.

일주일에 20마일 정도를 달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데, 그 목표를 채우는 때는 물론 거의 없다.
그 이유는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하는 것이 참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를 클릭해 보면 지난 화요일에 내가 달린 기록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운동이라고는 숨쉬기 운동밖에 모르던 내가 왜 이렇게 달리기를 좋아하게 되었을까.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째, 혼자 달리는 그 시간이 내겐 최고의 교육시간이다.
대개 나는 audio book이나, 밀렸던 설교, 여러가지 강의자료 등을 들으며 달리기를 하는데…
이렇게 ‘공부’를 하면서, 생각을 하면서 달리는 시간이 내겐 참 알차게 느껴진다.
요즘은 조금만 공을 들이면, 아주 훌륭한 각종 강의 자료들을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어서 참 좋다.

둘째, 건강에 도움이 된다.
달리기를 하면서 천식 증상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기후변화 탓도 있겠지만, 정말 규칙적으로 달리기를 하면서 천식으로 고생하는 시즌이 이제 거의 없어졌다.
천식 덕분에 운동을 생활화하게 되었으니, 천식이 내겐 오히려 blessing이 된 셈이다.
조금이라도 바빠서 운동을 게을리하면, 나는 쉽게 체중이 늘고 체력이 떨어진다. 정말 열심히 관리하지 않으면 체력을 유지하는 것도,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

셋째, 많은 생각을 하는 시간이 된다.
가끔은 강의/설교/오디오북 듣는 것을 하지 않고, 그냥 여러가지 생각을 하면서 달리기도 한다.
내 일상에 대한 묵상/생각을 하기도 하고, 회사 일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기도 하고, 실험 결과를 해석하기도 하고, 말씀 묵상을 하기도 한다. 가만히 앉아서 한시간 어떤 생각에 몰두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한시간 달리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 정말 참 많은 생각을 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혹시 내가 설교나 크리스천 세팅에서의 강의를 한꺼번에 많이 준비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경우에도 대개 내 message 준비는 이렇게 달리면서 이루어진다. 읽었던 책, 묵상했던 내용, 성경 말씀 등을 바탕으로 달리면서 그 얼개를 짜고 살을 붙이는 작업을 한다. 달리기가 끝나고 달리면서 생각했던 것을 정리하면, 매우 자주, 내가 가만히 앉아서 생각해 내었을 내용보다 더 좋은 내용의 message가 나온다.
막혔던 실험이나 회사 일에 대한 것도 달리면서 insight를 얻는 경우가 매우 많다.
가끔은, 내가 달리는 시간에는 회사에서 내게 시간당 임금을 두배쯤 줘야겠다고 혼자서 생각한 경우도 있다. ^^
달리는 시간은 내게 대단히 생산적인 시간이다.

이번주에는, 월요일, 화요일에 달리기를 할 기회가 있었고, 아마 시간을 잘 쪼개면 내일(금요일)에 한번 달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이번주에도 20마일을 채우는 것을 이미 틀렸다.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