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출장 (5)

요즘 중국에서 벌어지고있는 일이 뒤숭숭한데…
이 마당에 중국 출장 다녀온일들을 주루룩 쓰려니 좀 그렇긴 하다.
중국 하면 무조건 요즘은 코로나 바이러스 이야기여서.

그래도 이 난리는 어쨌든 끝날터이고, 중국 다녀온 건 그래도 뭔가 기록으로 남겨야 겠기에…

이번에 중국에가서 인상적이면서도 불편했던 것은,
중국에선 미국에서 보통 사용하는 크레딧 카드를 잘 받지 않는다.
큰 호텔에서는 보통 되는 것 같은데, 꽤 근사하게생긴 식당같은데 가더라도 크레딧 카드를 받지 않는다. 택시에서도 크레딧카드가 안된다.

대신 중국에서는 위챗페이나 알리페이같은 앱으로 웬만한 걸 다 지불할 수 있다.
심지어는 식당에갔을때, 식당 테이블에 있는 QR code를 스캔하면 전화로 메뉴를 보고 거기서 주문을 할 수도 있고 다 먹고나면 그 자리에서 전화로 바로 지불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런데 문제는 나 같은 외국인은 위챗페이나 알리페이를 셋업할 수 없다는데 있다. -.-;
중국의 은행 계좌가 있어야 하는데, 나는 그런게 없으니…

돌아와서 인터넷을 뒤져보니, 이제는 미국 은행계좌로도 위챗페이를 연결시키는게 가능하다고 써 놓은 것도 있어서…
혹시 다음에 중국 갈 일이 생기면 그때는 한번 해봐야 겠다.
(hopefully not very soon…. 이 사태 다 끝나고 나서 출장 가야지…)

중국 출장 (4)

거기서 만난 사람들은, 말하자면 중국에서도 소위 ‘좋은 학교’ 나오고, 월급 많이 받고 일하는 사람들이었다. 칭화대, 북경대 출신들, 미국회사에 다니다 온 사람, 일본 회사에 다니나 온 사람들이 많았다.

어떤 사람들은 정말 영어를 잘했다. 그냥 미국에서 사는 사람이라고 해도 믿을만큼 영어를 잘 했다.

그런데도 그런 사람들중에서도 ‘냄새’가 많이 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건 내게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 예전에 학생일때에는, 중국 시골에서 온 유학온 친구들중에 그런 친구들이 가끔 있었다. 우리 실험실에 칭화대나온 무지하게 똑똑한 친구가 하나 있었는데, 그 친구도 잘 씻지 않아 냄새가 많이 났었다. 처음엔 허억~ 하고 좀 거부감이 있었는데, 그 친구가 깨끗해지는 속도보나는 내가 그 친구와 가까워지는 속도가 더 빨랐었다. ^^
그 친구도 졸업할때쯤 되어서는 그래도 3~4일에 한번쯤은 머리를 감는 정도가 되긴 했지만, 나는 그 친구와 1년쯤 지나서는 그래도 좀 친해졌으니… ㅎㅎ

실리콘 밸리에서는 그런 사람들을 한동안 못 만나다가 중국에서 다시 만나니 처음엔 살짝 허억~ 했다.
그 사람들은 그저 그게 너무 익숙한 냄새여서 인식을 잘 못하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가만히 생각해보면…
독일에 가면 뭔가 ‘독일의 냄새’라는게 좀 있다. 그게… Sauerkaurt하고 동물성 기름 섞인 냄새 비슷한 냄새다. 그게 어떤땐 공항에 내리면서부터 느껴질때도 있다.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나기도 한다. 음식점에서는 당연히 그렇고.

일본에가도 뭔가 그 특유의 냄새가 있다. 이건 뭐라고 표현하기가 어려운데… 일본은 사실 그 냄새가 강하진 않지만 분명하게 느낄 수 있는 냄새다.
일본 지하철이나 회사 사무실, 호텔방등에서도 그 냄새가 난다.

