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부터 모범생으로 자란 나는,
나에대한 다른이들의 기대 (특히 부모님의 기대였겠지)를 충족시키는데 내 유년-청소년 시절을 다 보냈던 것 같다.
가령,
길거리를 가다가 떨어진 휴지를 집어오느라 내 주머니가 더러워지는 적도 많았고,
횡단보도 선을 조금이라도 넘어서 길을 건너지 않기 위해 직각으로 꺾어서 길을 건너는 때도 많았다.
대학교 2학년이 되었을때,
내가 그 짐을 지고 있는 것이 문득 무겁게 느껴지게 되었다.
좀 더 용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일탈을 시도할수도 있었겠느나,
지극히 소심한 나는 그저 속으로 앓았을 뿐이었다.
복음을 만났을때,
나는 마침내 내가 다른 이들을 만족시키는데 내 모든 것을 던져가며 살 필요가 없음을 발견하였다.
그것이 얼마나 내게 큰 자유를 가져다 주었는지 모른다.
더 이상 다른이들이 보는 나에 나를 빼앗기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워낙 이전의 lifestyle이 뿌리 깊게 내게 박혀있었던 차라,
나는 그것을 끊어내는 연습과 훈련을 참 많이 반복해야만 했던 것 같다.
세월이 지나,
다른이들이 나를 ‘인정’해주는 시각으로부터는 참 많이 자유로와졌는데…
문제는 다른이들이 나를 ‘look up’하는 시각으로부터 내가 자유롭지 못한 것을 참 많이 발견한다.
영적 리더의 역할을 감당하는 일이 점점 많아지면서,
내 일거수 일투족이 다른 이들에게 긍정적 혹은 부정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위치에 있게되자,
나는 내가 다른이들에게 비추어지는 모습이 내가 속한 공동체, 내가 섬기는 사람들에게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정말 많은 계산을 하며 살게 되었던 것 같다.
동기가 악한 것이라고 볼수는 없으나,
복음이 이야기하는 자유는 분명 아니다.
내가…
다른 이런 관점에서,
다른이들의 시각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와야 할지,
혹은 어떤 타협점이 있는 것일지,
아예 과감한 어떤 결단이 필요한 것일지…
좀 더 지혜가 필요할 것 같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지 않고 내가 가리키는 그분을 바라보게 하는 것이 내 목적일진대,
내가 어떻게 보일 것인가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는 지금의 모습은 분명 많은 distortion을 안고 있는 것 같다.