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 serious

Stanley Hauerwas가 한 말.

현대에는 기독교보다 의학이 더 윤리적인 기준을 제시하는 시대이다.

신학생이 어느날,
“요즘 저는 기독론같은 것보다는 관계에 더 마음이 가네요. 그래서 딱딱한 교리보다는 관계와 관련된 과목들을 들을께요.” 라고 이야기하면,
신학교에서는, “그래… 저는 상처받은 치유자가 될거야” 하면서 허락을 해준다.

의대생이 어느날,
“요즘 저는 해부학같은 것보다는 관계에 더 마음이 가네요. 해부학대신에 심리치료쪽의 과목을 들을께요” 라고 이야기하면,
의대에서는, “우리는 네가 뭐에 관심이 있고 없고는 상관안해. 해부학을 듣기 싫으면 그만둬” 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제대로 훈련받지 않은 의사가 나오는 것은 두려워하지만, 제대로 훈련받지 않은 기독교 사역자가 나오는 것은 두려워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제대로 훈련받지 않은 의사는 사람들의 건강을 상한다고 생각하지만,
제대로 훈련받지 않은 사역자가 사람들의 영혼을 망친다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심한 말을 내가 했다면 뭐 그런 독설이 다 있느냐고 혼나겠지만,
자그마치 Stanley Hauerwas가 했으니…
그의 입을 빌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적어본다.

닮았나?

나는 대학때 정말 연극을 좋아했었다.
학교에서 가까운 극단의 배우로부터 무대연기를 배우기도 했고,
대학때 뮤지컬에서 역할을 맡아 cast 멤버로서 공연을 하기도 했다. (심지어 노래와 춤을…. -.-;)
그리고 나중엔 내가 직접 연극 연출을 해보기도 했었다.
연극을 하는게 정말 재미있고 좋아서,
아, 이걸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내가 공대 안하고 연극하겠다고 했을 수도 있겠구나… 싶을 만큼 좋았다.

민우는 학교에서 연극을 정말 열심히 한다.
학교 공부 때문에 바쁠텐데도 매 학기 최소한 연극을 한편씩은 한다.
이번학기에는 꽤 어려운 연극의 주연을 맡았다.
보니, 정말 대사 양이 어마어마했고, 감정연기도 쉽지 않은 것이었다.
Rachel Cusk라는 사람이 쓴 Medea 극본에 바탕을 둔 연극이었다.

나야 뭐 학생들이 하는 그야말로 동아리였는데,
민우는 theater쪽으로 Ph.D까지 받은 교수가 직접 연기지도도 해주고, 연출도 하는 연극에 참여를 했으니, 내가 했던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레벨의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민우와 친한 교수는, 민우의 연기를 보기 위해서 자기가 학회에 가는 비행기표를 바꿔가며 민우 연극을 보았다고 한다.

내겐 아직도 아이와 같은 민우가 두 아이를 둔 이혼녀 역할을 하는게 좀 이상하긴 하지만,
이제 봄방학을 맞아 이번 주말에 집에 오면 수고했다고 칭찬 많이 해주고 푹 쉬도록 해줘야겠다.

이렇게 연극을 좋아하는 것도 닮을 수 있는 건가? ^^

내가 현 상황을 이해하려는 노력

미국이나 한국의 뉴스등을 통해서 접하는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소식들은 그야말로 난리통이다.
세상의 종말이라도 다가오는 분위기다.

이럴땐 좀 차분하게 사실이 무엇인지를 판단하는것이 중요할텐데, 한국에서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사실을 왜곡하기도 하고, 미국에서는 상업적 이해관계에따라 사실을 부풀리거나 축소하기도 하는 것 같다.

나도 이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므로 당연히 내 이해의 수준에 제약이 많다.

대충 2월 중순경까지 이걸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었던 것은 Johns Hopkins에서 자료를 정리해서 발표하는 이 website였다.
여기서는 매일 매일 감염자, 치료된 사람, 사망자의 숫자를 지역별로 보여주었고 추이도 그래프로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예전에 이것이 주로 중국의 문제였을 때는 유용했는데, 이게 전 세계적으로 퍼져가는 이 시점에서는 많은 것을 이야기해주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아마 전세계적으로 더 확산이 진행된 이후에는 다시 이 통계자료가 더 의미있게 될 것 같기도 하다.

조금 시간이 나면 나는 이 사람의 youtube channel에서 매일 올라오는 update를 보곤 한다.
이 사람은 영국의 은퇴한 교수인 듯 한데, 여러 뉴스와 함께 자신이 읽은 논문들도 함께 설명을 해가며 해설을 해준다.
어떤 것이 좋은 뉴스인지, 어떤 것이 나쁜 뉴스인지도 잘 설명을 해준다.
차분하게 사실을 중심으로 브리핑해주는게 참 좋고, 신뢰할만한 자료와 그렇지 않은 자료를 잘 구분해가며 상황을 이해하도록 도움을 준다.

