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 Army와 관련된 project를 하면서,
나같은 engineer 한사람이 한시간 일한 것에 대한 charge를 시간당 $150 정도 한다고 한다.
(물론 이것은 각종 overhead를 포함한 것이므로 실제로 내게 돌아오는 돈은 그것의 절반도 훨씬 안되는 액수이다. ^^)
한시간에 150불이라…
일년에 30만불이 넘는 액수이다!
과연 나를 포함해서,
내가 회사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돈을 받을 자격이 있는 일을 하는 것일까.
한시간에 적어도 150불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면서 살고 있는 것일까.
한 30분 커피 마시면서 잡담을 하면,
순식간에 70불이 넘는 돈을 날리는 것인데…
그런 시간 낭비는 없을까.
시간이 지나면서,
적어도 내가 회사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이 최소한 그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면서 일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creative 하고, knowledgeable 하기도 하지만,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자신의 것으로 알고 충실하게 할 뿐 아니라,
자신에게 맡겨진 일 자체를 확장시키면서 함께 일하는 team에 dynamics하게 기여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평소에 느긋하게 5시면 퇴근하던 사람들도,
필요하다면 2-3시가 되도록 일하는 것을 전혀 마다하지 않는다.
자신의 휴가를 취소하고 밤 늦게까지 실험실에서 실험하는 것을 기쁨으로 여긴다.
이제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이미 HP Labs에서 일한지 30년이 넘은 MIT 출신의 engineer 한분은 여전히 내가 쓰고 있는 장비가 고장나면 당장 연장통을 자기가 가서 뒤진다. (그리고 그런것이 정말 재미있단다!)
다음주부터 두주동안 회사의 실험실이 shut-down을 한다. cost saving을 위해서 지난 몇년간 계속 그래오고 있는데…
그 두주 동안 일을 못하기 때문에,
일의 진전이 늦어지지 않게 한다면서…
지난 한주는 정말 모두가 평소보다 더 성실하고 열정적으로 함께 일했다.
이런 이들이라면,
한시간에 150불이 전혀 아깝지 않은 사람들이다.
다만….
난…
내가 일하는 것이 부끄러울 뿐…
한 시간에 150불을 만들어내는 일을 하고 계신 것이 아니라 열심히 일한 것이 경영, 시장 등의 환경에 의해 150불의 가치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요? 주위에 계신 분들 이상으로 열심히 일하는 데도 그런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분들은 뭐가 문제일까요? 그런 가치없는 일을 선택했다는 것, 또는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것 말고… 덥석 달려들어 죄송합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인사드리겠습니다.
아주 훌륭한 지적이십니다.
정말 그렇지요.
150불이라는 액수에서 많은 부분은 그 사람 개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여러 환경으로 부터 비롯된 것이지요.
그러나,
한편…
‘일반적인’ 한국 유학생들을 이곳에서 보면서 – 심지어는 매우 뛰어나다고 여겨지는 유학생들에게서도 – 건강한 work ethics를 보지 못하는 것 같다는 안타까움이 있긴 합니다.
내일쯤… 이것과 관련된 짧은 생각을 한번 더 정리해봐야 겠네요.
저도 김동일 님의 point에 깊이 동의합니다
느닷없는 댓글에 친절히 답변해 주시니 제가 송구스럽습니다. 직업윤리에 대한 글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부분이 마음에 걸려 갑작스런 댓글을 달았습니다. 너그렇게 봐주시니 제가 배웁니다.
저는 엘룰에 대한 정보를 찾다가 귀 사이트를 알게 되었습니다.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아서 가끔씩 들어와서 글을 읽곤 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아직은 유학 중이지만, 영국에서 11년 째 살면서 삶과 신앙과 사회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살고 있다는 점이 비슷한 부분인 것 같아서 선생님의 글을 관심있게 읽고 있습니다.
아직 소개하기가 그렇지만, 저는 기독교 세계관을 가지고 정치철학을 하느라고 고생 중인 학생입니다. 비교해서 말하자면, 저는 386세대와 X세대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신세대 즈음에 해당한다고 할까요?
가끔씩 들러서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서 배우기도 하고 문제의식을 공유하기도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목수의 졸개, 엔지니어치시곤 인문사회학적 통찰력이 깊으신데요.
영국에서 김동일 드림
이렇게 보잘것 없는 블로그를 읽어주시는 것만도 감사합니다.
영국에서 11년사셨다면 ‘타국’생활을 오래하신 것도 저와 많이 비슷하시군요!
계속 좋은 교제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평화가 가득한 성탄 보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