그런데 내가 인천공항에 내려서는 한국의 냄새라고 느끼는 것이 없는 것 같다.
그건 아마도 내가 그 냄새가 익숙해서 알지 못하는 것이겠지.
그렇다면 지금도 내게선 그 한국의 냄새가 날까?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느낄수도 있는 그 냄새가… 지금 내게서도 날까?

중국 출장 (3)

이번 중국출장을 갔을때 미리 준비한것 중에서 제일 잘 한것은 sim card를 amazon에서 사서 간 것이었다.

내가 산 것은 DHA라는 일본회사에서 나온 sim card였다. (link)

전화번호는 홍콩번호가 주어졌는데, 어차피 전화는 쓰지 않으므로 별로 상관이 없었고,
이게 홍콩 sim card로 등록이 되어서 중국에서도 각종 google service를 사용하는데 불편이 없었다.

amazon을 찾아보니 비슷하게 작동하는 중국용 prepaid sim card가 많이 있다.
중국에 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해보는게 도움이 될 듯.

그리고, 미리 vpn을 컴퓨터와 전화에 깔아놓고 갔다.
나는 회사에서 제공하는 open vpn을 썼는데 이건 가기전에 꼭 준비해가길 정말 잘했다!

한가지 흥미로운건,
때로 호텔의 wifi를 연결하고서 vpn을 사용하려고 하면 그게 잘 안되는 경우가 있었다.
어떤 경우에는 wifi에서 vpn 자체를 막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래서 결국 내 전화로부터 tethering을 해서 급한 일들을 처리하기도 했다.
(내 전화는 vpn 없이도 google service를 쓸 수 있었으므로, 내 전화를 tethering해서 쓰면 laptop에서도 회사일을 할 수 있었다.)

다음에 중국 출장 갈 일이 있으면 아예 좀 더 용량이 큰 prepaid simcard를 사 가지고 가서 tethering을 해서 쓰는게 덜 골치아프겠다 싶기도 하다.

중국 출장 (2)

나는 상하이와 베이징에서 일을 보고, 중국에서 떠나온것이 1월 18일이다. 그 이후에는 한국에서 좀 일을 보고 돌아왔다.
내가 18일에 중국을 떠나올때만하더라도 지금 한참 난리인 코로나바이러스 이슈가 별로 뉴스가 아니었다.
우한이라는 지역에 그런 바이러스가 있다더라 정도였고, 내가 갔던 곳은 우한하고는 좀 거리가 떨어져 있으므로 별 생각없이 갔다.

대충 시일별로 development가 이루어진 것을 보면,
작년 12월 중순쯤 처음 뉴스가 나오기 시작했다.
1월 10일에 중국에서 최초의 사망자가 발생
1월 19일 우한시 환자 60명 돌파
1월 20일 한국인 감염자 첫 보고
1월 22일 미국내 감염자 첫 보고

이 정도였다.
내가 미국에 돌아온 것이 22일 이었으니까,
내가 18일 중국을 떠나서 22일에 미국으로 오기까지 4일 정도의 시간동안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이 뉴스가 develop되었다.

이게 예전같으면 그냥 멀리서 그런 일이 있는거구나 싶었을텐데,
막상 내가 중국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나서 이 뉴스를 들으니…
거기서 만난 사람들이 살짝 좀 걱정이 된다.
내가 만났을때 그 다음주 부터 춘절 휴가라고 다들 많이 들떠있었는데…
이제 8살이된 딸아이를 데리고 놀러갈거라고 이야기했던 사람도 생각나고,
주말부부를 하고 있는데 이번 춘절에는 가족들과 푹 쉴거라고 이야기했던 사람도 생각이 나고…

다들 무사히 잘 이 고비를 넘겼으면 좋겠다.
이번주까지는 많이들 춘절휴가인데, 주말쯤에 한번 안부라도 한번씩 물어야 할 듯…

중국 출장 (1)

나는 Apple에서도 일했고,
HP에서 일할때에는 중국의 display 업체와 tech transfer를 논의하기 위해서 중국 비자를 받은 적도 있었고,
심지어는 중국회사인 Lenovo에서 일하기도 했었다.

