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 (5)

이 모든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내 생각에, 현대사회의 심각한 질병가운데 하나는 실력을 숭배하는 것이다.

나는, Steve Jobs를 칭송/추종하는 그리스도인들을 참 고운 눈으로 보기 어렵다.
물론 Steve Jobs는 꽤 뛰어난 ‘실력’을 갖추었던 사람이었다. 그렇지만 그 사람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 대로 대단히 이기적이면서 공격적인 사람이었다.
한편 그 사람이 가지고 있던 탁월함을 인정하고 그것을 배우려는 자세는 가져볼 수 있겠으나, 근본적으로 내가 생각하기에 Steve Jobs는 그리스도인들이 따라야할 모델이라기 보다는 극복해야하는 figure이다.

Steve Jobs의 예를 들었지만, 교회 강단에서 걸핏하면 ‘탁월함’을 이야기하는 것을 들을 때마다 나는 대단히 마음이 불편해진다.

한편, 자신이 깨어진 세상의 어그러짐을 다른 이들에게 퍼뜨리는 존재가 되지 않도록, (사랑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야하지만,
실력숭상에 병들어있는 세상 속에서 약함을 embrace하는 counter-cultural한 attitude를 견지해야만 실력의 노예가 되는 것을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