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9)

내가 박사과정을 할때였다.
내 지도교수는 그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몇 사람중 한 사람이었다.
내가 학회에서 무슨 발표를 하면 그 사람의 제자라는 이유 만으로 내 발표에는 사람들이 꽉꽉 찼다. 발표를 끝내고 나면 사람들이 와서 말도 많이 걸고, 질문도 많이 했다.

내 바로 옆에 있던 대만에서 온 여학생이 있었다.
그 여학생이 쓴 논문 하나가 그야말로 ‘떴다’
정말 그쪽 분야에서 완전 스타가 되었다.
학회에 갈때마다 그 친구와 이야기하려고 사람들이 줄을 서고, 다른 그 분야 대가들도 이 친구의 결과를 인용하면서 자신의 data를 설명하기도 하고…

그렇게까지 완전히 그 분야의 세계적인 스타가 되는 것을 바로 내 옆에서 목격한 나는,
아니…. 쟤보다 내가 못한 것도 없는데. 나도 한번 해봐야지…
그렇게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야말로, 완전히 떠서 스타가 되는게 너무 가까이 있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가까이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그 분야의 완전 break-through가 되는 연구는 사실 약간의 ‘운’도 따라줘야하고…
그게 쉽게 휙~ 되는게 아니다.
그리고 내가 부족하기도 했을 테고.

나는 그렇게 왕창 떠서 성공하는 것을 너무 가까이에서 봤고,
정말 손을 조금만 더 뻗으면 나도 그렇게 성공할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박사과정 후반부를 보냈다.

그런데…
박사과정을 마무리할 때 쯤 하나님께서는, 내가 그런 성공에 내 모든 것을 던져서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셨다.
그로인해 나는 매우 고통스럽게 내 망가진 모습을 자각하고 많이 회개했던 기억이 난다.

내 논문은, 결과가 나쁘진 않았지만 그 친구만큼 내가 수퍼스타가 되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나는 성공에 목매어사는 삶을 살지는 않아야겠다는 결심을 나름대로 하게 되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