이 동네 사람들에게 Apple에서 일했었다고 이야기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럼 중국 출장 무지하게 많이 갔었겠네’라고 하지만…

그러나 한번도 중국에 가본적이 없었다. -.-;

나는 비교적 일본과 한국에는 여러회사와 연결이 있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거나 새로운 제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을때 논의할만한 회사들이 많이 있는데, 막상 중국회사들과는 함께 일한 경험이 그렇게 많지 않다.
실리콘 밸리에서 manufacturing을 해온 엔지니어로서는 좀 특이한 경험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지금 새롭게 개발하는 한 제품 때문에 중국의 두개의 회사를 방문해야할 필요가 있게 되었다.

나는 중국말도 모르고, 중국에 가본적도 없고, 이번에 함께 가는 사람도 중국출장 경험이 없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다소 모험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막상 다녀오고나니, 별 문제 없이 잘 다녀왔다 싶다.

이로써, 다녀온 나라 리스트가 하나 더 들었다…

Home Sweet Home

지난 연말에 민우가 집에 왔다.
기말고사를 치루느라 잠도 제대로 못잤다고 했고, 기침을 많이 하고 있었다.
(나도 그런데, 민우도 잠을 잘 못자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기침을 하곤 한다.)

집에와서 한 이삼일은 하루에 15시간씩 자는 것 같았다. ^^
낮잠을 한참 자고 나서는 밤에 또 자는 대단한 기술을 보여주었다.
한 2주 엄청 자더니면 기침도 점점 줄어들었고, 좀 사람꼴이 되어갔다.

연말에 아내가 많이 바빴고, 나도 연말에 심심치않게(?) 일을 해야했기 때문에 민우와 함께 하다못해 가까운곳에 차 타고 바람쐬는 것도 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

그래도 민우는 우리와 있으면서 잘 자고, 집밥먹고, 가끔 근처에서 좋아하는 ‘버블티’ 사서 마시면서 몸과 마음이 회복되어갔다.

생각해보면 그게 집이다.

많이 힘들고 어려워도 돌아와서는 그저 다 풀어질 수 있는 곳. 그래서 다시 회복할 수 있는 곳.

어른이 되면 그렇게 집에 찾아가서 공급을 받으며 쉬기만 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그 집을 꾸미는 책임이 어른에게는 주어지기 때문이다.
쉬면서도 쉬는게 아닌 상황이 될 수 있다.
내가 많이 지쳐서 좀 쉬고 싶을때, 어린 자녀가 옆에서 밥을 달라고 하면, 지친 몸을 일으켜 밥을 챙겨주어야할 책임이 있게 된다.
갑자기 한 밤중에 어린 자녀가 자는 방에 문제가 생기면 그 아이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잠을 자지 못한 채 그 문제를 해결해야할 책임이 어른에게 있다.

나도 때로는 몸이 힘들어서 좀 쉬고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고,
그래도 집에서는 어느정도의 쉼을 얻는다.
그렇지만 민우가 집에와서 누리는 쉼은 어른들에게는 주어지지 않는 특권이다.

요즘은,
하나님과 함께하는 것을 ‘영원한 본향’으로 이야기하는 표현이 참 좋다.
하나님과 함께 있는 것은 민우가 기말고사에 지친 몸으로 돌아와 집에서 쉬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성인이된 아이를 둔 50대의 아저씨에게도,
하나님은 다시 돌아가 품에 안기는 쉼을 제공해주신다.
쫓기는 삶을 살다가도, 그저 그분을 생각하며 그분으로부터 공급받는 안식은 삶을 지탱해주는 힘이 된다.

이번 주일,
민우는 다시 학교로 떠나고, 나는 중국으로 떠난다.

지난 3주가 민우에게 좋은 휴식의 기간이었지만,
이제 학교에가서 또 밤잠 못자고 공부하는 동안에도 민우가 하나님께서 주시는 안식이 무엇인지를 잘 깨닫고 경험하면 좋겠다.
이제 출장을 가서 하루에 4~5시간 밖에 못자고 일하는 동안에도,
밤에 하나님을 생각하며 그분이 허락하시는 그 품을 조금씩 경험하는 기간이 되면 좋겠다.