어제부터는 Google 전체적으로 모든 직원들에게 international business travel을 금지한다고 한다. (우리 회사도 포함)
덕분에 3월중에 유럽에 한번 가야했던 business trip은 못가게 될 것 같다.
3월중에 Southern California에 한번 가야하는 중요한 미팅이 한번 있긴 한데, 같은 팀에서 이 사태에대해 많이 겁먹고 있는 한 친구는, 비행기를 타지 말고 운전해서 가자고 나를 꼬시고 있다. ^^

나는, 전반적으로는, 조심은 하지만 정말 panic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처음 생각했던 것 보다는 그래도 아주 상황이 나쁜것 같지는 않다.
전파가 매우 빠르다는 우려가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교적 가벼운 증상으로 끝나고, 좀더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완쾌가 되는 것 같다.

조만간 우리 회사도, 회사 나오지 말고 가급적 집에서 일하라는 권고가 내려오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하나님의 능력은 말에 있지 않다

뭔가 안다고 나서는 사람들을 언뜻 보면 참 대단해보인다.
어찌 저렇게 멋지게 이야기를 해 낼까.
누가 무슨 얘기를 했고, 어떤 책에는 뭐가 써 있고…
그걸 어떻게 다 기억해서 이야기한단 말인가.

그런데,
사실 실력은 그렇게 안다고 나서는 사람들의 글이나 말에서 드러나는 것이 아니다.
막상 그 말이나 글에서 이야기한 것을 발휘해야할때 어떻게 그것을 적용해내느냐 하는 것이 실력을 나타내는 적나라한 모습이 된다.

예수 믿으면 구원을 얻는다고…
예수 믿으면 마음이 평안이 온다고…
예수 믿으면 삼중축복을 받는다고…

그렇게 목에 핏대를 올리던 기독교가 지금 겨우 이야기하는 건,
이렇게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에서 우리는 예배를 어떻게 해야하나…
하는 수준이다.

하나님의 능력은 말에 있지 않고 능력에 있다.
그 능력은 정말로 믿는 바를, 그 믿는 바 옳다고 여기는 것을, 그 믿는사람들을 부르신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게 살기록 결심한 사람들이 그대로 해 낼때 나오는 것이다.

정말 예수를 따르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능력을 보고 싶다.

기도

마지막으로 형제자매 여러분,
주님의 말씀이 여러분에게 퍼진 것과 같이, 각처에 속히 퍼져서, 영광스럽게 되도록, 우리를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또 우리가 심술궂고 악한 사람에게서 벗어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사람마다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신실하신 분이시므로, 여러분을 굳세게 하시고, 악으로부터 지켜 주십니다.
우리가 명령한 것을 여러분이 지금도 실행하고 있고, 또 앞으로도 실행하리라는 것을, 우리는 주님 안에서 확신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여러분의 마음을 인도하셔서, 여러분이,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것과 같이 사랑하고, 그리스도께서 인내하시는 것과 같이 인내하기를 바랍니다.

– 데살로니가후서 3장 1-5절

정신승리

언제부터인가 아Q정전에 나오는 ‘정신승리’를 인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러면서 그렇게 정신승리로 빠지는 것이 얼마나 loser인가 하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나는,
사실은 패했지만 그 패배를 억지로 정당화하는 정신승리는 정말 찌질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겉보기에는 패한것 같아 보이지만, 끝까지 지키고자하는 가치를 지키는 것은 참으로 숭고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우리 신앙의 선배들은 사자의 밥이 되거나 산채로 화형에 처해지는 상황에서도,
지키고자하는 가치를 끝까지 지켜내며 떳떳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목숨을 내 놓았다.

그래서 그들의 정신은 살아날 수 있었고, 그들의 죽음은 후에 다른 이들에게 등대가 되었다.

그런의미에서 나는,
늘 삶에서 정신승리를 추구한다.

외형적으로 패배한것 같아 보이더라도,
지키고자하는 스피릿을 지켜낸다면 그것이 승리한 것이다.

Job transition

요즘 우리 교회에서 직장을 옮기는 것과 관련해서 고민하는 사람들이 몇사람 있어서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좀 나누었다.

그런데 보니까 그런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좀 더 있는 것 같아서, 교회에서 ‘job transition’에 대한 5주짜리 프로그램 하나를 하려고 한다.

구직, 전직 등을 할때 해야할 생각들, 고려할 것들을 이야기하고,
resume나 linkedin profile 만드는 것도 조금 도와주겠다고 광고를 했더니만…
순식간에 15명이나 하겠다고 신청을 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다니던 회사가 망한 경험도 있고, layoff를 당한 경험도 있고, 회사가 맞지 않아서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절실하게 다른 job을 찾아본 경험도 있다. 졸업 후에는 취직이 되지 않아 꽤 오랜기간 job search만을 했던 적도 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기간에 만났던 하나님의 얼굴을 잊을 수 없다.
하나님께서 그런 시기에 내게 오셔서 만나주셨던 경험들이 나를 평안한 시기에도 지탱해주는 힘이 되었다.

이렇게 신청을 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어떻게 하면 좋은 job을 찾을까 그런 관심이 크겠지만,
내가 정말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이 기간을 하나님과 꼭 함께 보내야한다는 것이다.

요즘 정말 장난 아니게 바쁜데…
괜히 이것도 하겠다고 일을 벌여서 죽어라고 바쁠 판이다.

그래도 이렇게 사람들로 하여금 하나님을 바라보게할 수 있다면… 조금 더 힘을 내 볼 일이다.

성공 (11)

원래 이걸 이렇게 길게 쓰려고 했던게 아닌데, 쓰다보니 길어져버렸다.
독자들중 어떤 분이 얘기해주신 것을 조금 더 담다 보니…

결국 하려던 이야기는 이거다.

  • 성공은 매우 다양한 재능과 상황이 모두 이루어져야 가능하다.
  • 지금 성공의 빈익빈 부익부현상이 심하다.
  • 성공에 목매어 사는 삶은 건강하지 못하다.
  •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의 삶의 resource를 성공에 모두 투자하여 살지 말아야 한다. – 사랑할 여유를 남겨두고 살아야 한다.
  • 나 개인적으로는 성공병에 걸려있어서 자족하는 것이 부족하다.

성공에대해 이렇게 쓴 글이 생존을 위해 살아가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사치라고 여겨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정말 그럴 것이다.

그러나…
이곳 실리콘 밸리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 문제를 스스로도 계속 점검하며 살아야 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도 계속 나누어야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되긴 한다.

지극히 실리콘밸리의 환경에 적용될만한 이야기였을 것이다.

성공 (10)

나는 여러가지로 성공에 대한 욕심이 큰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그 욕심이 나를 집어삼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정말 많이 노력을 해야한다.
내가 망가지지 않기 위해서 그렇다.

내가 중학교때, 우리학년이 한 1천명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반에 70명씩 14반쯤 되었나…)
순전히 중학교 수준에서는 성적 잘나오는게 성공 기준의 대부분이었다.
우리때는 전교 석차가 중간고사/기말고사 끝날때마다 교무실 앞에 붙었었는데…
그때 내 기준으로는 내 이름이 맨 위에 있지 않으면 실패였다. 늘 성공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성공을 했었다.
그러니 그때 내 기준은 내 동년배의 0.1%안에 드는 성적의 수준이 성공이었던 거다.

나는 그냥 그때 그 정도로 공부를 잘했던 거지, 우리집이 상위 0.1%안에 드는 부자였거나 그런건 당연히 아니었다.
내가 상위 0.1%안에 들만큼 잘생겼거나 운동을 잘했던것도, 내 성격/인격이 다른 아이들보다 유난히 뛰어난것도 아니었다. 남자애들끼리 이야기하는 반에서 짱먹고 그런것과는 정말 거리도 멀었다.

그 후 공부를 하면서는, 나름대로 꽤 좋은 대학교에서 거의 한번도 과수석을 놓치지 않을정도였고,
꽤 알려진 학교로 유학가서도 거기서 공부로 밀린다는 생각을 해본적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나는 때로… 내가 그렇게 공부를 ‘잘하는’ 축에 속해있었기 때문에,
나의 전반적인 성공도 그정도가 되어야 하지 않나 하는 불합리한 기대를 갖는 경우가 있었다.
어릴땐 정말 그랬고, 나이가 꽤 든 지금도 가끔 그런 착각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이 시리즈의 앞글에서 썼듯이, 성공이라는건 그저 학점 얼마냐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종합적인 것이 요구되기 때문에, 내가 ‘왕년에’ 공부 잘했다는 것이 지금 그만큼 성공하지 못한 것을 억울해하는 정당한 이유가 되지는 못한다.

게다가 내가 누리고 있는 많은 특권들은, 사실 따지고 보면 내가 모두 얻었다고 이야기할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지능, 건강, 태어난 환경, 그리고 성격까지도… 결국 내가 선택한 것이 하나도 없다.

내 성공의 정도에대해 내가 늘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사는건 때로 나를 게으르지않게 지켜주는 역할을 해줄때도 있지만,
더 많은 경우에는 나를 비이성적이고 비정상적인 “Grumpy“로 만들어 준다.
(백설공주에 나오는 grumpy한 난장이의 이름)

성공에 대해서, 적어도 나는, 자족하고 감사하는 법을 더 배워야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