@ 중국에서는 블로그 업데이트를 잘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번 가서 상황을 보고 되면 한번씩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

중국 출장

다음주에는 중국에 가게된다. 한 열흘남짓.
중국은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데, 이번에 베이징과 상하이 두 곳의 여러 회사들을 방문하게 된다.

중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알듯이 각종 Google 서비스가 되지 않는다. gmail, google calendar, google map, google translator 등등.

그러니.. 문제는 내 회사 이메일, 회사의 모든 file들, 하나못해 내 일정까지도 하나도 access를 하지못하는 거다!
작년에 내가 방문했던 나라들을 보니 정말 여러나라를 다녔다. (한국, 일본, 캐나다, 네델란드, 독일, 이태리)
한국어와 영어말고는 하나도 못하는 내가 이렇게 여러나라를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큰 이유는, 구글맵과 구글 translator이다!
그것만 있으면 어디서든 운전도 하고, 대중교통도 이용하고, 웬만한것은 가게에서 살수도 있다.
(아, 물론 대부분의 나라에서 영어만 하면 어느정도 소통이 가능하기도 했고)

게다가 중국은 그들만의 ecosystem이 있어서, 중국의 위챗등으로 여러가지 payment도 다 한다고.
공중화장실등에서도 아예 cash는 받지도 않고 위챗페이나 알리페이등으로만 payment가 가능하다고한다.
아.. 중국가는데에는 그래서 준비할것도 많고, 가는데 살짝 겁이나기도 한다..

이 중국 출장 때문에 나는 지난 12월말-1월초 기간에 이메일에 붙잡혀 지냈다.
비자도 받아야 했고, 그걸 위해서 중국 회사로부터 초청장도 받고… 중국 내에서 다니는 일정을 짜는 것도 좀 복잡했고.
막판에 한 회사가 일정을 조정하자고 하는 바람에 왕창 복잡하게 얽혀서 고생하기도 했고.

새해를 시작하면서, 나는 씩씩 열받아 출장을 준비하고 있다. -.-;

새해 결심 – 중간점검

나는 지금 꽤 많이 messy하다.

삶은 무지하게 바쁘고, 해야할 일은 내가 할 수 있는일 보다 2배쯤 많다고 느껴진다.
여러가지 일로 많이 쫓기고 있고, 마음 속에는 불만과 불평과 불안이 가득하다.
어떻게 하면 잘 해 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은 참 많이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그렇게 많이 하지 않는다.
계속 지적 호기심을 만족시키는 신학적 지식들을 축적해나가는 것을 즐기지만, 그것이 내 영혼을 풍성하게 만들지 못하고 있다.
사랑할 사람들에게 모질게 대하는 일이 너무 많고, 사랑으로 진리를 말해야할때 침묵한다.
지식을 구하지만 지혜가 부족하고, 열심히 하는데 그 열심이 향하는 방향이 어딘지 깊은 고민이 부족하다.

아… 이정도쯤 되면 꽤 많이 messy한 거지.

지난 12월 24일부터 이번주 월요일까지, 야심차게 많이 쉬어보겠다고 했으나, 결국 딱 나흘 휴가 + 공휴일 해서 조금만 쉴 수 있었다.

그래도 그나마 며칠 쉬면서 늦잠도 자고, 그동안 제대로 하지 못했던 생각들도 하고나니…
쉬지않고 달린 자동차 엔진오일도 갈고, 브레이크 패드도 체크하고, 에어필터도 갈고 해야하듯…
나도 중간점검을 좀 해야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내 새해의 새로운 결심은 중간점검이다.
좀 치열하면서도, 내 자신에게 혹독한 자기평가를 한번 해볼 생각이다.

나를 혼내주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으니…
나라도 나를 채찍질해가며 많이 꾸중해야할 듯.
내가 나에게하는 꾸지람을 들어봐야하겠다.

@ 그나저나 다음주에는 이 블로그에 글 올리는 것도 자유롭지 못할 듯. 중국에서는 wordpress 가 block 되어 있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